윤 의원 "언론보도 보고 그렇게 말한 것인데..", 청와대 "매우 유감" 반발
  •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윤 의장 블로그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윤 의장 블로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의 '트럼프 박근혜 조롱' 발언이 논란이다.

    새누리당은 "이성을 잃은 막말"이라며 윤 의장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고,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윤 의장은 10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자가 선거운동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을 조롱하며 선거에 이용했던 것을 우리는 잘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의장은 또 "과연 박근혜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서 제대로 우리 국익을 반영할 수 있겠는가. 정상회담이 제대로 이루어질까 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우려"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박 대통령을 조롱했다"는 윤 의장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트럼프가 선거유세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빗대 "여성대통령의 끝을 보려면 한국의 여성대통령을 보라"고 말했다는 주장이 떠돌았다. 한 블로거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트럼프가 이렇게 말하면 이기지 않을까'라는 글과 함께 트럼프의 사진에 "누가 여성 대통령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한국을 보게 하라"는 자막을 합성해 만들면서다.
  • ▲ 한 네티즌이 자의적으로 만든 합성 사진.ⓒ온라인커뮤니티
    ▲ 한 네티즌이 자의적으로 만든 합성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일부 방송사는 마치 트럼프가 실제 이런 주장을 한 것처럼 보도했지만 이후 논란이 되면서 사실이 아니다고 정정보도를 했다.

    최초로 합성 사진을 올린 네티즌은 "그냥 별 생각없이 웃자로 만든 짤이었는데, 졸지에 야당 국회의원과 방송사를 낚아버렸다"고 실토했다.

    윤호중 의장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며칠 전에 언론보도를 보고 그렇게 말한 것인데, 나중에 오보 처리가 됐다는 걸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날 오후 민주당은 기자들에게 공지 문자를 보내 "트럼프 당선인이 박근혜 대통령을 조롱했다고 한 발언은 확인 결과 사실과 달라 정정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자칫 외교적 논란까지 불러올 수 있는 망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우리나라 대통령을 조롱하며 선거에 이용한 적이 없다"며 "있지도 않은 사실을 두고 무슨 기억을 한다는 것인지 윤 의장의 이성을 잃은 막말에 대단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국 대통령을 비난하기 위해 미국 대통령 당선인까지 끌어들여 허위 사실 공세를 하는 것은, 자칫 외교적 논란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절대 있어선 안 될 매우 부적절한 태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유언비어는 트럼프 당선인을 모욕하는 악담이기도 하다. 윤 의장은 당장 공개적인 사과를 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당장 국민께 사과하고, 유언비어 공세로 혼란과 불안을 부추기 일을 중단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청와대도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윤 의원의 발언을 언급하며 "일부 언론도 이 발언을 '트럼프에게 조롱당한 박 대통령, 한미정상회담 되겠나'는 제목으로 기사화하기도 했다"고 지적하며, "윤 의장이 공식석상에서, 그것도 이 엄중한 시기에 한미 정상회담 같은 국가적 중대사를 어떻게 이런 식으로 언급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매우 유감스럽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운동권 출신인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친노(친노무현)·친문(친노무현) 핵심으로 분류된다.

    지난 2013년 5·4 전당대회 당시 최고위원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뒤 지난해 2·8 전당대회 직전까지 문재인 전 대표의 '대변인격'으로 활동했다.

    4·13 총선에서 경기 구리시에서 3선 의원으로 당선된 뒤, 지난 8월 29일 추미애 대표에 의해 당의 정책 노선을 결정하는 정책위의장에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