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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으면 죽어야지…” 北에서는 자녀가 강요

평생 노동당과 김씨 일가에 충성한 노병들, 대접 거의 못 받아

입력 2016-11-04 10:17 수정 2016-11-05 14:03

▲ 평양 거리에 있는 노인들. 최근 북한에서는 자녀들이 노인들에게 자살을 강요하는 풍조가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 사회에서는 농담처럼 통하는 “늙으면 죽어야지”라는 말은 북한에서는 현실이 됐다고 한다. 그것도 정부와 자녀들에 의해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3일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 “최근 북한에서는 갈 곳 없는 노인들에게 자살을 강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세대 간 갈등이 심해지면서 자녀들이 노부모에게 ‘자폭정신’을 강요하는 풍조까지 생겨났다”고 전했다고 한다.

‘자폭정신’이란 북한에서 ‘최고존엄’을 위해 죽을 수 있다는 뜻을 담은 용어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일부 가정에서는 노부모의 방에 ‘자폭정신’이라는 글을 담은 족자를 걸어두고 있다고 한다. 자녀들과 젊은 세대의 미래를 위해 노인들이 ‘자폭정신’으로 인생을 포기하라는 압력으로 통한다는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은 “청진시 포항구역 남강 1동의 한 노병 가정에서 집단 자살사건이 일어났다”면서 “자녀들이 서로 부모를 모시지 않으려 하자 노부모가 ‘같이 죽자’는 유서를 써놓고 음식에 독을 넣어 집단자살을 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한 “얼마 전 청진시 청암구역 부근에서도 운신이 어려운 노부부가 뒤뜰의 과일나무에 목을 매 자살했다”면서 “일각에서는 이들의 자살을 ‘자폭정신’으로 평가하기도 하나, 다들 국가가 노인 복지제도에 신경 쓰지 않는 것에 대한 항의의 죽음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른 함경북도 소식통은 “추운 날씨에 청진역이나 인근 공원에 갈 곳 없는 노인들이 몰려 있는 것을 흔히 본다”면서 “이들 가운데는 전쟁 노병도 있어 보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역전과 공원에 나와 있는 노인들은 대부분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상태로, 추운 날에도 자녀들의 눈치를 피해 날이 밝으면 나왔다가 어두워진 뒤에야 집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문제는 이 노인들 대부분이 ‘자폭정신’으로 무장하고, 평생 노동당과 김씨 일가에 충성하며 살아온 전직 군인들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노병들은 국가로부터 외면당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게 되면서, 자식들과의 갈등을 피하려는 것”이라며 “특히 노인을 모신 가구에서는 부자간, 고부간 갈등이 심하다”고 설명했다. 노인들의 시중을 들어야 하는 탓에 장사도 못하고, 약값도 많이 들어가는 집안에서는 대놓고 부모들에게 ‘자폭정신’을 운운한다는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이 전한, 북한의 노인복지 현황은 한국 정부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한국 정부는 여성, 불법체류자를 포함한 외국인, 자녀가 있는 주부 등에게는 매년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복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반면 노인들이 모이는 경로당에 필요한 예산 등은 갈수록 삭감하고 있다. 또한 6.25전쟁 참전용사와 베트남 전쟁 참전용사들에 대한 보훈예산 또한 외국은 물론 국내의 다른 복지 예산과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남북한이 모두 ‘신정일치 정치’와 함께 ‘노인 학대’에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며 비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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