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반대' 강요하는 박지원… 우상호, 문재인 눈치보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대응을 놓고 두 야당인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연일 더민주를 향해 국회비준동의안 제출에 동참할 것을 거듭 촉구하자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가 18일 "적절치 않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입장이 모호하다는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 등의 주장에 대해 "연일 저희 당에 대해 이런저런 주문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맞받아쳤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경우에 따라 당론을 정하는 사안도 있고 정하지 않는 사안도 있다"며 "정치적 판단에 따라 입장을 정하는 건데, 그걸로 압박을 가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아무 생각이 없는 게 아니라 지도부가 여러 번 토론해서 신중론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이라며 "신중론은 입장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오전 비대위회의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더민주의 '전략적 모호성'을 거론하며 "뱁새와 황새는 다르다. 책임 있는 제1야당이,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다는 공당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사드 문제 해결에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안보를 이용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안보를 집권전략으로 이용하는 것도 더 큰 문제"라며 더민주를 향해 국회비준동의안 제출에 동참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더민주는 그간 내부에서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인정한 '조건부 찬성'과 당내 강경파들의 '반대' 입장이 양립, 신중론을 내세우며 안보정당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당내 차기 대권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가 '전면 재검토'를 내세우며 당론이 반대로 기우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우상호 원내대표로서도 이를 무시할 수 없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3일 문재인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는 사드 배치 결정을 재검토하고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 더민주도 초당파적으로 '종합적 위기관리방안'을 마련한 뒤 그 속에서 '사드 문제'에 접근하는 대안제시를 위해 노력해야겠다"라고 주장했다. 

전직 대표로서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인정한 김종인 현(現) 대표에게 정면으로 반기를 든 셈이다.

아울러 우상호 원내대표가 국민의당을 향해 "우리 당을 새누리당 대하듯 하실 필요는 없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한 것도 결국 사드배치 반대로 당론을 모아 야권공조를 이룰 텐데 지나친 압박은 넣지 말라는 암시로 해석된다.

한편 여야는 오는 19일부터 이틀간 사드 배치 관련 국회 본회의를 열어 긴급 현안 질의를 가질 예정이다. 새누리당은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사드 괴담 등의 차단을 목표로,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대국민 소통부족 등 문제점에 대해 비판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