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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뇌물주면 고위층 '특권'도 살 수 있지만…"

필 로버트슨 휴먼 라이츠 워치 부국장 "성분제, 충성심 짜내는 마지막 방어선"

입력 2016-07-06 12:22 | 수정 2016-07-06 12:54

▲ 북한판 카스트 제도인 '출신성분제(이하 성분제)'가 장마당 경제로 약화됐으나 결정적인 순간에는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지난 6월 29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진행 중, 참석자들이 김정은이 국무위원장에 추대됐다는 발표를 듣고 환호하고 있는 모습.ⓒ北선전매체 중계영상 캡쳐

북한은 평등한 사회가 아니다. 김일성을 중심으로 한 김씨 일가(백두혈통)를 정점으로 출신성분을 나누고, 여기에 따라 교육, 직업, 거주지 등을 부여받는다. 즉 조선시대나 다름 없는 사회다.

크게는 '핵심', '동요', '적대' 계층으로 나누고, 그 혈통과 조상의 행적 등에 따라 51개 계층으로 세분화해 관리한다. 

북한의 이런 '출신성분제도'가 장마당 경제의 발달로 매우 약화됐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주장이 니왔다.

지난 5일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의 아시아 담당 부국장 '필 로버트슨'은 북한에서 사(私)경제가 발달함에 따라 출신성분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일정 부분 약화됐다고 '미국의 소리(V0A)' 방송에 전했다.

북한의 출신성분제도는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거친 뒤 '장마당'이 생겨나고, 2000년대 들어 '장마당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성분'보다 '돈'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으면서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미국의 소리'에 "성분이 좋은 사람들의 특권이었던 범죄에 대한 면책권, 다른 지역으로의 통행권 등은 이제는 돈과 연줄만 있느면 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그러나 북한의 출신성분제도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지난 6월 30일 美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출신성분제도에 환멸을 느끼고 2014년 탈북한 최승철 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1990년 북한에서 태어난 최승철 씨는 할아버지가 일제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나쁜 출신 성분을 갖고 태어났고, 그의 아버지는 산악 지대에서 고된 농사일을 하다 수 십년 뒤에야 해안가 대도시로 이사를 갈 수 있었다고 한다.

대도시로 이사 간 최승철 씨의 부모는 트럭 운전사들과 군대에 기름을 파는 장사로 돈을 많이 벌었고, 권력자들에게 접근해 뇌물을 주는 위치까지 올랐다고 한다.

이후 최승철 씨는 부모님의 연줄로 소년단 대표도 하며 조선노동당 간부를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며 정권에 충성했다고 한다.

하지만 부모의 연줄과 뇌물도 출신성분제도 앞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최승철 씨는 평양에 있는 대학들에 지원했으나 모두 '출신성분' 때문에 떨어졌다고 한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미국의 소리'와의 통화에서 이 사례를 설명하면서, "기고문에 나오는 탈북자의 가족은 그들의 성분을 어떻게든 바꾸려 했고, 일정 부분 성공했지만 지방을 벗어나 평양의 대학으로 진학하려 했을 때 출신 성분이 걸림돌이 됐다"고 지적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북한에서 돈이 통하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고, 그 한계는 출신 성분에 달려있다"며 "출신 성분이 북한 내 최상위층으로의 진입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이것이) 최승철 씨의 한계였고, 극도로 실망한 최 씨는 결국 탈북했다"며 "출신성분제도는 여전히 북한 정권에 대한 충성심을 짜내는 마지막 방어선"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엔 인권이사회는 2003년 이후 14년 연속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북한 내에서 출신 성분에 따른 차별대우 폐지를 촉구했다. 유엔총회도 2005년 이후 매년 북한인권 결의안을 통해 성분에 따른 차별을 지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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