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원, 본회의서 287표 중 274표 얻어 전반기 의장 확정
  • ▲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정상윤 기자
    ▲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정상윤 기자

    20대 전반기 국회의장에 더불어민주당 정세균(6선·서울 종로)이 선출됐다. 정 의원은 9일 오후 본회의에서 실시된 국회의장 선출 투표 결과, 총 287표 중 274표를 얻어 향후 2년간 국회를 이끌 국회의장으로 확정됐다.

    앞서 정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더민주 의원총회에서 총 121표 중 71표를 얻어 35표를 얻은 문희상 의원을 압도적 표차이로 제치고 의장 후보로 낙점됐다. 박병석 이석현 의원은 각각 9표, 6표를 득표하는데 그쳤다.

    당초 정치권 안팎에서는 과거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지낸 문희상 의원이 정세균 의원과 양강 구도 속에서 경합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개표 결과 정 의원은 문 의원의 득표수에 비해 두 배 많은 지지를 얻으며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親盧·친노무현)-친문(親文·친문재인) 세력이 정 의원에게 몰표를 던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전체 57명에 달하는 초선의원 상당수가 정 의원을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 때 당 운영의 한 축을 맡으면서 당내에서 '범친노 인사'로 분류된다.
  •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인 문희상(왼쪽부터), 이석현, 정세균, 박병석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모습.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인 문희상(왼쪽부터), 이석현, 정세균, 박병석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모습. ⓒ이종현 기자

    여소야대 정국에서 친노세력의 몰표를 받은 범친노 인사가 의장으로 선출된 것을 두고, 여당 안팎에서는 자칫 행정부가 식물정부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앞서 새누리당 5선 중진인 정갑윤 의원은 지난 1일 "야당이 (국회의장을) 한다면 결국 박근혜 정부의 잔여 임기는 식물국회에 식물정부, 무능한 정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 말 대선을 앞두고 있어 여야의 치열한 기싸움이 갈수록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입법부 수장인 정 의원이 친정인 야권에 힘을 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 ▲ 9일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제 20대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후 동료의원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정상윤 기자
    ▲ 9일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제 20대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후 동료의원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정상윤 기자

    정 의원은 이날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후 "여소야대의 20대 국회는 이전 국회와는 확연히 달라야 한다"며 "많은 의원들이 나에 대해 온건하다는 평가를 하지만 20대 국회는 온건함만으론 충분치 않을 것이다. 때로는 강경함이 필요할 것"이라며 강한 국회 운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정세균 의원이 의장 임기 초기부터 강한 입법부를 주장하며 세월호특별법 등 야당 발의 쟁점법안을 직권상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의원은 "지금은 3당 체제이기 때문에 국회의장의 조율과 조정능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라며 "강한 국회보다는 정부와 원만하게 협조할 수 있는 부드러운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선출된 뒤 단상에 올라 "20대 총선 민심으로 만들어진 여소야대, 다당체제 하에서 국회의장에게 부여된 막중한 소임에 최선을 다하여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