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계 살아있는 전설이 대거 참여하는 '햄릿'이 첫 연습에 돌입하며 역사적인 서막을 열었다.

    지난 26일 연출 손진책, 작가 배삼식, 드라마트루기 박철기를 비롯해 배우 전무송, 박정자, 손숙, 정동환, 김성녀, 유인촌, 윤석화 외 언더스터디 박지원, 김병희가 처음 한 자리에 모여 대본리딩을 가졌다.

    이날 배우와 스태프들은 인사 후 새롭게 쓰여진 대본을 토대로 리딩을 시작했다. 이들은 단어 하나, 쉼표 하나도 허투루 넘기지 않았고, 입을 통해 쏟아진 대사들은 이미 한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오필리어' 역을 맡은 배우 윤석화는 짜임새 있는 대본에 대해 "처음 대본을 받고, 간단히 확인을 먼저 하려 했지만 멈출 수 없었다. 그 자리에서 끝까지 읽었다. 정말 잘 읽혔고, 잘 쓰여졌다. 아무 설정이 없어도 대본만으로 이미 충분하다"고 극찬했다.

    손진책 연출은 "우리가 보여줄 연극 '햄릿'은 미니멀하고 정적이지만, 밀도 있는 작품으로 탄생할 것이다. 서양 고전이지만, 동서양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는다. 특히, 시간에 있어서는 보편성을 인정할 것"이라며 극에 대한 방향성을 설명했다.

    배삼식 작가는 "햄릿이라는 작품은 '모호함이 없는 분명한 극'이다. 인간 내면의 정념이 깊은 것이지 이야기 자체의 모호함이 전혀 없다. 때문에 원작에 충실해 이번 연극도 분명하게 만들어나갈 것이다"고 집필의도를 밝혔다.

    이어 "이번에 색다른 점은 원작에서 남성 욕망의 대상으로 침묵 속에 있던 여성에게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했다"며 "보통은 우유부단하다고 치부되는 햄릿이지만, 이번만큼은 '삶 속에 스며드는 죽음의 문제'를 깨닫고 그 무게와 싸우는 인간의 모습으로 인식, 그런 햄릿으로 풀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극 '햄릿'은 이해랑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고자 공연되는 작품으로, 살아있는 거장 권성덕, 전무송, 박정자, 손숙, 정동환, 김성녀, 유인촌, 윤석화, 손봉숙 등 9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7월1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된다.

    [사진=신시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