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숍 참석, '와병 정치' 대신 '경제 강사' 택해… "삼성이라고 영원히 몰락 않을까"
  •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지난 10일 광주에서 열리는 20대 국회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밝혔지만 돌연 참석해 경제강연을 펼쳤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지난 10일 광주에서 열리는 20대 국회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밝혔지만 돌연 참석해 경제강연을 펼쳤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민주 김종인 대표가 12일 "시장에서 생성된 경제세력들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다"는 음모론을 펼쳤다.

    김 대표는 이날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에서 '한국 경제의 미래'라는 주제로 짧은 강의를 하면서 자신이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포용적 성장'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앞서 김 대표는 20대 총선을 치르면서 후두염을 얻어, 지난 5일부터 9일까지의 휴가 기간에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0일에는 "광주에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 했었다.

    김 대표는 "아무래도 20대 국회에 당선되신 분이 처음 하는 워크숍인데, 무리가 되더라도 갔다 와야겠다 생각했다"며 운을 뗐다.

    그는 "우리 당이 지향하는 포용적 성장이 무엇인지 분명히 하자"며 "소위 시장경제는 질서라 하지만, 그것을 자연에 맡기면 유지가 안 된다. 시장은 내버려두면 약자가 몰락하고 강자만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조정하는 기능이 각종 제도와 의회 민주주의"라면서 "의회 민주주의도 제대로 기능을 못 한다. 시장에서 생성된 막강한 경제세력들이 의회를 장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예시로 월가와 런던의 막강한 금융력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8년 월가의 금융위기로 인해 탄생한 G20도 이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법도가 제대로 서지 않고 있다고 강변했다.

    김 대표는 특히 국내의 막강한 경제세력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지목했다. 국내 경제 침체의 원인을 삼성-현대 등 대기업들이 국가경제를 주도하는 것을 국회가 제대로 조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G20을 쥐락펴락하는 월가와 런던의 금융력처럼, 한국은 삼성과 현대가 국회를 장악했기 때문에 개혁이 어렵다는 견해다.

    김 대표는 "(국회는) 시장을 어떻게 형성하고 보호할 것인가를 냉정하게 생각하고, 시장을 육성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더민주가 집권시 강력한 시장개입을 예고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우리가 말하는 캐시파워라고 이야기하지만, 점점 취약한 상태로 들어가고 있다"며 "삼성이 영원히 몰락하지 않고 승승장구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2020년이 될 것 같으면 반도체를 생산하는 한국과 대만이 똑같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상황이 온다"고 내다봤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규제만 혁파하면 대한민국 경제가 잘될 것처럼 정부가 말하고 있다. 규제는 핑계가 될 수 없다"며 시장 규제도 옹호하고 나섰다.

    김 대표가 와병 정치 대신 다시 경제 이슈를 들고나온 이유로는 우상호 원내대표 등 친노를 견제하고자 하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전 대표는 현재 호남에서 약세다. 문 전 대표는 지난 4.13 총선에서 호남에 두 차례나 지원유세를 갔지만, 대부분 의석을 국민의당에 내줬다. 특히 문재인 대표가 갔던 곳들에서 승리를 하지 못하면서 '반(反)문재인 정서가 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에서 외면받는 사이, 김종인 대표는 취임 이후 꾸준히 호남을 계속해 방문하고 있다. 그는 총선 이후인 지난 달 25일에 광주를 방문한데 이어, 지난 2일에는 전북도의회 총선출마자 등과 만났다. 하지만 친문(親文)·범주류로 분류되는 우상호 원내대표가 전체 의원들을 이끌고 호남으로 내려가면서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김종인 대표로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5.18 기념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실제로 김 대표는 같은 자리에서 총선에서 나온 경제 이슈를 대선까지 끌고 가야만 한다고 주장하면서 당내 주도권 확보에 열을 올렸다.

    그는 "당이 약속한 선거 구호가 실종되면 국민은 다음 선거에서 절대 표를 보내지 않는다. 이번 선거가 입증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지금부터 집권을 위한 경제 플랜을 제대로 짜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입법활동을 통해 이해할 수 있게 전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