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구별 없이 물갈이…'아군 희생돼도 반드시 쳐내겠다' 의지 내비쳐
  • ▲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14일 밤, 경선 지역 및 단수·우선 추천 지역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TK 지역 의원 4명이 컷오프 대상에 포함됐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14일 밤, 경선 지역 및 단수·우선 추천 지역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TK 지역 의원 4명이 컷오프 대상에 포함됐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14일 밤 경선 지역 및 단수·우선 추천 지역을 발표하면서 대구 현역의 3분의 1을 교체했다. '당 정체성 저해 논란'을 빚은 유승민 의원에 대한 공천 배제라는 초강수에 앞선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총 11개의 경선지역을 발표하면서 대구 북구갑의 권은희 의원(초선), 북구을의 서상기 의원(3선), 달서갑의 홍지만 의원(초선), 수성을의 주호영 의원 (3선) 등 부산 사하갑의 김장실 의원(초선) 등 총 5곳의 현역을 우선적으로 교체했다.

    이 중 컷오프 명단에 오른 대구 소속 4명의 의원이 주목 받았다. 이날 대구는 발표한 4곳 모두에서 현역이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번 결과는 같은 날 오전 이한구 위원장이 유승민 의원을 겨냥한 듯 "당 정체성과 관련해 심하게 적합하지 않은 행동을 한 사람을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말한 뒤 나온 결과여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정치권에서는 공관위가 유승민 의원을 쳐낼 수 있다면 일정 부분 아군의 피해가 있어도 개의치 않고 일단 차근 차근 진격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보고 있다.

    컷오프 대상으로 지목된 4명의 의원이 각자 다른 계파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우선 권은희 의원과 주호영 의원이 비박계로 분류된다. 서상기 의원은 친박계로 분류되고, 홍지만 의원은 계파색이 옅어 딱 잡아 분류하기 어렵다. 계파와 상관없이 TK 현역의 3분의 1을 갈아낸 셈이다.

    각자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컷오프 대상자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우선 주호영 의원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여부에 대해서도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단지 '텃밭 3선'이라는 이유로 컷오프 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조했다.

    서상기 의원은 공천 결과에 대한 질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대응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받아들이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라 공관위가 밝힌 장애인 우선 추천이란 것이 누구를 지칭하는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홍지만 의원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유도 모르겠다"며 "대통령의 뜻이라면 따라야겠지만 (향후) 이유는 알아봐야겠다"고 답했다.

    앞서 본지는 전날, 공관위가 대폭의 중진 물갈이라는 애초 예고와는 달리 핵심 지역발표를 놓고 뜸을 들이면서 무난한 결과를 내놓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이 이날 180도 태도를 바꿔 과감한 물갈이에 나서면서 유승민 원내대표를 쳐내는데 한 발자국 더 다가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한구 위원장이 갑자기 예고도 없이 아침에 브리핑 발표를 하러 찾아온 것으로 안다"며 "아침에 예정에도 없고 논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왜 기자회견을 했겠느냐"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