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방지법 저지 위해 지루한 릴레이 반대 토론… ""총선용 선거전략"
  • ▲ 23일 국회 본회의장 모습.ⓒ이종현 기자
    ▲ 23일 국회 본회의장 모습.ⓒ이종현 기자

     
    테러방지법 저지에 사활을 건 더불어민주당이 내달 10일까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활용해 국회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24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야당이 3월 10일까지 (2월 임시국회) 회기가 계속되는 동안 필리버스터를 할 수 있다"며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을 예측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은 내달 10일까지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2월 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내달 10일까지 필리버스터를 지속할 것이냐는 질문에 "저희는 이미 칼집에서 칼을 뺐기 때문에 끝까지 가보겠다"고 주장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또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저희에게 힘을 보태주고 있다. 저희 당 108명 기준으로 할 때 3월 10일까지 계산을 하면 정확히 5시간 정도를 전 의원들이 다 해 주셔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점을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이런 야당의 행태를 국민에 대한 테러로 규정,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강하게 성토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대한민국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야당의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는 그 자체가 국민안전에 대한 테러"라며 "어떻게 국민의 생명, 안전까지 진영논리와 당리당략에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개탄했다.

    또 야당의 필리버스터 활용에 대해 총선용 선거전략이라고 비판하며 "지금 대한민국 제1야당 더민주의 행태는 국가, 국민, 안보도 없는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정치쇼만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이 테러방지법을 빙자해 국정원이 무제한 감청을 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무차별적이 아니라 국제 테러단체와 연계된 테러 인물로 한정돼 추진되는 것"이라며 국정원의 권한 남용 우려는 전혀 없기 때문에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날부터 무제한 토론에 나선 야당 의원들은 시간끌기 경쟁에 나서기라도 한 듯 지루한 릴레이 연설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은 5시간 32분 동안, 같은 당 은수미 의원은 10시간 넘게 의사진행 방해를 선보였다. 특히 은 의원은 이날 새벽 2시 30분부터 낮 12시 48분까지 10시간 18분에 걸쳐 테러방지법 통과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을 진행, 우리나라 최장(最長) 필리버스터 기록을 세웠다.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국회 의사일정이 사실상 모두 스톱되면서 야당의 발목잡기 행태로 인해 고스란히 국민 피해만 늘어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