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정신 일관한 거물 정치인 합류로 호남 우위 확립 계기 마련
  • ▲ 국민의당과 통합신당이 27일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을 선언했다. 통합신당 박주선 창당준비위원장과 국민의당 윤여준·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 김한길 상임부위원장,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통합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을 한 곳으로 모으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과 통합신당이 27일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을 선언했다. 통합신당 박주선 창당준비위원장과 국민의당 윤여준·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 김한길 상임부위원장,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통합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을 한 곳으로 모으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오매불망 국민이 염원하던 '친노(親盧) 제외 빅텐트' 통합 야권 신당이 드디어 형성됐다.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이끄는 국민의당과 박주선 창당준비위원장의 통합신당은 27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당 간의 통합에 합의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국민의당 한상진·윤여준 창당준비위원장과 김한길 상임부위원장,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 주승용 원내대표, 김동철 광주시당위원장과 통합신당 박주선 창당준비위원장이 함께 했다.

    통합에 합의한 양당 관계자는 합의문 낭독을 통해 △국민을 위한 통합 △헌법 정신을 구현하는 수권 대안 정당을 건설하기 위한 출발점 △당원이 주인되는 민주적 정당 운영 △참신하고 유능한 인물을 공천하기 위한 절차 마련 △합리적인 중도개혁 인사의 참여와 통합을 위한 노력의 지속이라는 합의 정신을 발표했다.

    이날 국민의당~통합신당 통합 선언으로 이른바 '친노 제외 빅텐트'는 일정한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적어도 원내(院內)에 있는 신당 추진 세력은 모두 국민의당으로 합류하게 된 것이다.

    애초부터 친노패권정치에 대한 호남 민심의 이반으로부터 이 모든 야권발 정계개편이 촉발된 것이기 때문에, '빅텐트'의 형성은 당장 호남 민심에 일정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주선 위원장은 호남 3선의 중진 의원이다. 세 번의 국회의원 당선 중 두 차례를 무소속으로 당선됐을 정도로 탄탄한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다.

    광주고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 검사 생활을 하다, 김대중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전격 발탁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DJ)은 박주선 의원을 향해 늘 "나와 역사를 함께 쓸 사람"이라며 각별히 아낀 것으로 알려졌다.

    DJ와의 인연과 호남 지지 기반을 가지고 있는 박주선 위원장의 국민의당 합류는 호남 지역에서 혼전을 벌이고 있는 국민의당~더불어민주당 간의 민심 잡기 경쟁에서 국민의당 쪽에 무게를 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11월 29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렸던 통합신당 창당추진위 출범식에는 5000여 명의 호남 지역민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이러한 추동력이 국민의당에 그대로 더해지고 나아가 시너지 효과까지 발휘된다면, 호남에서의 확고한 우위를 잡기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는 국민의당에 천군만마와 같은 효과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25일 천정배 창당준비위원장의 국민회의와의 전격 통합으로 국민의당 내부에서 정체성과 선거 연대 문제 등 불필요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박주선 위원장과의 통합은 '신의 한 수'라고 할 정도로 절묘하게 균형점을 다시 찾아가는 조치라는 지적이다.

    박주선 위원장은 일찍이 친노·운동권 정당으로 전락한 더불어민주당의 좌경화 경향을 비판하며 중도개혁·민생실용으로 되돌아갈 것을 주장해왔다. 국민의당 내에 현존하는 이념적 스펙트럼 중 가장 왼쪽에 위치한 것으로 분석되는 천정배 위원장과 균형을 잡을 수 있는 무게감 있는 인물이라는 평이다.

    박주선 위원장이 정치 역정 내내 친노패권주의와 타협 없는 태도로 일관해왔다는 점도 신당의 정체성에 가점이 되는 요소다. 박주선 위원장은 2003년 친노패권정치 세력이 DJ의 새천년민주당을 쪼개 열우당을 만들 때 민주당에 남았다. 끝까지 김대중정신을 지켜낸 신념과 의리의 정치인이다.

    천정배 위원장이 이 때 열우당 창당을 주도하는 정치적 과오를 범했다가 지난달 29일 광주에서 사과하기도 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사과를 할 필요가 없는 선명성 있는 인물의 합류는 큰 정치적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당은 이날 박주선 위원장의 통합신당과의 통합 선언으로 소속 의원 수를 17명으로 늘렸다. 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기도 한 박주선 위원장의 합류로 김동철 국토교통위원장과 함께 원내 상임위원장도 두 명으로 늘리면서 명실상부 원내 3당의 지위를 확고히 하게 됐다.

    하지만 아직도 숙제가 남아 있다.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은 현역 국회의원 20명이기 때문에 아직도 숫자가 부족하다.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야 임박한 선거 국고보조금 지급은 물론 국회에서의 공간 배분과 정보위 진출 등의 과제가 해결된다.

    내달 2일 중앙당 창당 이후에는 국회에 공간을 배정받고 들어와야 할텐데, 이 때까지도 원내교섭단체가 되지 않으면 기세가 꺾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국민회의~27일 통합신당 등 연이은 통합선언에 따라 실제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는지 여부가 판가름날 주말의 여론조사 결과 발표가 교섭단체 성립 여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