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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이끄는 국민의당이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에 이어 박주선 의원의 통합신당과도 연 이틀 간격으로 통합함으로써, 호남에 기반하는 원내(院內) 신당과의 통합 작업을 일단 마무리지었다.
그간 호남 민심은 친노패권주의로 점철된 더불어민주당에 냉정히 사형 선고를 내리면서도, 사분오열된 신당 상황 때문에 마음 둘 곳을 정하지 못했던 만큼, 통합을 계기로 국민의당의 호남 지지율이 다시금 상승 곡선을 그리게 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과 통합신당의 통합 선언이 이뤄진 27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정국을 긴급 진단한 유선호 전 의원(전남 목포 예비후보)과 장세환 전 의원(전북 전주완산을 예비후보)은 통합을 계기로 호남 민심이 국민의당으로 쏠릴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이것이 지역의 현역 의원들에게 미칠 파장에 대해서는 각자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유선호 전 의원과 장세환 전 의원은 지난해 9월 3일 더민주를 선도 탈당한 이후 '희망연대'라는 외곽 단체를 결성해 '호남 신당 추진 세력'의 통합과 단결을 주장해왔다.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하기도 했던 유선호·장세환 전 의원은 이후 소(小)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지난 20일 국민회의를 떠나 박주선 의원의 통합신당에 몸을 싣으면서 통합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러한 두 전직 의원의 행동에 강한 정치적 압박을 받은 천정배 의원은 닷새 후 안철수 위원장의 국민의당과 전격 통합하기에 이르렀고, 27일 박주선 위원장의 통합신당과의 통합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원내 통합 국면은 일단락된 분위기다.
유선호 전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이러한 과정을 회고하며 "통합의 선두주자가 돼야 할 국민회의가 선도적 역할을 지체하기에 이를 압박하기 위해서 통합신당으로 합류했더니 결국 그것이 기폭제가 돼서 천정배~박주선 순서로 대통합의 핵심이 완성된 것에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고 밝혔다.
아울러 "원래 호남신당을 신속히 소통합해 안철수 측과 대통합하는 스케쥴이었는데, 당초의 뜻대로 된 것은 아니지만 큰 그림에서는 우리들이 하고자 한 것을 이뤘다"며 "희망연대를 함께 만든 장세환 의원에게도 고맙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목포고와 서울법대를 나오고 3선의 의정 경력 중 전남 장흥·강진·영암에서 두 번의 국회의원을 지낸 유선호 전 의원은 전남의 대표적인 중견 정치인이다.
전남 민심을 읽는 눈이 탁월한 유선호 전 의원은 이번 통합을 계기로 국민의당의 호남 지지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면서도, 단서를 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유선호 전 의원은 "박주선·천정배의 합류로 호남 발전에 대한 비전을 주고, 그 바탕 위에서 수도권의 호남 향우들까지 같이 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기 때문에 (통합 세력들이) 서로 손잡고 매진한다면 지지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도 "문제는 여러 계파가 합류했기 때문에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 조율해야 국민의당이 정말로 하나가 되고, 정권담당 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당면한 총선에서 제1당이 돼 승리하려면, 이번에 합류한 자원들은 헌신적으로 당을 위해 일하고 융합하며, 기존의 안철수 측근과도 손발을 잘 맞춰야 한다"며 "밖에 있을 때와는 다르니 국민의당이 성공하도록 나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남에서는 각각 전남의 서부와 동부를 대표하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주승용 전 최고위원을 필두로, 황주홍·김승남 의원 등이 탈당한 상황이다. 반면 김영록·이윤석·이개호 의원은 신중히 민심의 추이를 살피며 거취를 숙려하고 있다. 유선호 전 의원은 이날 국민의당과 통합신당의 통합이 이들 의원들의 거취 결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선호 전 의원은 "지금 이 시기는 자기의 입지보다도 큰 대의를 걸고 소신과 원칙에 따라 자기 한몸을 던지는 자세가 현역 의원에게도 필요한 국면"이라며 "그래야 지역민들도 지지를 줄 것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분명히 그런 결단을 하는 상태가 올 것이라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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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환 전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천정배~박주선~정동영이 함께 (뭉쳐서 안철수와 통합을) 했더라면 호남의 목소리가 좀 더 나올 수 있고, 호남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었을텐데 그렇게 되지 않은 부분은 좀 아쉽다"면서도 "신당은 반드시 필요한데 여러 갈래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게 전북도민의 바람이었기 때문에 통합을 한 것은 잘 된 것"이라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통합을 계기로 "전주시민들은 변화와 혁신을 바라고 있는데, 새누리당은 말할 것도 없고 더민주도 기득권에 안주하고 있다"며 "전주시민·전북도민이 바라는대로 변화와 혁신을 일으켜서 호남 정신이 살아있는 호남 정치를 반드시 이뤄내고, 올해 총선 승리, 내년 정권 교체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천명했다.
전북 역시 바닥 민심은 광주·전남과 다를 바 없이 신당에 쏠려 있지만, 상층부인 현역 국회의원들의 움직임은 따로 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유성엽 전 전북도당위원장이 선도 탈당하자, 전북의 나머지 10명 더민주 소속 의원은 세 차례에 걸쳐 회동을 갖고 "더 이상 탈당을 하지 말자"는 '민심 역적 모의'를 했다.
이후 김관영 의원이 민심의 뜻에 순응해 분연히 탈당의 '의거'를 하자, 당황한 9명의 의원들(김춘진·최규성·이춘석·강동원·김성주·김윤덕·박민수·이상직·전정희 의원)은 다시 모여 "탈당하지 말자"는 작당질을 하고 희대의 '불탈당 선언'까지 벌이는 등 지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은 26일 전주화산체육관에서 열린 전북도당 창당대회에서 "유권자의 변화가 밑에서부터 일어나고 있는데 이 지역 국회의원들은 태평하다"며 "기이한 현상"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27일 통합 선언으로 한상진 위원장과 '한 식구'가 된 장세환 전 의원도 한상진 위원장의 일침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장세환 전 의원은 "어제(26일) 한상진 위원장이 적절히 지적한대로 전북 의원들이 눈멀고 귀막고 있는 것"이라며 "전북 민심은 지금의 더민주는 야당으로서 이미 기능과 역할을 포기했고, 기득권에 안주하고 있으며, 총선 승리도 정권 교체도 희망이 없는 불임정당이라는 판단을 내렸는데, 전북 의원들은 알량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전북 민심을 거스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선호 전 의원이 통합을 계기로 더민주 전남 의원들의 추가 탈당을 기대한 것과는 달리, 장세환 전 의원은 더민주 전북 의원들이 정신을 차릴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봤다.
장세환 전 의원은 "(통합을 했지만 전북 의원들의) 추가 탈당은 없을 것"이라며 "그 사람들은 저쪽에서 기득권을 지키는 게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이처럼 바닥 민심과 지역구 의원들의 행보가 괴리돼 있는 가운데, 이 균열을 국민의당이 효과적으로 파고들기 위해서는 정동영 전 열우당의장의 신당 합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장세환 전 의원은 "DY(정동영 전 의장)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며 일부 매체에서 보도된 국민의당 내부의 논란을 의식한 듯 "안철수 대표와 이념적 지향이 다르지 않느냐고 하는데, 이제는 정치가 진보와 보수의 이념 구분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변화를 추구하는 혁신 세력과 패권주의 기득권 세력 간의 대결인 것이지, 정책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기본 명제에 합당하다면 보수적인 정책도 필요할 때가 있고 진보적인 정책도 필요할 때가 있다"며 "이념적 지향이 다르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은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