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연대 관련, 함께 합류한 천정배 의견 반박… 균형추 역할 자임
  • ▲ 국민의당에 합류한 박주선 의원이 29일 서울 마포 국민의당사에서 열린 기획조정회의에 처음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국민의당에 합류한 박주선 의원이 29일 서울 마포 국민의당사에서 열린 기획조정회의에 처음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국민의당에 합류한 박주선 의원이 제3지대에 머물고 있는 박지원 의원에게는 손짓을 하면서도, '청산 대상' 더불어민주당과의 선거 연대 논란에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박주선 의원은 29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에 출연해 "나는 탈당할 때부터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 관계를 무너뜨리고 다당제 구도로 가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며 "신당이 만들어지지도 않았는데 어떤 당과 어느 부분에서 연대를 한다는 것은 명분과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연대의 여지를 남겨놓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재차 "연대에 대해서는 생각할 여지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는 앞서 22일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이 국민의당에 합류하면서 연일 '더민주와의 선거 연대' 애드벌룬을 띄우고 있는 것에 대해 강력한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평가된다. 천정배 의원이 국민의당에 합류한 이틀 뒤인 24일 뒤이어 합류를 결단한 박주선 의원이 기대대로 당의 균형추 역할을 자임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와의 선거 연대에 단호히 선을 그으면서도, 제3지대에 있는 박지원 의원의 국민의당 합류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도 정체돼 있는 신당의 추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주선 의원은 "(박지원 의원은) 당연히 합류해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을 대체하려면 가을 들판에서 낱알 곡식 하나하나를 주워담는 농부의 심정으로 모두가 합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지원 의원도 일정한 범위 내에서 세(勢)를 가진 분이고, 지지하는 분들도 많이 있다"며 "배제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합류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실 박지원 의원은 앞장서서 친노패권주의를 비판해오고 함께 더민주를 탈당한 입장에서 딱히 신당 합류를 못할 이유는 없지만, 국민의당 창당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이른바 '본질적인 혁신안'과 배치되는 결격 사유가 있는 게 신당 합류의 장애 요인이 돼 왔다.

    안철수표 '본질 혁신'에 따르면 부패 혐의로는 기소만 돼도 당원권 정지와 공천 배제 사유가 된다. 그런데 박지원 의원은 저축은행 사건에서 알선수재·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뒤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일부 유죄로 판결이 뒤집히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박주선 의원은 박지원 의원 등의 합류가 안철수 위원장의 소신과 원칙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국민이 뽑은 현역 의원을 참여시킨다는 게 안철수 의원이 그동안 주장했던 어떤 원칙과 불합치가 되는지 잘 모르겠다"며 "정치는 수학 방정식을 푸는 원칙처럼 되는 게 아니라, 현실 상황에 맞는 선택의 미학"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 24일 합류를 선언한 자신과 함께, 제3지대에 머물고 있는 박지원·최재천 의원이 추가 합류하면 국민의당 의석이 19석으로 교섭단체에 1석 미달하는 현실과 관련해서, 박주선 의원은 교섭단체 구성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구성은 내달 2일의 중앙당 창당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주선 의원은 "(90억 원의) 정부지원금도 지원금이지만,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없는 당이라고 하면 국회에서 사실 아무 역할도 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내기가 힘든 정도가 아니라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국민의당은 쟁점법안·선거구 등 원내 현안에 대해 기존 새누리당·더민주와 차별화되는 의정 활동을 펼치면서 국민들에게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복안인데,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하면 그런 전략을 펼칠 기회조차 잃게 된다는 우려다.

    박주선 의원은 "잔류냐 탈당이냐를 놓고 고민하는 '고민파'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가 확인한 분들만 해도 몇 분이 고민파에 속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마 창당이 된 이후에 몇 분들이 더 참여할 것"이라며, 사실상 내달 2일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 이전에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기는 여건상 어려워졌다는 점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