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서 '영남 0석' 현실화되면 친노패권주의 동진 전략 파탄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19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신년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같은날 오후, 이 당의 조경태 의원은 탈당을 선언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19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신년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같은날 오후, 이 당의 조경태 의원은 탈당을 선언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부산·경남에서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여러 후보가 있다. 영남의 정치가 달라지고 있다. 우리가 영남과 강원 지역을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 지역으로 설정해서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보낸다면, 과거 어느 때보다 좋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19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낙동강 벨트의 승리 비책'을 묻는 질문에 답으로 내놓은 이 말은 채 반나절이 지나기조차 전에 희극이 되고 말았다. 더민주 소속으로 영남 유일의 다선(多選) 의원인 조경태 의원이 같은 날 오후 탈당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조경태 의원은 부산 사하을에서 내리 3선을 했다. 문재인 대표(초선·부산 사상), 민홍철 의원(초선·경남 김해갑)과 함께 더민주 소속 영남 의원 세 명 중의 한 명으로, 그 중 다선은 조경태 의원 뿐이다. 게다가 문재인 대표는 이날 신년기자회견에서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든 비례대표든 출마하지 않겠다고 불출마 선언을 했다"며 "아직까지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공언한 점을 감안하면 파장은 더욱 크다는 지적이다.

    당장 조경태 의원의 탈당으로, 더민주는 다가오는 4·13 총선에서 '영남 0석'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재인 대표 본인은 불출마를 선언했고, 김부겸 전 의원은 대구 수성갑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상대방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한 번도 선거에서 패해본 적이 없는 실전의 달인이라 선거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다.

    유일하게 민홍철 의원만이 〈국제신문〉이 지난해 12월 30일자로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36.2%의 지지를 얻어 새누리당 홍태용 당협위원장(23.7%)을 앞서고 있다. 오차범위 기타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러나 이 역시 당선을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만일 더민주가 오는 4·13 총선에서 '영남 0석'을 얻는다면 이는 친노패권주의 계파의 동진(東進) 전략이 파탄나는 증거가 된다. 더민주 패권정치 세력은 그간 호남을 '표 식민지' 형태로 희생시키면서, 영남 출신 인사들을 내세워 이 지역을 공략한다는 명분을 내세워왔다. 그러나 '영남 0석'이 현실화된다면 더 이상 호남의 몰표를 요구할 명분이 사라진다.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조차 친노패권주의의 홀대에 지쳐 이반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경태 의원의 탈당으로 '낙동강 벨트'마저 붕괴된다면 4·13 총선의 전망은 극히 어둡다는 분석이다.

    한편 문재인 대표는 이날 신년기자회견에서 '총선 책임'을 묻는 질문에 "당대표에 있든 있지 않든 백의종군하든 총선 결과에 대해서 나는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무한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정권교체의 희망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내 역할은 여기까지인 것으로 겸허하게 인정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