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데, 안 내리겠다니"… 안철수 이어 연쇄 탈당 현실화
  • ▲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주홍 의원이 이번 주중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주홍 의원이 이번 주중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주홍 의원이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의원의 탈당을 초래했다고 비판하며, 이번 주중에 문병호·유성엽 의원과 함께 탈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주홍 의원은 14일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문병호·유성엽 의원과는 상당히 교감하고 있다"며 "몇 명이 함께 추가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주중에 1차로 일단 당을 떠나겠다"고 천명했다.

    다만 정확한 탈당 시기와 관련해서는 정치권에 알려진 15일 오전 10시보다 늦춰질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황주홍 의원은 "아무래도 우리들은 (문병호 의원이) 인천, (유성엽 의원이) 전북, (내가) 전남으로 다 지역구가 있다"며 "지역에 가서 선배 당원 동지들에게 설명을 하고 양해와 협조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이 이번 주중 탈당할 경우, 전날 안철수 의원의 탈당에 동반하는 연쇄 탈당이 마침내 현실화된다. 특히 전남·전북도당위원장이 탈당함으로써 새정치연합의 기반과 토대가 허물어지는 셈이다. 황주홍 의원은 이 모든 정치적 책임이 문재인 대표에게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황주홍 의원은 "(안철수 의원이 탈당한 것은) 새정치연합 문재인 체제에서 희망의 가능성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이 모든 분란과 분열의 시발은 문재인 대표의 과도한 대권 욕심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재보선마다 연전연패했고 그러면서도 책임을 지지 않고, 심지어는 부산의 지역구(사상)마저 패배가 확실해지자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는 모습이 당내 비판 세력의 목소리를 높인 것"이라며 "문재인 대표와 그 세력들은 비판 세력들 때문에 당이 안 되는 것처럼 본말을 전도한 채 일방적으로 이른바 혁신안을 통해서 비판 세력을 제거하려고 획책했기 때문에 (지금의 이 사태는) 문재인 대표의 자업자득"이라고 조소했다.

    나아가 문재인 대표가 전날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의 입장 표명을 통해 "호랑이 등에서 내릴 수 없다"고 고집한 것을 향해서는 "호랑이 등에 탔다고 무조건 내리지 않으면 되겠느냐"며 "그 호랑이가 어디로 가는지 방향도 모르는데…"라고, 문재인 대표의 그러한 고집 때문에 당이 파국으로 가고 있음을 경고했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에 동반·합류하는 규모와 관련해서는 황주홍 의원도 문병호 의원과 동일하게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한 20~30명 선을 바라보면서 김한길 전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궁극적으로 합류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황주홍 의원은 "(탈당의) 단계가 1차·2차·3차 정도로 가지 않겠느냐"며 "궁극적으로는 20~30명이 규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한길·박지원 대표도 여러 가지로 진지한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리멸렬한 새정치연합에 거대한 충격을 가해야 내년 총선 지형을 야권에 유리하게 가져가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에, 두 분 지도자의 결단은 필요한 일이고, 꼭 그렇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촉발된 야권의 전면적 재편과 관련해, 황주홍 의원은 '나만 깨끗하다'는 친노·486적 독선을 고집할 게 아니라, 현실정치와의 부단한 대화를 통해 새정치연합을 대체할 통합 야권 신당을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박주선 의원의 통합신당과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 등을 바라볼 때도, 당원과 국민, 언론은 현역 국회의원의 참여 여부로 성패를 판단하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에, 정치현실을 감안해 세(勢)와 명분 사이에 지혜로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황주홍 의원은 "(박주선·천정배 의원 등) 당 밖의 여러 신당 지도자들과 함께 공동의 조직을 만들어 하나의 신당으로 일단 통합하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하겠다"며 "밖에 있는 지도자들은 문재인 대표와 친노 기득권 세력들이 있는 한 함께 할 수 없다고 해서 나간 분들이기 때문에 하나의 공통분모가 있는 것이고 하나로 결속할 수 있는 기반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철수 의원이 기존 야권 정치인들과 함께 정치를 하게 되면 '새정치'의 아이콘이 되기 힘들지 않겠느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사실 그게 딜레마"라고 솔직히 수긍하면서도 "뺄셈의 정치가 아닌 덧셈의 정치로 가려면, 부분적으로는 수용이 될 필요가 있고, 현실과 부단하게 대화하고 타협하면서 지혜롭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