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문제 해결 촉구 "시간 얼마 남지 않은 피해자 할머니들의 한 풀어 드려야"
  • ▲ 지난해 3월 한중일 정상회담을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만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총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 지난해 3월 한중일 정상회담을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만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총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초 서울에서 열리는 한-일-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한 후 처음으로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경색됐던 양국 관계가 급물살을 타게 될지 주목된다.

    미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국과 미국: 새로운 지평을 여는 진화하는 동맹>을 주제로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연설을 했다.

    박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중추로 기능을 해온 한미동맹의 역할을 평가하는 동시에 한반도-동북아-글로벌 차원에서 양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베트남과 미얀마에 이어 쿠바까지 개혁개방의 길로 나서고 있고, 이란 핵협상도 타결됐지만 북한은 여전히 고립의 길을 고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일 한국은 평화의 산파이자 번영의 촉진자가 될 것이며, 통일을 토대로 업그레이드된 한미동맹은 인류를 위한 동맹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2주 뒤에 3년 반 동안 중단됐던 한-일-중 정상회의를 서울에서 주최할 예정으로, 이번 정상회의는 한-일 관계 개선에도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미-중 3자 협력도 새롭게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3각 외교는 양자관계와 다자협력 증진에도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TPP 가입 문제와 관련해선 "이미 TPP 10개 나라와 FTA를 체결한 한국은 TPP에 있어서 미국의 자연스런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밝혀 가입 의사를 거듭 공식화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한-일-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 측의 정상회담 개최 노력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고, 또 그것을 통해서 양자 간의 관계개선도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한-일-중 정상회의를 통해 한-일 양국 관계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을 깊이 논의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진전이 있으면 의미 있는 정상회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고 전제를 달았다. 우회적으로 일본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 국민이 굉장히 큰 관심을 갖고 있고 중요한 현안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 드려야 한다. 그분들이 이제 연세가 평균 거의 90세가 되시고 그 많던 분들이 47분밖에 남지 않아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적 연구기관인 CSIS는 외교·안보 문제를 전문으로 하는 초당파적 싱크탱크로, 미국의 전현직 고위인사들과 석학 등 미국의 각계 여론 주도층 인사 300여명이 이날 행사에 참석해 박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