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와일드카드 대결에서 넥센과 SK가 맞붙는다.

    7일 오후 6시 30분 목동야구장에서는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4위' 넥센 히어로즈와 '5위' SK 와이번스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펼쳐진다.

    올 시즌 맞대결에서 넥센은 SK에 8승 1무 7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으나 5위 경쟁에서 살아남은 SK의 상승세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넥센의 '창'이 SK의 '방패'를 뚫을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 닮은꼴 '4번타자' 박병호 vs 정의윤 "넘겨야 산다"

    올 시즌 초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박병호와 정의윤은 비교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박병호는 3년 연속 홈런왕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국가대표 4번타자였고, 정의윤은 LG에서 1군과 2군을 오가던 만년 유망주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주저 없이 박병호와 정의윤을 한 저울에 올려놓고 있다.

    박병호는 설명이 필요 없는 4번타자다. 2012년부터 올 시즌까지 4년 연속 홈런-타점왕에 올랐다. 2012년과 2013년은 시즌 MVP를 2연패 했으며, 2014년과 올 시즌에는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을 기록했다. 한 시즌 역대 최고기록인 146타점으로 '살아있는 전설' 이승엽마저 넘어섰다.

    정의윤은 SK의 새로운 4번타자다. 지난 7월 24일 LG에서 트레이드 된 후 14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9월에는 0.422의 타율에 9홈런 23타점으로 월간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정의윤의 활약이 없었다면 피말리는 5위 경쟁에서 SK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2005년 입단 동기인 박병호와 정의윤은 닮은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고교 최고 타자에서 만년 유망주로 전락했다가 팀 이적 후 거포 본능을 일깨웠다. 2011년과 2015년 LG를 떠난 박병호와 정의윤의 활약은 '데자뷰'라 부를 만하다.

    ▶ FA로이드 누가 터질까… 손승락 vs 정우람 "뒷문은 내가 지킨다"

    아마도 손승락과 정우람은 올 시즌 후 스토브리그를 가장 뜨겁게 달굴 선수들이다. 그만큼 국내 프로야구에서 마무리의 활약은 시즌 성적을 좌우할 만큼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군 제대와 함께 마무리투수로 전향한 손승락은 2013년 역대 2위 기록인 46세이브를 챙기며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만큼 최고의 클로저로 손색 없는 활약을 이어 왔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6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할 정도로 흔들린 것도 사실이다.

    벤 헤켄과 피어밴드 두 외국인투수를 제외하고는 믿을 만한 선발투수가 없는 넥센으로서는 손승락을 필두로 한 불펜 필승조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상황이다.

    반면 SK는 불펜 평균자책점이 4.57로 NC에 이어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마무리 정우람이 있다. 정우람은 올 시즌 7승에 16세이브 11홀드를 기록하며 SK 불펜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손승락과 정우람이 올 시즌 후 나란히 FA자격을 얻는다는 데 있다.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은 FA 몸값을 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 '수비의 꽃' 유격수, 김하성 vs 김성현 "실책은 곧 패배다"

    지난 시즌 넥센은 2승 2패로 팽팽하게 맞서 있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9회말 유격수 강정호의 실책으로 다잡은 경기를 놓치며 우승컵을 삼성에 헌납했다.

    그만큼 큰 경기에서 수비의 중요성은 백 번 강조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특히 '수비의 꽃'이라 불리는 유격수에게는 더욱 그렇다.

    올 시즌 실책 부문 1위는 SK 유격수 김성현(22개)이다. 공교롭게도 2위는 넥센 유격수 김하성(21개)이다.

    김하성의 공격력은 리그 최강이다. 타율 0.290에 19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강정호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김성현 또한 공격력에서는 남부럽지 않은 유격수다. 김하성보다 높은 0.297의 타율에 8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양 팀 감독이 두 선수에게 바라는 점은 아마도 홈런보다 견실한 수비일 것이다. 전문가들 또한 수준급의 투수들이 나서는 큰 경기에서는 예상치 못한 실책에서 승부가 갈릴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