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목포서 출마… 지도부 말 믿지 않아" 혁신위 요구 일축
  •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혁신안은 [당신들은 떠나도 좋다]는 신호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혁신안은 [당신들은 떠나도 좋다]는 신호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혁신위원회의 이른바 '인적 쇄신안'에 대해 "'당신들은 (당에서) 떠나도 좋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대표에 불과 2% 모자란 41%의 득표를 올렸으며, 아직도 대다수 당원들의 마음 속에서 '심정적인 당대표'인 채로 비주류·비노·호남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지도부와 혁신안에 대한 극도의 불신과 반감을 여과 없이 표출함에 따라, 새정치연합이 과거 2007년 열우당이 대붕괴하듯 탈당 엑소더스가 이어지며 '와지끈' 무너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지원 전 대표는 24일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당신들은 떠나도 좋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인데, 모두가 떠나면 총선 승리를 할 수 있으며 정권 교체를 할 수 있겠느냐"며 "혁신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일각에서) 처음부터 혁신위는 운동권 출신이고 친노와 가깝다고 할 때도 나는 혁신위는 진보적인 분들이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서 지지했었고, 혁신위가 실패했다고 할 때도 나는 꼭 실패했다고 규정하지는 않았다"며 혁신위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했다.

    전날 혁신위가 조경태 의원을 해당행위자로 규정하며 당적 박탈 등 강력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매도한 것과 관련해서는 "분열로 길이 아닌 통합·단결의 길로 가야 한다면서 마치 보복하는 것처럼, 자기 편은 감싸고 비판한 편은 이러한 결론을 내려놓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이어 "조경태 의원의 언행에 대해 해당행위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그 어려운 부산에서 3선을 한 국회의원인데, 이런 의원을 그렇게 대접한다면 당에 누가 올 것이며,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는 정당이라고 수권 정당으로서의 능력을 의심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혁신위와 혁신안을 강도 높게 비판한 박지원 전 대표는 화살을 문재인 대표에게로 돌렸다.

    박지원 전 대표는 "순서로만 이야기해도 정동영·천정배·박준영·김민석·박주선 등 우리 당의 중진이자 지도자들이 떠나고 있지 않느냐"며 "야권 통합을 위해 돌아오는 당이 돼야 하는데, 떠나는 당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을 비판하며, 지도부에 대한 불신을 공공연히 드러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을 비판하며, 지도부에 대한 불신을 공공연히 드러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문재인 대표를 정점으로 하는 친노 지도부에 대한 심화된 불신을 표출하기도 했다.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하급심 유죄 판결자의 공천심사 배제를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에 배석하는 새정치연합 핵심 당직자는 "'다 나가라'는 말이 아니냐는 발언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표는 "공천관리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구제하는 제도가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달랬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지원 전 대표는 "그런 (구제하는) 제도적 규정이 있지만, 선거에 나갈 사람을 여론재판으로 몰아넣으면 당에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고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공천을 받는 사람은 당을 대표해서 선거라는 전장에 나가는 사람인데, 공천심사 과정에서 이미 되느니 안 되느니 하며 정밀심사를 하고 도마 위에 올려놓고 의결을 하는 것 자체가 흠을 드러내는 꼴이기 때문에 사지로 떠미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내심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어제 지도부에서 전화가 와서 '박지원 대표는 우리 당에 필요하기 때문에 절대 그런 (나가라는) 내용이 아니라고 했지만, 이것을 믿지 않는다"며 "그런 것을 믿지 않고, 내가 어떻게 하느냐는 당이 나에게 어떻게 하느냐에 따르겠다"고 압박했다.

    이처럼 박지원 전 대표가 친노 문재인 대표와 김상곤 혁신위에 대한 불신을 공공연히 표출함에 따라, 향후 정치적 행보가 주목을 받게 됐다. 박지원 전 대표는 문재인 대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노회한 정치력과 남다른 정보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2·8 전당대회를 통해 당내 비주류의 구심점으로 입지를 확고히 했다.

    또, 전남 목포는 물론 무안·신안 등 인접 지역구와 호남 전역에서 '친노와 결별한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민심이 아우성이기 때문에 박지원 전 대표가 깃발만 들 경우 순풍에 돛단 듯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처럼 자신의 향후 정치적 진로가 관심을 모으는 것과 관련해 박지원 전 대표는 "화요일부터 열심히 (목포에) 내려와 있고, 추석이 끝난 다음에 올라갈 것"이라며 "(내년 총선은) 당연히 (목포에서) 출마한다"고 지역구를 사수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나아가 "당에서 그렇게까지 (나를 공천에서 배제)한다면 더 불행해지기 때문에 그러한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처음부터 탈당하겠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정치는 생물이니까 모르겠다"고 정치적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