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 크러쉬(Girl Crush)’란 말을 들어보았는가. 이는 여자가 여자에게 받는 ‘충격’이다. 언제 어디서든 당당한 카리스마를 내뿜어 ‘동경’을 넘어서 ‘설렘’을 느끼는 것.

    21일 네 번째 솔로 앨범 ‘에이플러스(A+)’로 컴백한 현아가 남심은 물론 여심사냥까지 나섰다. 앞서 공개한 트레일러에서 그는 ‘작정하고’ 나온 듯했다. 이번에도 현아는 ‘섹시’ 콘셉트를 선보였지만 오히려 음악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현아는 그 기대에 보답하듯 솔로 앨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 ▲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잘나가서 그래’는 서재우, 빅싼초, 손영진 오빠 세 분이 ‘요즘 현아는 잘나가서 바빠’란 얘기를 나누다 탄생됐어요. 곡을 받고 ‘잘나가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드리고 싶었죠. 잘나가는 사람이 돼서 잘 노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제대로 일탈했어요.”
    현아의 바람은 ‘잘나가서 그래’ 트레일러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상반신을 노출하는가 하면 홈 파티에서 술을 마시고 진한 스킨십을 하는 등 과감한 모습을 보였다.
    “사실 제가 술을 못해요. 몇 잔만 마셔도 온몸이 붉게 달아올라 체질에 맞지 않아요. 평소 쉴 땐 집에서 수박 먹고 영화보고 하는 것을 좋아해요. ‘잘나가서 그래’를 듣고 놀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가장 예쁜 나이에 일탈을 해보지 않으면 언제 해볼까란 생각에 거부감 없이 놀았어요. 한국에서 촬영했다면 상상도 못할 일이죠. 미국이니까 주변 분위기, 환경을 신경 쓰지 않았어요. 영상을 보니 너무 잘 놀아서 제 자신에게 놀랐던 것 같아요. 연기가 아닌 것 같아 걱정이 되네요.(웃음)”
    현아는 이번 앨범 트레일러뿐만 아니라 재킷 촬영, 그리고 작사까지 전반적으로 참여했다. 포부가 돋보이는 ‘RUN&RUN’, 세상살이를 놀이하듯 유쾌하게 표현한 ‘얼음 땡(ICE ICE)’의 가사는 현아만의 색깔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미리 적어놓는 꼼꼼한 성격이 아니에요. 상황에 따라 영감을 받고 떠올리죠. 트랙리스트의 분위기와 흐름을 보고 집중해서 작업해요. ‘RUN&RUN’ 가사는 녹음실에서 엄마와 전화통화를 마치고 썼어요. 엄마를 ‘RUN(런)’에 비유해서 ‘오늘도 엄마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간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얼음 땡’은 지담이와 작업실 안에서 놀면서 썼어요. 가사 자체가 나는 도망가고 너는 잡고, 평소에 쓰는 말을 넣었어요. 재밌는 요소들이 섞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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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2010년 첫 솔로 활동을 시작한 현아는 줄곧 ‘섹시’ 콘셉트를 유지했다. ‘체인지’, ‘버블팝’, ‘아이스크림’, ‘빨개요’ 등에서 보여준 이미지는 ‘패왕색’이란 수식어까지 얻었다. 왜 현아는 섹시를 선택하고 고집하는 것일까.
    “매 앨범마다 나오는 얘기에요. 섹시 콘셉트가 식상할까봐 걱정을 많이 해요. 늘 똑같을까봐. 그럴 때마다 ‘난 무엇을 잘 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채찍질해요. 채찍질할 때 성장하니까. 무작정 섹시 콘셉트만 추구하는 것은 아니에요. 섹시함과 노출을 표현할 땐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곡에는 스토리와 맥락이 있어요. 전체적인 분위기, 고조되는 상황 등이 맞아야 합당한 표현인거죠.”
    현아는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어떤 면이 자신을 빛내고 돋보이게 하는지 말이다. “청순한 이미지에 도전하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시도는 할 수 있지만 대결에서 이길 자신이 없네요”라 대답했다. 강점과 약점을 꿰뚫고 스스로 평가했던 것.
    “저는 보컬로서의 자질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호불호가 갈리는 목소리기 때문에 목소리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요. 다른 분들이 서포트 해줘야하죠. 어려움에 부딪힐 때가 많아요. 그럴 때마다 더 잘하려고 해요. 저의 보컬 톤이 어울릴 수 있고 소화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배우고 노력하죠. 지난 앨범부터 자신감을 얻은 것 같아요.”
    그의 노력은 4개월 동안 준비한 ‘잘나가서 그래’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그저 ‘섹시’하기만한 현아가 아닌 전체적인 스타일과 분위기가 바뀐 현아였다.
    “평소 스타일링에 관심이 많아 계속해서 공부를 해요. 옛날에 했던 것들을 요즘 스타일로 재해석해 믹스매치 하죠. 예전에는 립 컬러를 레드만 고집했어요. 요즘은 전체적인 메이크업 색상에 맞는 립 제품을 찾아요. 저의 바뀐 것들을 봐주셨으면 좋겠고 트렌드를 함께 공유하고 싶네요.”
  • ▲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주기적으로 솔로 앨범을 내지만 이번만큼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컴백했다. 올 여름 가요계를 강타할 것을 예고한 현아. 1위 공략 또한 색다른 시도였다.
    “저의 솔로 활동을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하고 꾸준히 준비해요. 솔로 활동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책임감이 느껴지죠. 이에 보답하고자 ‘잘나가서 그래’가 음원차트나 음악방송에서 1위를 한다면 명동에서 ‘프리허그’를 하고 싶어요. 기쁜 마음으로 안아 드릴 것 같아요.”
    현아는 오랫동안 준비한 것들을 무대 위에서 터트리지 못한다면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무대 위에서 만큼은 내가 제일 잘 나간다”는 생각으로 임한다는 현아. 그의 당당한 모습은 ‘걸 크러쉬’의 선두주자가 아닐까 싶다.
    “이번 앨범명이 ‘에이플러스’에요. 칭찬받고 싶다는 의미가 담겼죠. 자극적인 요소에만 가려지지 않고 대중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저의 무대를 보고 ‘속 시원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매료시키고 싶은 욕심이 나네요. ‘현아’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건강하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 시원한 이미지가 떠올랐으면 좋겠어요. 말로 하는 것보다 보여드리고 싶어요. 무대를 보고 판단해주세요. 참, 방송사마다 선보이는 컴백무대가 다르니 놓치지 마세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