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뷰티 인사이드’의 개봉을 앞둔 한효주와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감독 백종열)’에서 배우 한효주는 감성적이고 여성적인 이수역으로 분했다. 영화와는 달리 실제로 만난 한효주는 이미지는 청초했지만 털털하고 유쾌한 모습이 대조적 이었었다.

    그에게 이번 ‘뷰티 인사이드’의 연기가 어땠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한효주는 "21명의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는 우진을 사랑하는 이수를 연기하면서 인간의 내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CF를 시나리오화 한 것이 잘 표현될까? 영화가 ‘잘 표현되지 못하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도 함께 있었어요. 그렇지만 다행히 이번 영화가 나름대로 표현이 잘 나타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작품이에요”라고 말했다.


    이어 한효주에게 이수역에 출연계기를 물었다. "그는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참신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그 부분이 가장 중요한 이유였던 것 같아요. 백종열 감독님이 섭외에 대한 러브콜을 보내셨을 때는 ‘왜 나를 선택하셨을까?’ 라는 의문도 솔직히 조금은 들었어요(웃음) 감독님은 제가 왠지 잘 견딜 것만 같아서 제의를 하신 것 같지만(웃음). 예전에 드라마 ‘동이’에 출연했을 때 밤샘 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인내심을 갖고 견뎌야만 했거든요. 아마도 그때의 모습을 인상 깊게 봐주셔서 섭외하게 되셨던 것 같아요” 라고 말했다.

    이렇게 인터뷰하는 한효주는 시종일관 신중하고 겸손한 자세였다. '마리아'를 연상케 했던 영화 속의 이수처럼 그는 상냥하고 따듯한 면모를 풍기며 작품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그에게 이번 ‘뷰티 인사이드’에서 극의 전개상 ‘수많은 우진’을 상대해야만 했던 부분에 대해 물었다. 

    한효주는 "촬영 현장에서 이수의 '진짜 마음'이 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캐릭터와 동화되려는 시도를 했었다고 표현해야 될까요. 아무래도 같은 여자로서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있어 자연스럽게 다가온 부분들도 많이 있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장르가 판타지 로맨스이기 때문에 조금 계산된 연기가 필요하지는 않을까 그런 판단도 들었지만 제작진 분들이 배려를 많이 해주신 덕분에 순차적으로 감정이 조금씩 쌓여 가더라구요. 점점 더 축적이 된다고 해야 될까요. 그래서 나중에는 연기라는 생각보다 마치 나의 일, 나의 마음처럼 느껴지면서 다행히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의견을 덧붙였다.

  • 그는 제작진에 대한 감사의 표현을 잊지 않았다. ‘뷰티 인사이드’에서 가장 소중하게 얻은 점을 ‘배려가 많은 현장’이라고 표현했을 만큼 한효주는 감독을 비롯한 고생한 스텝들에게 고마움을 느낄 줄 아는 배우였다. 더불어 자신의 역할보다 우진 역을 맡은 다른 배우들이 더 고생이 많았을 거라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했다. 

    이런 ‘수많은 우진’과의 촬영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을 한효주는 "라스트 키스신"이라고 얘기했다.

    “영화의 후반부에 그동안 우진 역을 거쳐갔던 배우 분들과 키스신을 하는 장면이 있어요. 생각해보세요. 제 앞에 수십 명의 상대 배우 분들이 일렬로 대기하고 있는 거예요. 서로 ‘잘 부탁드립니다’ 인사하고는 바로 키스하고 다시 또 다가오고 정말 특별하면서도 특이했던 기억이죠(웃음).왜냐면 현실 속에서는 그런 일이 불가능하잖아요. 나중에 알았지만 키스신을 촬영하기 전에 남자 배우 분들이 화장실에 가셔서 일제히 가글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그도 그럴 것이 단 하나의 장면을 위해 한 여자가 수십명의 남자와 키스신을 찍는 경우는 아마 ‘뷰티 인사이드’ 밖에 없어서 그렇겠죠? 아마도 '우진'이라는 사랑스러운 캐릭터 때문에 가능했던 일 같아요”

     

  • ‘뷰티 인사이드’에서는 배우 박서준, 이진욱, 서강준, 김주혁, 유연석을 비롯해 쟁쟁한 배우들이 우진 역으로 분했다. 단 하나의 배역을 위해 주연급 배우들이 출연을 결정한 것. 게다가 영화 속에서는 잠을 자고 일어나면 변신하는 캐릭터의 특성 때문에 실제 촬영 분량은 짧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배우들이 출연을 고사하지 않은데는 특별한 사연이 있어 보인다.

    “제작사인 용필름 임승용 대표님의 힘이 컸던 것 같아요. 우진 역으로 출연을 결정하신 많은 배우 분들도 아마 대표님과의 신뢰 때문에 그랬던 것 아닐까 싶어요. 평소 배우 분들이랑 인간적으로도 친분이 깊으시고 또 제가 같이 일을 해보니까 왜 그런지 알 것 같았어요. 좋은 분이시고 다음에도 같이 작업하고 싶은 그런 제작사인 것 같아요”

    한효주에게서 자신을 높이기보단 다른 사람의 장점을 관찰하고 칭찬할 줄 아는 배우로서의 강점이 보였다. ‘뷰티 인사이드’는 내면의 아름다움에 대해 얘기하는 영화다. 실제로 이성을 만날 때도 내면의 아름다움을 더 중시할까 물었다.

    이어 그는 “솔직히 외모도 훈훈하면 좋죠(웃음). 맨 첫 번째로 우진 역을 맡았던 박서준씨처럼 가구도 잘 만들고 음악도 좋아하고 외모까지 훈훈하면 사실 금상첨화죠. 하지만 만약에 둘 중에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내면인 것 같아요. 특히 이성을 볼 때는 순하고 착한 심성을 중신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자신의 일에 열정을 쏟는 사람. 한 가지 일에 집중하고 그런 모습들이 아름답고 멋있다고 해야 될까요? 그리고 내면이 밝은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같이 작업하고 싶은 감독이 누구인지 물었다. “아마 대한민국 배우라면 누구나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봉준호 감독님, 박찬욱 감독님. 그리고 최근에 개봉한 ‘암살’의 최동훈 감독님,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님. 사실 모두 한번쯤 꼭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분들이에요. 무엇보다 이창동 감독님의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요. ‘밀양’도 굉장히 인상 깊게 봤고 특히 이창동 감독님의 ‘시’를 너무 좋아하거든요. 감독님은 뭐랄까 정말 작품을 작품답게 만드시는 분 같아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이창동 감독님과 같이 작업해보고 싶어요” 라고 말했다.

    한효주는 그동안 자신이 좋은 배역들을 맡게 된 이유에 대해 “실력보다 운이 좋았다”라고 대답할 정도로 겸손함을 가진 배우다. 또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에 섭외가 됐을 경우 ‘정말 감사하고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할 만큼 긍정적인 면모도 가지고 있다. 마치 ’뷰티 인사이드‘의 이수가 그렇듯이 그는 내면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여배우였다.

    이런 한효주를 완벽 빙의한 듯한 이수를 보고 싶다면 '뷰티 인사이드'를 보러가는 것은 어떨까 8월20일 개봉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