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영남 김수미ⓒ뉴데일리
    ▲ 조영남 김수미ⓒ뉴데일리

    가수 조영남과 배우 김수미가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에서 벌인 지나친 행동으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렸다.

    지난 13일 진행된 KBS2 새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 도중 가수 조영남은 배우 김수미와 언쟁을 벌이던 중 갑자기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겠다며 기자회견장을 박차고 나갔다. 당시 자리에 있던 출연자,제작자,취재진들 모두 조영남의 돌발행동에 적잖이 당황했다.

    순식간에 현장의 분위기는 싸늘해졌고, 이날 사회를 맡았던 조우종 아나운서와 윤고운 PD는 조영남을 붙잡으며 어쩔 줄 몰라했다. 지난 4월 파일럿 형태로 시작한 이후 호평을 받으며 정규프로그램으로 편성되는 보기 드문 성과를 이뤄낸 ‘나를 돌아봐’의 힘찬 출발을 다짐하는 자리는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사건의 발단은 조영남에서 시작됐다. 조영남은“경쟁이 심한 금요일 시간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프로그램이라고 딱 집어 말하진 못하겠지만 한 프로그램 정도는 이겨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서 “출연하는 세 팀 중에서 시청률이 가장 떨어지는 팀이 하차하기로 했다"라고 하며 매니저 이경규에게 동의를 구했지만 이경규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는 반응을 보이며 “조영남 형님만 하차하시는 걸로 하겠다"라고 말했다. 

    듣고 있던 김수미는 “파일럿 방송 당시 세 팀중에 분당 시청률이 가장 저조했던 팀은 이경규와 조영남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조영남은 발끈하며 “내가 이 나이를 먹고 면전에서 이런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라며 “오늘 이 자리에서 하차하겠다”는 폭탄 선언을 했다. 

    김수미는 이 같은 발언에 당황하지 않고 “후배라도 옳은 소리를 하면 인정을 하고 받아들여야한다"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조영남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퇴장했다. 좀처럼 볼 수 없는 황당한 상황에 현장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조우종 아나운서는 “조영남 선생님이 다음에 저와 라디오 스케줄이 있으신데 저를 두고 먼저 가버리셨다"라며 농담 섞인 말투로 사태를 수습해보려 했지만 돌이킬 수 없었다. 
    김수미도 계속해서 언짢은 감정을 표출하며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조영남과 김수미는 흔히들 말하는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어른이다. 
    조영남은 1945년생으로 올해 71세, 김수미는 1949년생으로 67세다. 
    그러나 이들이 전날 보여준 행동은 그저 나이만 먹은 미성숙한 어른에 불과했다. 
    프로그램의 가장 연장자로서 출연자들과 좋은 분위기를 이끌어가지는 못할 망정 까마득하게 어린 후배 이홍기가 지켜보는 가운데서 촌극을 벌였다.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는 모습은 방송을 수십년 해온 사람들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만큼 충격적이었다.

    이후 제작진은 조영남을 다시 설득해 프로그램을 차질없이 촬영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시작부터 틀어진 분위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나를 돌아봐’는 타인의 입장이 되어서 내가 했던 행동들을 똑같이 겪어보며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자아성찰 리얼리티를 표방하고 있다.

    조영남과 김수미는 애초에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보다 책임감있고 성숙한 태도가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