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미네이터’가 한층 더 강력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초대형 블록버스터 액션, 3D를 한데 모아 더욱 치열해진 시나리오로 왕의 귀환을 알렸다.
    2029년 인류는 또 한 번 위기를 맞게 된다. 로봇 군단 스카이넷이 인간 저항군의 리더 존 코너의 어머니 사라 코너(에밀리아 클라크)를 제거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시간 여행을 감행한 것. 이에 맞서 존 코너(제이슨 클락) 또한 자신의 부하 카일 리스(제이 코트니)를 과거로 보내게 된다. 이후 이들은 각각 과거와 미래인 2017년과 현재를 넘나들며 의외의 적수와 마주친다. 초강력 로봇 T-3000으로 변화되어 나타난 존 코너와 맞서게 된 것. 이로 인해 세 사람은 인류의 평화를 두고 또 한 번 숨 가쁜 싸움을 벌이게 된다.
  • 시즌 리부트 격으로 알려진 이번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이하 ’터미네이터5‘)’에서 돋보이는 건 전작 대비 섬세해진 드라마에 있다. 이번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앨런 테일러 감독은 가족과 인류애, 멜로감을 덧입혀 ‘터미네이터’를 다시 태어나게 만들었다.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와 등장인물들은 지난 영화와 변치 않는 관계도를 보였지만 거기에 새로운 상황을 추가했다. 인류의 영원한 위협 대상 스카이넷, 그 탄생을 막기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벌이게 만든 것.
    그 속에서 존 코너의 기계화 된 모습은 충격적인 반전과 더불어 드라마 전개에 힘을 보태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인류의 희망이었던 강력한 리더가 악인이 되었을 때 그 힘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고, 역대 최강급 악당의 탄생을 알리게 만들었다.
    이와 대비돼 T-800(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노화된 모습은 ‘영원한 영웅은 없다’는 현실감을 안겨주었다. “기계도 늙는다”고 말하던 그는 기계 오작동을 일으키는가 하면 진화된 기계 인간 존 코너에 밀려나는 모습을 보여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낸 것.

    20대의 사라 코너를 연기한 에밀리아 클라크 또한 카일 리스 역을 맡은 제이 코트니와 묘한 멜로 연기를 펼치면서 극의 전개에 힘을 실어줬다. 앨런 테일러 감독은 액션 영화에서 자칫 지나치면 반감 요소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멜로 라인을 적재요소에 분배, 전쟁과 사랑 이야기의 균형을 절묘하게 맞춰 영화의 뿌리인 액션 요소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극 초반 아시아 스타 이병헌의 10분 액션 또한 쫓고 쫓기는 추격전에 화려함을 더했다. 그는 사라 코너 제거의 임무를 수여받은 액체금속 로봇 T-1000으로 등장, 한 번 접촉한 물체로 완벽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신체를 금속으로 변화해 액션이 진행되는 내내 진땀나는 긴장감을 선보이며 감초 역할을 해냈다.

    반면 아쉬움이 남는 등장인물도 있다. 33년간 끈질기게 터미네이터의 존재를 쫓아온 오브라이언(J.K 시몬스)는 극 중간 존재감을 드러냈다가 희미한 모습으로 퇴장, 등장 가치에 의문만 남기게 만들었다.



올 여름 화려한 블록버스트의 귀환을 알린 ‘터미네이터5’. 영화 속에서 중요한 소재인 시간 여행처럼 그들은 또 한 번 관객들을 찾아 시간 초월 여행에 나섰다. 이어 그 노력이 빛을 발휘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관객몰이가 기대되는 시점이다.

한편 ‘터미네이터5’는 29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얼론 시사회에서 첫 베일을 벗은 가운데 오는 7월 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