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희생하지 않는 발전?…옷 벗기 싫은 체육인들불편한 사실은 '나몰라'…이상적인 통합 목표만 '강조'
  • ▲ 대한체육회 자료사진.ⓒ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 대한체육회 자료사진.ⓒ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뉴데일리 스포츠】엘리트 체육인 육성을 담당하는 대한체육회와, 비전문 체육인들의 권리를 대변하는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 작업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은 한국도 엘리트와 생활 체육을 하나로 통합해 미국, 독일, 일본 등과 같은 스포츠 선진국으로 나아가자는게 목표다. 정부와 국회, 체육계가 모두 한 마음으로 법안까지 통과시켰다. 

    지난 3월27일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체육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해 공포됐다. 문화체육관광부, 국회, 대한체육회, 국민생활체육회 관계자들은 스포츠 선진국으로 나아가는데 꼭 필요한 체육회 통합을 적극 환영하는 듯 했다. 

    하지만 체육계 통합이라는 발전적 방향, 즉 이상적인 목표에는 모두가 합의했지만 실질적인 통합에는 소극적이다. 두 단체의 통합에는 '희생'이 따른다. 두 단체가 하나가 되려면 사라지는 부서도 옷을 벗는 직원도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그 희생을 눈 앞에 두고 모두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누가 더 희생할 것인가를 놓고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는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정부와 국회도 두 단체의 통합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지만 산 너머 불구경하듯 3개월간 방관했다. 

    통합 실무를 담당할 통합준비위원회 구성 마감일이 임박했지만 아직까지도 마무리하지 못했다. 통합준비위원회 구성은 법안이 공포된 지난 3월27일부터 3개월 이내인 오는 27일까지 마감해야 한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은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르면 2016년 3월27일까지 끝나야 한다. 할 일도 많고 가야할 길도 멀다. 내년 8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앞두고 통합된 체육단체 출범을 목표로 법안까지 만들었지만 정부, 국회, 체육계 그 누구도 법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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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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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데일리 스포츠】현재 대한민국 체육계의 최대 이슈는 '통합체육회'의 출범이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로 나눠져 있던 체육단체를 하나로 통합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지난 3월3일 국회 본회를 통과, 3월27일 공포됐다. 법에 따라 두 단체의 통합은 2016년 3월27일까지 마무리 된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은 이미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었다. 국민생활체육회가 먼저 대한체육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유치한 대한민국 국민들은 스포츠에 직접 참여하고 싶다는 열망을 갖기 시작했다. 1989년 취미로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이 동호회를 만들기 시작했고 1991년 국민생활체육회라는 전국 조직이 탄생했다. 

    대한민국의 경제가 발전하면서 생활 체육을 즐기는 국민들도 점점 늘어났다. 취미로 스포츠를 즐기는 생활 체육인들은 엘리트 선수들 못지않은 장비를 구매하기 시작했고 단순한 취미지만 제대로 된 훈련과 기량을 발전에도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생활 체육인들은 엘리트 선수 출신과 교류하며 비정기적으로 훈련을 받기도 하고 지도자로 모시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기도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입장에서도 은퇴한 엘리트 체육인들이 생활 체육 지도자로 진출하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체육 현장에서는 이미 자연스럽게 국민생활체육회와 대한체육회의 융합이 일어나고 있다. 

    피할 수 없는 변화…'From 엘리트 to 생활 체육' 

    체육 현장에서는 이미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서로 도움을 주고 있다. 엘리트와 생활 체육인들을 통합된 조직에서 관리한다면 엘리트 체육인과 생활 체육인들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 진다. 

    문화체육관광부, 국회, 대한체육회, 국민생활체육회는 엘리트와 생활 체육인들의 교류가 체육계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엘리트 체육인들은 은퇴 후 생활 체육 지도자로 진출하면서 삶의 질이 올라간다. 생활 체육인들도 엘리트 선수 출신 지도자들에게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생황 체육의 질적인 발전은 한국 스포츠의 한 단계 발전을 의미한다. 성적을 위해 운동을 했던 엘리트 체육에서 건강을 위해 스포츠를 즐기는 생활 체육으로의 발전은 긍정적인 변화다. 또 이 변화는 우리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오늘의 스포츠 강국이 된 것은 엘리트 스포츠의 역할이었지만 우리도 경제 발전을 이룩한 나라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올림픽 인기 저하를 피해갈 수는 없다. 엘리트 스포츠 선수가 되고자는 학생 선수들이 줄어들면서 대한체육회는 국가대표 선수를 선발하고 키워내는데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스포츠 선진국으로 불리는 미국·독일·일본 등이 생활 체육의 질을 높이고 생활 체육 현장에서 국가대표를 발굴해 키우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모두 경제 발전을 통해 엘리트 체육의 한계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체육 행정가 밥그릇 싸움 '통합체육회' 제자리걸음

    대한민국 정부가 생각한 체육 발전 방향은 명확하다.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있는 나라의 수준에 맞는 변화를 준비하는 것이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일원화는 그 변화를 준비하는 가장 기초가 되는 작업이다. 

    정부가 올바른 방향을 제시했지만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는 통합의 주도권을 놓고 미묘한 갈등을 빚고 있다. 두 단체가 통합하면 옷을 벗어야 하는 사람들이 생기게 된다. 주도권을 쥔 단체가 사람을 덜 잃게 된다. 주도권은 결국 밥그릇 싸움을 의미한다.  

    이는 대한민국 체육 발전을 위해 꼭 해야 할 체육회 통합을 자신들의 이해관계에서만 생각하고 있는 체육 행정가들의 후진성이 엿보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는오는 26일까지 통합준비위원회 구성을 마쳐야 한다. 이는 법이 정한 마감 시간이다. 

    통합준비위원회 구성에서 주도권 싸움의 핵심은 통합준비위원 비율에 있다. 대한체육회에서 3명, 국민생활체육회에서 3명, 문화체육관광부에서 3명, 국회에서 2명을 각각 추천해 총 11명으로 구성될 예정이었지만 대한체육회가 3명 이상의 추천권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통합 작업이 멈췄다. 

    대한체육회는 그동안 한국 체육 발전에 기여한 측면에서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동일한 추천권을 가지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직의 규모에서 소수 엘리트 체육 단체인 대한체육회를 압도하는 국민생활체육회도 추천인을 양보할 생각은 없다. 

    대한민국 체육을 이끌어갈 하나의 단체가 절실하지만 하나가 되어야 할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는 서로의 이해만을 내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