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만 394억, 하루에 1억원 꼴... 인스타그램 사진 한 장만으로 4억원대 수입
  • ▲ 2016년 포르투갈 마데이라 국제공항 명명식에서 공개된 메아누엘 산투스의 호날두 흉상(왼쪽), 새로운 흉상(오른쪽). ⓒ 연합뉴스
    ▲ 2016년 포르투갈 마데이라 국제공항 명명식에서 공개된 메아누엘 산투스의 호날두 흉상(왼쪽), 새로운 흉상(오른쪽). ⓒ 연합뉴스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의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레알 마드리드가 1-0으로 앞서고 있는 후반 19분, 유벤투스 문전 중앙에서 호날두가 점프를 시도했다.

    다니엘 카르바할이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띄운 공을 향해 몸을 날린 호날두는 벼락 같은 오버헤드킥을 날렸다. 지면에서 1.41m 가량 솟구쳐 오른 호날두는 순간적으로 몸을 뒤집어 더 높은 타점에서 슈팅을 날리는 묘기를 선보였다.

    이날 호날두는 2.83m 높이에서 볼을 찬 것으로 나타났다. 골대 높이(2m44㎝)와 거의 차이가 없는 지점에서 호날두가 골을 성공시키자 유벤투스 홈에서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호날두의 골로 패색이 짙어지는 순간이었지만, 눈 앞에서 펼쳐진 그림 같은 골에 유벤투스 팬들은 진심어린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경기가 끝난 뒤 호날두는 "오늘밤은 내 커리어에서 최고의 순간이 될 것"이라며 "유벤투스처럼 훌륭한 팀의 팬들이 나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쳐줬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때부터였을까. 레알 마드리드와 결별한 호날두는 친정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프랑스 명문 '파리생제르맹'이 아닌 '유벤투스'를 차기 행선지로 낙점했다. "유벤투스 팬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받았다"고 말한 호날두는 3개월 뒤 그들에게 '유벤투스 이적'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안겼다.

    "호날두가 온다" 이탈리아 축제 도가니

    11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33)가 유벤투스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탈리아는 거의 축제 분위기에 접어 들었다는 후문이다.

    수년 전부터 AC밀란, AS로마, 인터밀란 등 과거 '세리에A'를 대표하는 구단들이 재정난에 시달리면서 이탈리아 축구는 영국의 프리미어리그나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 독일의 분데스리가 등에 밀려나는 수모를 겪어왔다. 구단의 재정난은 스타급 선수들의 이탈로 이어졌고 자연히 리그 경기력까지 저하되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됐다.

    챔피언스리그 성적도 신통치 않았지만 이탈리아 대표팀이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마저 실패하면서 현지 축구팬들의 자존심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호날두가 세리에A로 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 팬들은 드디어 잃어버린 위상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며 기뻐하는 모습이다. 현지 주요 일간지들도 호날두의 유벤투스 입단 소식을 대서특필하며 이같은 기대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 주부터 '호날두 영입설'이 나돌면서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 '유벤투스'는 이날 호날두의 이적이 공식화 되자 주가가 5% 이상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날두의 등번호 'No.7'이 새겨진 유벤투스 유니폼도 벌써부터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밀라노에 위치한 유벤투스 스토어에는 호날두의 티셔츠를 사기 위한 행렬이 줄을 잇고 있으며 온라인 스토어도 접속자 폭주로 접근 자체가 힘든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보다 유리한 이탈리아 조세 제도

    호날두가 유벤투스에 새 둥지를 틀기로 결심한 건 지난 4월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받은 '감동'이 남아 있기도 했겠지만, 무엇보다 유벤투스가 제안한 막대한 자금이 그의 마음을 사로 잡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호날두와 4년 계약을 맺은 유벤투스는 그에게 세후 3,000만 유로(약 394억원)의 연봉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벤투스의 유니폼을 입는 것만으로도 매일 1억원의 거금이 그의 손에 들어온다는 얘기.

    물론 라이벌 메시의 연봉(923억원)과 비교하면 결코 많은 금액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외국인 선수들에게 유리하게 개편된 이탈리아 조세 제도를 감안하면 호날두 입장에선 스페인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초상권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새롭게 바뀐 이탈리아 회계법에 따르면 자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선수의 경우 최대 10만 유로(약 1억 3,000만원)만 지불하면 나머지 수익은 선수가 모두 챙길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날두는 최근 초상권 수익 일부를 탈세했다는 혐의로 스페인 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에 벌금 1,880만 유로(약 245억 6,500만원)를 부과 받은 바 있다.

    가난한 유년 시절, 축구가 유일한 희망

    유벤투스가 호날두를 붙잡아 두기 위해 4년간 쏟아부어야 할 돈은 4,4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적료(약 1,308억원)만 놓고 보면 역대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호날두는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1장 올릴 때마다 4억 6,000만원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히 걸어다니는 기업이라 부를 만한 수준이다.

    하지만 호날두의 어린 시절은 지금과 너무 달랐다. 알코올 중독 환자인 아버지와 청소부 어머니 밑에서 자란 호날두는 밥을 제대로 못 먹어 또래보다 체격이 왜소했던 아이였다.

    포르투갈의 '마데이라'라는 작은 섬에서 태어난 호날두에게 축구는 전부였다. 장남인 형이 일찌감치 마약 중독에 빠지는 바람에 호날두는 온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신세가 됐다. 이같은 부담감 때문인지 호날두는 어릴 적부터 지독한 연습 벌레였다고 한다.

    7살 때부터 축구공을 차기 시작한 호날두는 절치부심 노력 끝에 11살의 어린 나이에 스포르팅 리스본에 입단하는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선천적으로 빨리 뛰는 심장이 문제였다. 가족들은 없는 살림을 탈탈 털어 호날두에게 심장 수술을 받게 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결국 18세에 멘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게 발탁되면서 그는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