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반대라면서도… 굳이 질의 끝나길 기다렸다가 악수 나눠
  • ▲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황교안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서 앉아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황교안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서 앉아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마지막 3일차를 맞이한 가운데, 황교안 후보자의 고등학교 동기동창인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이 외로운 반대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황교안 후보자와 이종걸 원내대표, 노회찬 전 의원은 경기고 72회 동기동창이다. 특히 세 사람 모두 문과로, 황교안 후보자와 이종걸 원내대표는 같은 반 친구이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교안 후보자는 2007년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으로 재직할 무렵 노회찬 의원에게 정치후원금 10만 원을 낸 전력도 있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러한 인연을 감안할 때, 이종걸 원내대표와 노회찬 전 의원이 인준 반대를 고집하는 것을 '동기의 배신'으로 묘사하는 지적도 나온다. 야당이 이른바 '19금' 자료를 열람하고도 근거 없는 의혹 제기 외에 뚜렷한 공격 포인트를 찾지 못하고 있어, 국민 여론도 인준 찬성 쪽으로 기울고 있는 마당에 반대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속개된 황교안 총리 후보자의 3일차 인사청문회에 증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노회찬 전 의원은 황교안 후보자의 총리 적합성을 묻는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의 질문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전혀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노회찬 전 의원은 김광진 의원이 거론한 이른바 '삼성X파일 사건'을 가리켜 "(당시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수사팀을 지휘해 무혐의 처분을 한) 황교안 후보자가 공정한 법 집행을 하지 않았다"며 "문제가 제기된 사람들은 제대로 수사하지도 않고, 수사를 촉구하고 보도한 사람만 처벌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2005년 12월에 황교안 당시 서울지검 2차장은 이미 수사하더라도 공소시효를 지났다고 하더라"며 "당시 녹취록 내용으로 봐서는 1회만 지급한 것이 아니라 추가로 지급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공소시효는 연장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회찬 전 의원과 같은 당적을 갖고 있는 정의당 박원석 의원도 질의에 나서, 증인의 후보자 부적격 발언을 유도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9일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국회본청 245호에 들어와 방청석에서 오전 질의가 끝나기를 기다린 뒤, 후보자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DB
    ▲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9일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국회본청 245호에 들어와 방청석에서 오전 질의가 끝나기를 기다린 뒤, 후보자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DB

    정의당 박원석 의원 역시 '삼성X파일 사건'을 거론한 가운데 노회찬 전 의원은 "X파일은 불법으로 취득된 것이라서 증거도 안 되고 수사해서도 안 된다고 황교안 후보자가 말했다더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둑질하는 도둑을 잡았는데 훔친 물건 중에서 마약이 나왔다면, 그 마약이 왜 그 집에 있었는지를 수사해야 되지 않느냐"며 "그걸 하면 도둑 맞은 집은 두 번 피해 보는 것이 되니까 수사하면 안 된다는 말"이라고 단언했다.

    앞서 노회찬 전 의원과 함께 황교안 후보자와 같은 경기고 동기동창인 이종걸 원내대표도 후보자의 인준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청문회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후보자는 청문회 이전부터 병역기피·전관예우·증여세 탈루 의혹 등의 문제가 검증의 도마 위에 올랐다"며 "(전날 이른바 '19금' 자료를 열람한 결과) 사면 로비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합리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버티고, 인준되고, 또 총리에 취임할 수 있다고 순수하게 생각했다면 오산"이라며 "전임 (이완구) 총리가 그 길을 가다 낙마한 지 45일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후보자는 타산지석으로 삼으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이종걸 원내대표는 전날 열린 인사청문회에 오전 질의가 끝나갈 무렵인 11시 45분쯤 입장해 방청석에서 청문회를 지켜보다가, 질의가 끝나자 황교안 후보자를 기다려 굳이 악수를 나눠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편 이날 3일차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출석한 증인과 참고인들을 상대로 여러가지 질문을 던졌으나 별다른 공격 지점을 찾지 못했다.

    황교안 후보자의 병역 의혹에 관해 총리후보자의 신체검사처분을 담당했던 손광수 의사(당시 군의관)는 "국방부 신검규칙 129-다를 준용해 절차에 따라 진행했을 뿐, 황교안 후보자를 전혀 알지 못한다"며 "언론에 제기된 날짜 기록 문제는 신체검사를 받는 날짜가 먼저 적히고, 정밀검사를 보낸 뒤 수석 군의관에 의해 10일에 최종결재가 떨어지면서 날짜 차이가 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