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른바 '청호나이스 사건'을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약한 고리'로 보고 화력을 집중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8일 국회에서 진행된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집중적으로 문제 제기가 이뤄진 '청호나이스 사건'이란, 정휘동 청호나이스 회장이 횡령·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말한다. 황교안 후보자는 이 사건의 상고심 재판에 관여했다.
정휘동 회장은 대부업체의 절대 지분을 차명으로 소유하던 중 횡령 및 대부법업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과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자 정 회장은 상고하면서 변호를 맡는 법무법인을 태평양에서 김앤장으로 변경했다. 이후 상고심 재판의 주심 대법관이 황교안 후보자와 고등학교 동기동창에 고등학교 3학년 때 같은 학급이었던 김용덕 대법관으로 지명되자, 정 회장은 황교안 후보자를 추가로 변호사로 선임했다. 이후 대법원은 이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해 서울고등법원으로 되돌려 보냈다.
야당 소속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은 8일 오전 진행된 질의에서 이 점이 석연치 않다고 주장하며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정휘동 청호나이스 회장의 횡령 사건에서 경기고 동기동창이고 고3 때 같은 반이었던 김용덕 대법관이 주심으로 배정되자 황교안 후보자가 사건을 수임했다"며 "김용덕 대법관이 (그 사건의) 주심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나"라고 추궁했다.
이어 "전관예우라는 오해를 살 일은 하지 않겠다더니 왜 (사건을) 기피하지 않았나"라며 "이 사건은 내가 맡는 게 적절치 않다고 물러서지 않으면 충분히 오해 살 일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새정치연합 홍종학 의원은 "(상고심 사건을 맡게 된) 2012년 5~6월 중에 김용덕 대법관과 전화한 일이 있느냐"며 이른바 '전화변론'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당의 우원식 의원은 "황교안 후보자가 (청호나이스 사건과 관련해) 변론도 안 하고 전화도 안 했다면 왜 돈(수임료)을 받았나"라며 "고등학교 같은 반 친구인 김용덕 대법관이 주심으로 배정되자 왜 피고인(정휘동 회장)이 후보자에게 왔겠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처신을) 조심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국민들이 볼 때 참으로 납득이 안 되는 일인데, 내가 이야기하는 게 합리적 의심 같지 않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대해 황교안 후보자는 "(법무)법인에서 수임을 한 사건"이라며 "부적절한 변론은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답했다.
또, "(김용덕 대법관과는) 가끔 전화도 하고 만나기도 하는 사이인데, (2012년 5~6월 중에 전화 통화를 했는지는) 기억할 수 없다"면서도 "사건과 관련해서 전화를 한 적은 없다"고 단언했다.
나아가 "법조계가 좁아서 처신을 조심하지 않으면 많은 오해가 생긴다"며 "의혹 생길만한 부분이 없었고, 그런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적으로 법조가 좁고 다 대학·고등학교(로 연결돼서)……"라고 말을 흐렸다.
이에 대해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에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권성동 의원은 "최소한 이런 의혹을 제기하려면 두 사람 사이에 사건과 관련한 대화가 있었다는 자료를 제시하고 책임을 추궁해야 할 것"이라며 "단순히 고등학교 동창이자 친구라는 것만으로 의심하기 시작하면 법조라는 것은 좁기 때문에 다 얽히고 설켜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후보자와 3년 내내 같은 반 친구였는데 생각이 전혀 다르지 않나"라며 "이종걸 원내대표는 언론에 보니 후보자가 낙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던데, 고등학교 동기라는 것만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인사청문회 1일차를 맞아 오전에 여유 있는 자세로 병역 관련 의혹이나 용인아파트 투기 의혹, 납세 문제 등에 대해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던 황교안 후보자는 '청호나이스 사건'에 있어서는 다소 당황한 듯 말을 흐리기도 했다.
낙마시킬 만한 '결정적 한 방'을 입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야당 소속 의원들은 황교안 후보자가 '청호나이스 사건'과 관련해 약한 모습을 노출함에 따라, 향후 청문회 기간 중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치권 관계자는 "청호나이스 사건은 확실히 미심쩍고 석연치 않은 구석은 있지만, 그 성격상 실체가 드러나기는 어려운 사안"이라며 "계속 추궁하면 후보자를 흠집낼 수는 있겠지만, 그 정도 아니겠느냐"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