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 "일주일만 더 했으면…" 추미애 "아주 힘들여보였던 선거"
  • ▲ 대표적인 원외 친노 인사인 문성근 전 대표대행이 28일 도림천수변공원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키운 인물인 정태호 후보가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대표적인 원외 친노 인사인 문성근 전 대표대행이 28일 도림천수변공원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키운 인물인 정태호 후보가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마지막날 유세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를 막판 지원하기 위해 당내외의 친노 성향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관악을 보선은 초박빙의 접전 양상이지만 미세하게나마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앞서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28일 정태호 후보의 마지막날 유세까지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에 대한 맹렬한 비난을 쏟아내 친노 진영의 초조함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이날 오후 내내 안철수 전 공동대표 등과 함께 유권자를 만나는 행보를 한 정태호 후보는 다소 힘든 기색이었다. 정태호 후보는 저녁부터 연속 집중 유세와 마무리 '승리 염원 유세'로 이어지는 강행군을 펼치며 정확히 자정까지 일정을 소화했다.

    저녁 8시 무렵 신림역 포도몰 앞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왜 우리가 고전하는가"라고 물으며 "야권 분열 때문"이라고 정동영 후보를 겨냥했다.

    정태호 후보도 이후 저녁 9시 30분 무렵 봉림교 밑 도림천수변공원에서 열린 마지막 집중 유세에서 "선거 초반에 참 어려운 일들이 많았다"며 "다들 아실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투표장에 나간다고 다 되는 게 아니라, 나가서 무소속을 찍으면 안 된다"며 "2번을 찍어야 새정치민주연합이 산다"고 노골적으로 정동영 후보를 향한 견제구를 던졌다.


  •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29일 전통시장을 찾아 시민과 악수하고 있는 가운데,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과 정태호 후보가 이를 바라보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29일 전통시장을 찾아 시민과 악수하고 있는 가운데,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과 정태호 후보가 이를 바라보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이날 유세에는 문재인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 추미애 최고위원, 신경민 서울시당위원장, 이미경·김영주·조정식·최민희·노영민·윤후덕·김성주 의원, 문성근 전 대표대행 등 원내외 친노들이 총출동했다. '대안 야당'인 국민모임 소속 정동영 후보의 상승세에 대한 새정치연합 친노의 절박함과 초조감이 여실히 들춰진 모습이었다.

    마이크를 잡은 연사들의 발언에는 판세의 우열(優劣)에 대한 판단이 숨겨져 있었다. 신경민 서울시당위원장은 "(정태호 후보가) 많이 늘었다"며 "(선거운동을) 일주일만 더하면 잘할텐데…"라고 말했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아주 힘들어 보였던 선거가 (이제) 해볼만하다"며 "승리가 가능하다는 확신이 생기는 순간"이라고 강변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권노갑 상임고문도 자리하지 않은 마지막 유세에 원외(院外) 친노의 '대부' 격인 문성근 전 대표대행이 마이크를 잡았다. 문 전 대행은 아무래도 전통적인 호남표는 안 되겠다 싶었는지 노골적으로 친노 결집을 선동했다.

    문성근 전 대표대행은 "봉림교는 2002년 12월 18일 노무현 후보가 마지막 대선 유세를 했던 곳"이라며 '추억팔이'로 운을 뗐다.

    이어 "참여정부가 아쉬웠던 점은 있다"면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키운 정태호 후보가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힘을 모아주지 않겠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확성기 사용이 제한되는 저녁 10시까지 꽉 채워 집중 유세를 진행한 정태호 후보는 저녁 11시 50분, 관악청소년회관 앞에서 '승리 염원 유세'를 마지막으로 벌였다.

    당초 이 유세는 '승리 염원 촛불 유세'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촛불은 들지 않은 채 진행됐다. 마지막 순간까지 온 지지자들은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질렀으며, 서로에게 고생했다며 끌어안고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28일 저녁 9시 30분 도림천수변공원에서 집중 유세를 시작할 무렵의 전경. 유세 차량 앞쪽으로 보행자가 지나다닐 공간이 넉넉하게 비어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28일 저녁 9시 30분 도림천수변공원에서 집중 유세를 시작할 무렵의 전경. 유세 차량 앞쪽으로 보행자가 지나다닐 공간이 넉넉하게 비어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정태호 후보는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말고 축배는 내일 들자"며 "마지막까지 절실함을 가지고 가자"고 강조했다.

    인사를 끝낸 정태호 후보는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100% 만족은 없고 아쉬움은 남아 있지만, 사람이 가지는 한계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마음 속으로 나에게 최선을 다했나 질문하면, 마지막까지 한 표 한 표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토로했다.

    후보자의 진솔한 마지막 인사에도 불구하고, 이날 집중 유세와 마무리 유세는 절박함과 초조함 속에서 진행됐기 때문인지 이런 저런 미숙한 점이 노출돼 아쉬움을 남겼다.

    도림천 수변공원에서의 마지막 집중 유세는 당초 보행자의 통행이 원활하게끔 많은 공간을 비워뒀으나, 봉림교 방면에서 "기호 2번 정태호"를 외치며 도착한 선거운동원들이 피켓으로 벽을 치고 통로를 막은 관계로 저녁 산책을 나온 시민들은 좁은 통로로 통행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유모차를 몰고 지나가던 주부가 다른 시민의 발을 유모차로 밟고 지나가면서 약간의 시비가 일기도 했다.

    관악청소년회관에서의 '승리 염원 유세'는 일부 관계자가 "이 지역은 공부하는 동네(고시촌)니까 조금 조용해 (진행)하자"고 했음에도 박수와 환호가 나오는 바람에, 결국 관할 지구대에 소음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자정 무렵 경찰관 4명이 출동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출동한 경찰 관계자는 "소음 신고가 접수됐기에 출동했다"면서도 "이미 자진 해산 단계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28일 저녁 9시 55분 도림천수변공원에서 집중 유세를 끝낼 무렵의 전경. 정태호 후보의 피켓을 든 선거운동원들이 유세차량 오른쪽에 벽을 이루고 있어, 보행자들이 좁은 통로로 지나다녀야 하는 형편이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28일 저녁 9시 55분 도림천수변공원에서 집중 유세를 끝낼 무렵의 전경. 정태호 후보의 피켓을 든 선거운동원들이 유세차량 오른쪽에 벽을 이루고 있어, 보행자들이 좁은 통로로 지나다녀야 하는 형편이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