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이호철과 함께 최측근 3인방… 문재인 체제에 대한 반발 가시화될 듯
  •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해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와 9.7%p의 격차로 패배한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해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와 9.7%p의 격차로 패배한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당은 선거에서 참패했고, 문재인 대표도 한 팔을 잃었다.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에 적지 않은 격차로 패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는 29일 저녁 11시 15분 개표가 끝난 가운데 득표율 34.2%(2만6427표)에 그쳤다. 예상과는 달리 당선자인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43.9%, 3만3913표)와 10%p에 가까운 격차가 났다.

    정태호 후보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문재인 대표의 원외 측근 3인방 중의 한 명이다. 이들은 핵심 측근 중의 최측근으로 평가받고 있어, 견제를 우려해 공개적인 활동을 자제했을 정도다. 그런데 견제를 무릅쓰고 원내 진입을 노리던 정태호 후보가 이번에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낙마했다.

    문재인 대표로서도 한 팔을 잃는 것이나 다름 없는 결과다. 문재인 대표는 2·8 전당대회에서 자신의 승리를 이끌었던 인력들을 대거 정태호 후보 캠프로 내리꽂았다. 거기에 더해 매일 같이 관악을을 드나들다시피 하면서 지원 유세를 펼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문재인 대표의 책임 문제로 연결될 소지마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서울 관악을은 27년간 현 야권 후보가 한 번도 당선을 놓친 적이 없는 지역이기 때문에, 문재인 대표가 자신의 최측근을 무리하게 공천했다가 선거를 그르쳤다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표 측은 "대표가 공천을 한 게 아니라, 경선의 결과였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정태호 후보가 출마하겠다고 하더라도 문재인 대표가 눌러앉히고, 후년 대선 승리를 향해 함께 뛰자고 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전통적 야권 지지층인 호남 출신 유권자가 많은 서울 관악을에서, 문재인 대표가 마지막날 유세를 이 지역 일정으로 끝냈음에도 불구하고 정태호 후보는 패배했다. 광주 서구을에서 천정배 후보가 압승한 것과 함께, 친노에 대한 냉랭한 호남 민심이 입증된 셈이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친노 이해찬 의원이 관악을을 이렇게 낙후시켰다는 비판 여론이 엄연한데도, 이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고 정권심판론으로 일관하며 선거를 끌고 간 정태호 후보의 태도도 자멸적인 결과를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경선에서 분패한 김희철 전 의원을 포용하지 못하고, 이행자 서울시의원이 선거운동기간 도중에 탈당하는 것도 막지 못한, 친노의 배려 없고 독선적인 정치 행태도 도마 위에 오른다.

    특히 김희철 전 의원이 28일 "내년 총선에 반드시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함에 따라, 정태호 후보의 향후 정치 전망 자체가 위태로워졌다는 평이 나온다.

    다만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가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와는 꽤 격차를 벌리며 2위를 수성함에 따라, 이 지역 야권 정치인들 사이의 동요는 일단 잠시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현역 기초자치단체장과 전현직 국회의원·지방의원들이 선거 결과를 예의주시했다는 설이 지역 사회에 파다했던 만큼, 중앙 정계에서 정계 개편의 신호탄이 쏘아져 올라가면 언제든지 선도 탈당·기획 탈당이 관악을에서 뒤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