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강경…박지원 호남표에 놀란 文, 충청표 꼭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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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임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임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는 이완구 국무총리 내정자를 낙마시킬까.
    문재인 신임 대표는 10일 이완구 국무총리 내정자의 인사청문회와 관련한 언급을 꺼렸다. 그는 이날 낮 샐러리맨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의 연이은 질문에도 "어제 다 이야기 했다"고만 밝혔다.
     
    문 대표는 전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이 총리 후보자에 대해 "강도 높은 인사청문회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인준 거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 이상도 가 봐야 알 것"이라며 "의혹들에 대한 강도 높은 청문회를 해 그분을 총리로 모실 수 있는 지 당의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당 대표가 되기 전부터 이완구 총리 내정자에 대한 '부적격 견해'를 가져왔다.

    그는 전당대회 기간 중에 새 총리로 이완구 내정자가 발표되자 "충청 출신 총리 후보자 임명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후 충청권의 거센 반발을 받아 사과했다. 충청 표심을 의식한 처사였다.

    당초 새 총리에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내정됐을 때만 해도 무난한 통과가 점쳐졌지만 병역, 언론 외압 의혹이 잇따라 터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문재인 체제가 꾸려진 이후, 야권의 기류가 달라지면서 이완구 내정자에 대한 문재인 대표의 '강경한' 입장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뒤따른다.

    국무총리 임명 동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국회 재적 의원 반 이상이 출석해 과반수가 찬성을 해야 한다.이 내정자가 이틀 간 진행되는 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박근혜정부 최초의 충청권 총리가 된다.

    문재인 대표는 '이완구 청문회'에서 의혹들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낙마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연거푸 밝히고 있지만 정작 당 내에서는 통과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 박지원 호남표에 놀란 文, 충청표 꼭 잡아야 

    이제 막 닻을 올린 문재인 체제의 목표는 '정권교체'이다. 야권에서 새 정부를 내겠다는 것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문 대표의 대권가도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이번 전당대회에서 문 대표는 신승을 거뒀다. 문재인 대표가 지난 8일 전당대회에서 얻은 전체 득표율은 45.3%이다. 2위인 박지원 의원과 차이는 3.5%P에 불과하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1,469만 표를 얻은 '당의 간판'에게는 초라한 수치이다. 더군다나 당시 문 대표가 얻은 표는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얻은 1,201만표보다 훨씬 높았다.  

    문 대표는 일반인으로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당심에는 취약했다. 특히 호남지역에서는 박지원 후보에게 크게 밀렸다.

     

  • ▲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대표로 확정된 문재인 의원(왼쪽)과 고개 숙인 박지원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대표로 확정된 문재인 의원(왼쪽)과 고개 숙인 박지원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와 관련해 야권 내부에서는 호남에서 밀린 문 대표가 '충청'은 꼭 잡고 갈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야권 핵심관계자는 "이완구 총리 후보자가 어렵겠지만 떨어질 것으로 보진 않는다"면서 "당 차원에서 호남에서 박지원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데 많이 놀란 것 같다"고 했다.

    문 대표의 호남 참패에 대한 야권의 인식은 혹독하다. 간단히 문재인 대표의 대선 가도의 문제가 아니라 당 차원의 어려움이 뒤따를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감이다.

    호남 기반의 다른 후보가 선전할 경우, 판이 뒤흔들릴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대표가 안으로는 호남을 껴안고, 바깥에서는 충청의 손을 잡고 간다는 것이다.

    한 여당 관계자는 "문재인 대표에게 충청은 이래저래 아쉬운 곳이 아니냐. 지난 대선 때 충청권만 잡았어도 승부가 달라졌을 수 있는데 어떻게 충청의 맹주를 제 손으로 내치겠느냐"고 했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박근혜정부에서는 첫번째 충청 총리가 탄생하게 된다. 역대 총리 중에서는 김종필, 이해찬, 정운찬 전 총리에 이어 네번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