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고향에서 친노(親盧) 세력 결집 촉구하나
  • ▲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문재인·이인영·박지원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10일 오후 경남 창원 문성대 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연설을 마친 뒤 이어지는 최고위원 경선 후보자들의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문재인·이인영·박지원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10일 오후 경남 창원 문성대 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연설을 마친 뒤 이어지는 최고위원 경선 후보자들의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문재인 후보가 '정치적 고향'인 경남에서 노무현 향수 불러일으키기에 나섰다.

    문재인 후보는 10일 오후 경남 창원의 문대성 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연설 초입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름을 다섯 차례나 언급했다.

    문 후보는 "경남은 노무현 대통령이 태어난 고향이고,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 돌아와서 밀짚모자를 쓰고 농사를 지으신 곳"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묻혀 있고,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과 가치가 응축돼 있는 곳"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 왜 고향으로 돌아왔는지 아느냐"며 "정치하는 동안 지지받지 못한 고향이고, 대통령이 됐을 때조차 지지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산·경남 지역이 정치적 기반인 노무현 전 대통령과 자신을 동치시키면서, 고향에서 친노(親盧) 세력이 결집해 자신을 지지해달라는 뜻으로도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문재인 후보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2016년 총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문 후보는 "(불출마 선언이) 안 그래도 어려운 부산·경남 지역의 전력 약화가 아니냐고 말씀들 하신다"며 "하지만 지난 총선에서 부산·경남의 당선 지역 외에 승리할만한 곳이 여덟 곳 더 있었는데 왜 졌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이어 "당이 후보들의 발목을 잡았다"며 "내가 당 대표가 돼야 이 지역에서 우리 당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그렇게 해야 한 명의 문재인이 아닌 여러 명의 문재인이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후보도 새정치연합 소속의 이 지역 정치인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문재인 후보에 정면으로 맞섰다.

    박지원 후보는 "밀양의 문정선 전 시의원이 나에게 네잎 클로버를 달아주며 '꼭 대표에 당선되셔서, 좋은 대통령 후보를 뽑아 정권교체하시라'고 말해주더라"며 "아마 이것이 경남도민의 민심일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대권 주자인 문재인 후보와 당권 주자가 분리돼야 한다는 점으로 계속해서 문 후보를 공격하면서, 경남 출신 당내 인사들도 그 점을 원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신이 경남을 위해 힘을 썼다는 점 또한 내세웠다. 박지원 후보는 "김맹곤 김해시장의 부탁으로 (김해갑 지역구의 새누리당) 민홍철 의원을 국토위로 가게 하고,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에 들어가게 해 경남 발전에 도움을 드렸다"고 밝혀,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박지원 후보는 "내가 두 번의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할 때 당 지지율을 38%로 올려, 이 때 처음으로 새누리당보다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높았다"며 "우리 당원들은 이 때 생각만 하면 정말 속이 시원하다고들 한다"고 자신이 당권을 맡기에 적임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제주 합동연설회에 이어 "이번 전당대회는 당 대표를 뽑지, 대통령 후보를 뽑는 전대가 아니다"라며 "사심 없는 박지원이 모든 대선 후보를 가장 잘 모셔서 꼭 정권 교체의 길로 가겠다"는 점도 재차 언급했다. 박지원 후보는 앞으로도 문재인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대권~당권 분리 문제를 계속해서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인영 후보는 "우리에게는 공천 잘못보다도 더 심각한 패배의 원인이 있다"며 "그것은 분열"이라고 단언했다.

    이인영 후보는 "국민은 패배하는데, 우리 당은 패배하는데 계파는 승리하고 있다"며 "이 부조리한 모순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고 계파패권주의를 향해 돌직구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