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철 "탈북자들은 흥남철수 때 탈출한 분들과 똑같아"
  • ▲ 제5차 평화통일 컨퍼런스가 8일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렸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제5차 평화통일 컨퍼런스가 8일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렸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구 통진당이 한켠에 둥지를 틀고 있던 국회에서, 북한의 생생한 인권 실태를 밝히는 등불과 같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8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차 평화통일 컨퍼런스 '북한 인권 실태와 아직도 진행 중인 흥남 철수' 참석자들은 인권 지옥인 북한에서 탈출하는 행렬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며,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흥남 철수'에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평화통일 컨퍼런스는 실제 북한에서 탈출한 3~6명 정도의 진행자가 청중들과 질문과 답변, 대담을 주고받으며 쌍방향으로 진행하는 북한 인권 실태 강좌다. 국가 안보를 바탕으로 한반도 통일의 중요성을 자연스레 일깨우는 살아 있는 교육의 장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컨퍼런스를 주최한 월드피스자유연합의 안재철 이사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북한 주민들이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현실을 외면하면서, 북한 공산 독재자를 지지하거나 관대한 이들이 있다"며 "이들은 독재자와 다름없는 가장 잔인하고 비겁한 자들"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국론을 분열시키며 남북한 혼합식 통일을 하자고 주장하는 이들의 행동은 인권조차도 없는 나라에 우리 후손들이 살도록 만들자고 시도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통일 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자유민주주의적 인권국가인 대한민국이 북한을 통일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민경백 월드피스자유연합 상임고문도 축사를 통해 "영화 국제시장에 나오는 흥남 철수 이야기를 듣고 이러한 사실을 대한민국에 알려야겠다고 결심했다"며 "분단 70년이 된 지금은 북한을 바로 알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해서 이러한 행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 ▲ 제5차 평화통일 컨퍼런스가 8일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렸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제5차 평화통일 컨퍼런스가 8일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렸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패널로 참석한 탈북자 이순실·김진옥·한선화·지소영·한명희·백미경 씨는 컨퍼런스를 통해 북한 인권의 생생한 실태를 담담히 진술했다.

    이순실 씨는 인권 지옥 북한을 상징하는 공개 처형에 대해 "삼촌이 총살당한 다음, 시체도 수습하지 못하게 하니 가족들이 주위에서 통곡을 하자 떠나려던 사람들이 (가족들에게) 돌을 던졌다"며 "북한에는 12세, 15세 관람가 라는 게 없다. 공개처형을 통해 다 교양이 되는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어 "아이들도 놀이를 할 때 친구들을 나무에 묶어놓고 총살을 한다"며 "'인민의 이름으로 처단한다'고 외치며 따다당 소리를 내면 죽는 시늉을 하며 논다"고 동심마저 왜곡된 참혹한 실상을 밝혔다.

    지소영 씨도 "사람을 공개 처형한 뒤 다시 (시체를) 목을 매달아 불에 태우는 것을 봤다"며 "그걸 본 순간 이건 진짜 탈만 인간이지 짐승도 못할 짓거리를 하는 게…"라며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한명희 씨는 "북한이라는 곳은 사람의 목숨을 파리목숨으로도 여기지 않는 비참한 나라"라며 "참혹한 북한의 현실을 널리 알려야 하고, 지옥 같은 곳에서 허덕이는 북한 사람들을 위해 힘써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이어진 청중들과의 질의 응답 시간에는 하나원 교육의 실효성·북한의 사상 세뇌교육의 실태·북한에서 한국 드라마의 영향력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패널들을 통해 충격적인 북한의 인권 실태를 들은 청중들이 다투어 질문을 하려 해 사회를 맡은 민경백 상임고문이 "시간이 다 됐다"며 "꼭 질문을 해야겠느냐"고 몇 번씩이나 '마지막 질문'을 연장해야 할 정도였다.

    이순실 씨는 대북 전단의 효과를 묻는 청중의 질문에 "바람이 거꾸로 불어 북한(이 남한을 향해 날린) 삐라를 봤는데, 북한의 제일 유명한 여배우 사진을 실어놓고 '월북하면 결혼하게 해준다'고 써 있더라"며 "그런데 그 여배우는 유부녀다. 새빨간 거짓말이었던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래서 정말 행복하게 사는 남한 인민들의 모습이 담긴 남한 삐라를 봤을 때도 이것도 설정된 사람들이 설정된 무대에서 찍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내려와서 보니까 현실 그대로더라"고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놨다.

    이날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컨퍼런스에는 예상보다 많은 청중들이 몰려, 수십 개의 가변식 의자가 동원돼야 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안재철 월드피스자유연합 이사장 일문일답

  • ▲ 평화통일 컨퍼런스를 주최한 월드피스자유연합의 안재철 이사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평화통일 컨퍼런스를 주최한 월드피스자유연합의 안재철 이사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평화통일 컨퍼런스가 어느새 5차를 맞아 오늘 국회에서 진행됐다.

    - 우리의 목표는 일주일에 최소 한 번씩 계속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좋은 안보 교육이 없다고 자부하고 있기 때문에, 군부대 순회도 계획하고 있다.

    ▶언제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계속된 것인가.

    - (지난해) 12월부터다. 원래 2015년부터 하려 했는데, 아시다시피 최근에 종북 세력 때문에 시끄러운 일이 많고 북한을 찬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른바 '종북 콘서트' 논란을 말씀하시는 것 같다.

    - 적이 쳐들어오는데 시간을 끌 일이 아니다, 한가하게 있을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급하게 시작했지만 그동안 잘 준비해왔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오늘 컨퍼런스의 소제목은 '아직도 진행 중인 흥남 철수'다.

    - 흥남 철수를 '생명의 항해'라는 책을 쓰면서 제대로 알리기 시작한 사람이 바로 나다. 지금도 흥남 철수는 계속되고 있다. 탈북자들은 그 때 탈출한 분들과 똑같다. 일각에서 (북한을) 배신하고 나왔느니 하는데, 그러면 (흥남 철수 당시) 이북에서 나온 300~400만 명이 다 배신자냐. 그 체제라는 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나올 수밖에 없게 만들었나. 그 때보다 더 험악한 게 북한이다. 정말 다 살기 위해서 나온 사람들이고, 우리가 그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

    ▶오늘 미처 오지 못한 분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한다.

    - 우리를 초청하는데는 어디든 갈 생각이다. 방송으로 보는 것은 한계가 있지 않느냐. 지금은 때깔 있는 옷들을 입고 나와 말하고 있지만, 다들 슬픈 사연들을 갖고 있다. 이 내용을 국민들이 알아서, 많은 분들이 동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어디든 불러주시면 찾아가서 진행하겠다.

    ▶국민들이 쉽게 동참할 수 있는 방법으로 무엇이 있겠나.

    - 월드피스자유연합의 홈페이지가 있다. 연락을 주시면 우리가 초청하는데 찾아가겠다. 패널들이 채널A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 출연진인 만큼 방송으로 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생생하게 현장에서 보는 것 그것만큼 좋은 게 없을 것이다.


    ◆민경백 월드피스자유연합 상임고문 일문일답

  • ▲ 평화통일 컨퍼런스를 주최한 월드피스자유연합의 민경백 상임고문.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평화통일 컨퍼런스를 주최한 월드피스자유연합의 민경백 상임고문.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상임고문께서 직접 진행을 하셨는데, 패널이 말하다가 목이 메어 못 하는 경우도 있었고, 청중들도 하나라도 더 질문하려 애쓰는 등 열기가 대단했다.

    - 시간만 있으면 무한정 더 하고 싶다. 우리 사회가 이제 북한을 잘 아는 듯 싶지만, 막상 들어보면 북한을 너무 몰랐던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아침 뉴스에 교육부장관이 학생들에게도 통일의 기반을 만들겠다고 했더라. 그게 무엇이겠나. 기본적으로는 우리가 북한을 잘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것을 교육해야 한다.

    ▶평화통일 컨퍼런스를 계기로 앞으로 어떤 움직임이 있어야 하겠나.

    - 우리들은 사회적인 활동을 하고 있지만, 학계나 정부 부처에서는 우리와 같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 교과서에서 북한의 인권 실태를 정확하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하지 않겠나.

    ▶북한에서 자유를 찾아 넘어오신 분들이 이렇게 활동하시는 반면, 일각에서는 북한을 관광 갔다 온 사람의 움직임이 최근 있었는데.

    - (언성이 다소 높아지며) 그래서, 그래서 이런 것이 필요한 것이다. 북한에 몇 번 갔다와서 천국이니, 복지 국가니 하고 떠들고 다니는 것은 우리 국민들을 오도하는 것이다. 실상을 정확히 알아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알고 도울 수 있는 것은 도와야 할 것으로 믿는다.

    ▶오늘 함께 하지 못한 국민들을 위한 당부 말씀 부탁한다.

    - 우리가 처음 시작할 때는 너무 미약했다. 하지만 이제 전국으로 다닐 생각이다. 우리 뿐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탈북자들이 많지 않느냐. 모두 힘을 합해서 북한을 잘 알려서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초석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