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 출신 영국인 ‘카림 모하마디’, 친구 따라 ISIS 가입한 철없는 아들 구출해
  • ▲ ISIS의 모병용 선전영상. 그들 스스로 생각하는 모습이다. ⓒISIS 선전 트위터 사진
    ▲ ISIS의 모병용 선전영상. 그들 스스로 생각하는 모습이다. ⓒISIS 선전 트위터 사진

    지난 11월 19일(현지시간), 네델란드의 한 어머니가 ISIS 조직원과 결혼한다며 시리아로 떠난 철없는 딸을 구해낸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이번에는 아버지가 ‘철없는 아들’을 구출했다.

    11월 30일(현지시간) 英텔레그라프는 영국 웨일스 카디프에 거주하는 한 부자(父子)의 사연을 보도했다.

    쿠르드 이민자 출신인 카림 모하마디는 최근 시리아로 봉사활동을 떠난다며 사라진 아들 아흐메드를 시리아의 ISIS 본거지에서 구출해 냈다.

    카림 모하마디는 최근 아들이 ISIS 조직원으로 가담했다고 생각하게 됐다.

    이유는 아들과 함께 터키로 ‘봉사활동’을 간다던 친구 리야드 칸과 나시르 무타나가 ISIS의 조직원 모집 동영상에 출연해 떠들어 대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카림 모하마디는 올해 19살인 아들 아흐메드가 시리아 난민을 돕는 봉사활동에 참가한다며 터키로 떠났다는 것이 사실은 철없는 친구들과 ISIS의 꾐에 빠져 테러 조직원이 되겠다며 시리아로 들어간 것으로 판단했다.

    아들 아흐메드는 터키로 떠나기 전까지 어떤 종교적 활동도 하지 않았는데 갑작스럽게 친구들과 함께 인도주의적 봉사활동을 하러 간다는 게 이상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들을 믿고 터키로 보내줬던 카림 모하마디는 아들 친구들이 ISIS의 모병 동영상에 나오자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ISIS가 어떤 조직인지, 어떤 이념을 따르는지를 잘 알고 있던 카림 모하마디는 곧 터키로 떠났다. 이 곳에서 고향 지인들의 도움을 얻어 ‘연락책’을 만난 뒤 시리아 내 ISIS의 첩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카림 모하마디는 처음에는 아들을 데리고 나올 때 영국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시리아에는 영국 외교공관이 전혀 없었다.

    카림 모하마디는 결국 아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한 뒤 혼자서 ISIS의 본거지까지 침투해 들어가 아들을 설득해 데리고 나오게 된다. 이 과정에서 카림 모하마디는 쿠르드 지인들의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쿠르드 출신으로 현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아버지가 직접 아들을 테러조직 ISIS에게서 구출해 나오자 세계인들은 “대단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英정보기관 관계자는 텔레그라프와의 인터뷰에서 카림 모하마디가 아들을 구출해 나온 과정을 가리켜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평가하며, 이런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시리아와 같은 위험한 지역에서 데려 나오려 할 때 영국 정부의 도움은 전혀 기대할 수 없다. 게다가 자녀들을 구출하러 가는 여정은 매우 위험하다. 문제는 이런 사례가 계속 생길수록 ISIS에 참여한 자녀들을 데리러 갈까봐 우려된다는 점이다.”


    카림 모하마디는 아들이 영국으로 되돌아오면 국내 정보기관 MI5의 대테러 부서에 체포될 것을 우려했지만 정부의 반급진주의 프로그램 덕분에 기소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 ▲ ISIS가 사람들을 학살하는 모습. 이들의 실제 모습이다. ⓒISIS 선전 트위터 사진
    ▲ ISIS가 사람들을 학살하는 모습. 이들의 실제 모습이다. ⓒISIS 선전 트위터 사진

    텔레그라프는 “시리아로 ‘인도적 지원활동’을 한다며 떠났던 젊은이들의 귀국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영국 경찰과 공안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현재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 중인 ISIS 에는 500명 이상의 영국 젊은이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카림 모하마디가 얼마 전에 소개됐던 네델란드의 한 어머니가 자신의 딸을 ISIS로부터 구출한 일에서 영감을 얻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유럽 언론들은 네델란드 마스트리히트에 사는 ‘모니크’라는 여성이 자신의 19살 난 딸이 ISIS 조직원 오마르 일마즈와 결혼하겠다며 시리아로 떠난 사실을 안 뒤 직접 현지로 뛰어 들어가 구출한 바 있다.

    모니크는 자신의 딸이 올 초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이름을 ‘아이차’로 바꾼 뒤 시리아로 들어간 것을 알고 추적했다. 그러나 4월부터는 연락이 닿지 않아 다시 네델란드로 돌아왔다. 이때 자신의 딸이 보낸 “구해달라”는 메시지를 확인한 뒤 경찰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현지로 떠났다.

    모니카는 딸을 데리고 터키 국경을 지나다 체포되었지만, 터키와 네델란드 당국의 도움으로 귀국하게 됐다. 

    한편 ‘아이차’가 결혼하겠다고 했던 ISIS 조직원 오마르 일마즈는 그녀를 팔아버릴 속셈이었음을 자신의 트위터에 밝혀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