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부, 개헌 놓고 갈등...親朴 "권력 나눠먹기 개헌? 국민심판 받을 것" 비판
  • ▲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 ⓒ뉴데일리 DB
    ▲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 ⓒ뉴데일리 DB



    정치권의 개헌론이 여권 내부 갈등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개헌 봇물' 발언으로 촉발된 개헌 이슈는 김태호 최고위원의 사퇴와 맞물려, 당내의 개헌 반대와 찬성으로 극명하게 갈리는 양상이다.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 가운데 한 명인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은 "당이 민심을 읽지 못하고 있다"며 개헌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문수 위원장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에게 헌법을 바꿔 달라는 사람은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며 "국민이 지금 바라는 것은 '정치 좀 바꿔라, 여의도 좀 바꿔라, 그리고 먹고 살게 좀 해줘라, 희망을 좀 달라'였다. 저는 그렇게 듣고 있다"고 말했다. 

    '개헌 반란'의 단초를 제공한 김무성 대표와 '개헌이 대세'라는 이재오 의원을 향한 직격탄이 셈이다. 

    김문수 위원장은 또 "4·19(혁명) 때 내각제 개헌을 했고 1년도 안돼 쿠데타를 불러왔다"며 “아홉 번의 개헌 역사는 우리 국민에게 아픈 역사였다. 다 잊어버린 듯 말하면 곤란하다"고 했다.

    반면 개헌론에 앞장선 이재오 의원은 "국정감사가 끝나고 대정부 질문과 본회의 일정이 잡히는 대로 국회 운영위에 특위 발족안을 상정할 예정"이라며 조만간 개헌특위를 발족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 ▲ 개헌론에 앞장선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뉴데일리
    ▲ 개헌론에 앞장선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뉴데일리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의 고문인 이 의원은 지난 26일 중앙선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국회 개헌특별위원회가 정기국회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해 내년 상반기 국민투표로 개헌을 해야 한다"며 "늦어도 내년 하반기까지는 해야 다음 총선에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에 부정적인 뜻을 밝힌 데 대해서는 "여당이 청와대와 갈등이 있는 건 당연하다. 문제는 청와대가 그걸 인정하지 않고 찍어 누르는 거다. 그러면 더 큰 갈등으로 이어질 뿐"이라고 각을 세웠다.

    이 의원은 이어 "여당이 청와대 말을 그대로 따라야만 한다면 국민이 국회의원을 뽑을 이유가 없다. (유신독재 시절의) 유정회처럼 되는 것"이라고 청와대를 맹비난했다. 

    특히 이 의원은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한 김무성 대표에 대해 "꼭 저하고 얘기했다기보다는 김 대표도 정치하는 사람이라 이원집정부제가 우리 실정에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 아닐까. 우리는 둘 다 5선이고, 국회 입성 동기다. 눈만 보면 뭘 말하는지 아는 사이"라며 김 대표와의 사전 교감설에 여운을 남겼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한 김무성 대표(비박계)와 개헌론에 앞장선 이재오 의원(친이계), 야당의 친노계 등이 손을 잡는 '3각 편대'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결국 고대 그리스-로마 식 다두지배체제(폴리아키·polyarchy)와 러시아식 과두정치 체제(올리가르히·oligarchi)를 표방해 '제왕적 여의도 권력'을 구축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인 셈이다. 

    이에 대해 친박 핵심 의원은 "개헌 문제는 공론화를 통한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한 부분이다"며 "개헌론을 주장하는 분들이 이런 식으로 몰아붙이니 '권력 나눠먹기 개헌'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지금은 개헌 문제를 논의할 시기가 전혀 아니라는 것"이라며 "일부 의원들도 개헌 주장으로 당내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는데 향후 국민적 심판을 받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