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양보하자 "교황님은 다르다"며 서로 양보하기도
  • ▲ 프란치스코 교황 공식환영식 모습 ⓒ 뉴데일리
    ▲ 프란치스코 교황 공식환영식 모습 ⓒ 뉴데일리

    박근혜 대통령은 25년만에 한국을 찾은 교황과 상당히 친근한 분위기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

    특히 상당한 수준으로 알려진 박 대통령의 스페인어가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14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으로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영접하는 자리에서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Bienvenido a Corea)"라며 스페인어 인사를 건냈다.

    이에 교황은 "저도 기쁘게 생각합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도 많은 한국인이 있다"고 답했다. 아르헨티나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고향이며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

    짤막한 대화를 나눈 박 대통령은 교황이 차량을 탑승하고 퇴장하기 직전 다시 "이따 뵙겠다(Nos vemos luego)"고 말했다.

    교황 대사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개인 미사를 드린 후 찾은 청와대에서도 스페인어 대화는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가진 교황과의 면담에서 "La paz es un regalo que merece la pena(라 빠스 에스 운 레갈로 께 메레세 라 뻬나)"라고 말했다.

    "평화는 수고할만한 가치가 있는 선물이다"는 뜻이다.

    정상연설이 열린 청와대 영빈관으로 이동하는 엘리베이터에서 박 대통령은 또다시 스페인어를 건냈다.

    "La esperanza es lo ultimo que se pierde(라 에스뻬란사 에스 로 울띠모 께 세 삐에르데)."
    "희망은 가장 마지막에 잃는 것이다"는 뜻이다. 이에 교황은 “희망은 선물"이라는 말로 화답했다.

    또 엘리베이터 탑승할 때 박 대통령은 교황에게 "먼저 타시라"고 권하자, 교황은 "아르헨티나에서는 레이디 퍼스트가 원칙"이라고 양보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교황님은 다르시다"며 나중에 타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청와대 방명록에 "다채로운 전통이 있고, 평화를 위해 노력하며, 이를 전파하는 이 따뜻한 나라의 환대에 감사합니다"는 스페인어 글을 적었다.

  • ▲ 박근혜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물로 가져온 로마대지도 동판화를 살펴보고 있다. ⓒ 뉴데일리
    ▲ 박근혜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물로 가져온 로마대지도 동판화를 살펴보고 있다. ⓒ 뉴데일리

    박 대통령과 교황은 서로가 준비한 선물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은 자수공예가 이정숙씨가 만든 '화목문(花木紋) 자수 보자기'(가로 32㎝×세로 32㎝ 크기)를 액자에 넣어 선물했다.

    우리 고유의 직물인 백색명주에 약 30가지 색깔의 실로 꽃과 나무, 새 등을 6개월간에 걸쳐 수를 놓은 것이다.

    "물건을 싸는데 쓰는 보자기는 모든 인류를 애정으로 감싸는 교황의 큰 뜻과도 일맥상통한다"는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교황이 준비한 선물은 바티칸 도서관에서 교황에게 헌정했던 '로마대지도'(190㎝×174㎝) 동판화였다.

    이 동판화는 로마의 지도를 구리 위에 새겨 인쇄한 것으로서 300장만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