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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예능 토크 프로그램 진행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변호사 강용석이 수년전 여자 아나운서들을 폄훼한 발언으로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사람들의 뇌리에서 거의 잊혀졌던 문제의 '실언'이 다시 불거진 것은 지난 12일 서울서부지법(형사2부·부장판사 오성우)에서 열린 결심 공판 때문.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강용석에게 '집단 모욕죄'를 적용,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비록 대법원은 강용석의 모욕죄 인정 여부에 대해 1·2심과 다르게 판결했지만, 강용석의 발언은 여전히 모욕죄에 해당한다는 게 검찰 측 논리.
1,2심 재판부는 "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줘야 한다는 식의 발언은 여성 아나운서들에게 수치심과 분노의 감정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경멸적인 표현"이라며 강용석에게 모욕 및 무고죄를 적용,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바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강용석의 발언이 부적절한 측면이 있지만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고, 모욕죄로 처벌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며 해당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파기환송했다. 재판의 핵심 사항인 '모욕죄 적용' 문제와 관련, 사실상 강용석의 손을 들어준 것.
따라서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부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다시 실형을 구형한 것은 대법원이 아닌 1,2심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과연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대법원의 판단을 그대로 인용할지, 아니면 1,2심처럼 집단 모욕죄를 유죄로 선고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한편, 강용석이 모욕죄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강용석의 현재 심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번 검찰의 구형량에 대해 강용석의 변호인 측은 13일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거나 혹은 죄가 인정되더라도 감경 처분해 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처럼 강용석의 공식적인 입장은 재판부의 선처를 바란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는 방송에서 비쳐진 모습도 마찬가지다. 아나운서 비하 발언 파문 이후 의원 자격을 상실한 강용석은 직종을 바꿔 방송인으로 직업을 갈아탄 상태. 당연히 팬들의 반응과 여론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는 위치다.
특히 대중친화적인 토크쇼 MC나 패널로 고정 출연 중인 강용석은 자신의 과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속시원히 속내를 털어놓으며 시청자들에게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감추고, 숨기고, 변명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줌로써, 시청자와의 벽을 허무는 작업을 진행해 온 것.
강용석은 지난 2012년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 '고소고발 집착남'으로 출연, "(아나운서 발언에 대해)잘못된 말이었고,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게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고 공개 사과한 바 있다.
또 강용석은 지난해 10월 한 종합편성채널 예능프로그램에서도 동일한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시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사실 어떤 분이 쓴 책이 있는데, 그걸 보고 잠시 오해했던 것 같다"는 해명을 내놨다. 자신이 내뱉은 발언에 대해 "착오를 일으킨 것"이라며 실수를 인정한 것.
'아버지' 강용석의 치명적 실수 때문에 아무 죄도 없는 두 아들이 눈물을 흘려야 했던 사연도 공개돼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린 적도 있다.
지난해 8월 방송된 JTBC '유자식 상팔자'에 출연한 강용석의 아들 강원준 군은 "아빠의 발언 때문에 기자들이 집에 찾아온 적 있다. 아빠가 먼저 방에 들어가셨고 엄마도 '불 다 끄고 방으로 들어가라'고 하셨다"면서 "그때에는 너무 창피해 펑펑 울었다"고 밝혔었다.
둘째 아들 강인준 군도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미국 영어캠프를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강용석 성희롱 발언'으로 도배된 신문을 본 것"이라며 "그 때 친구들도 함께 있었는데 너무 창피해 비행기 화장실에 들어가 펑펑 울었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강용석은 "두 달이 지난 후 아내가 이야기해줬다"면서 "혼자 눈물을 쏟았을 두 아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굉장히 아팠고, 그땐 내가 큰 잘못을 했다"며 두 아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