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보도로 논란된 교회 강연, 전체 영상 국무총리실 사이트에 올려인사청문회 준비, 과거 칼럼 및 강연 등 재검토 및 대응 마련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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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야당의 자진사퇴 압박에도 정면돌파 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야당의 자진사퇴 압박에도 정면돌파 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 연합뉴스

     


    “청문회에서 밝히겠다.”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가 야당의 잇딴 자진사퇴 공세에 “언론 보도내용이 왜곡됐다”며 청문회에서 해명하겠다는 정면 돌파의 뜻을 밝혔다.

    문 후보자는 최초 기자 출신 총리로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 대개조 작업을 이끌 적임자로 낙점됐으나 국회 인사청문회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혹독한 언론 검증에 시달리고 있다.

    문 후보자는 1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사무실에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했다. 출근길 기자들에게 여권 내 사퇴 요구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런 문제는 차츰차츰 설명을 하겠다”고 말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교회 및 강의 발언과 관련해서도 “내가 지금 과거에 발언이 잘 기억이 안 나기 때문에 다시 봐야하고 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류도 읽어봐야 한다”고 답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자신의 과거 칼럼과 강연 내용 등을 재검토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큰 논란은 지난 2012년 자신이 장로로 있는 서울 용산의 온누리교회 특별강연에서 내놓은 발언이다. 우리나라에 대한 일제의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으로 규정, 우리 민족을 비하하는 내용의 발언을 내놓았다.

     

  • ▲ ⓒ KBS 보도 내용
    ▲ ⓒ KBS 보도 내용

     

    이에 대해 문 후보자 측은 “윤치호(친일파)의 발언을 먼저 인용한 뒤 식민지배가 끝나도 분단되지 않았으면 대한민국이 공산화됐을 것인데 하나님의 분단과 6·25라는 시련을 주셨고, 우리 국민이 이를 잘 극복해 오늘날과 같은 부강한 나라로 만들었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또 “이는 직접 발언한 내용이 아니라 윤치호의 발언을 인용했을 뿐인데 마치 후보자가 발언한 것처럼 왜곡했다. 종교인으로서 교회 안에서 신자를 대상으로 한 종교적 의식의 발언인데 이를 일반인의 역사인식인 것처럼 왜곡 보도했다”고 반박했다.

    문 후보자 측은 전체 글의 문맥을 파악하지 않고 특정 발언만 부각해 악의적인 편집을 한 언론사에 대해 법정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의 자진사퇴 압박에도 물러서지 않고 청문회까지 간다고 결론을 낸 데도 문 후보 측은 끝까지 해명해 논란을 씻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문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이날 국무총리실 인터넷 사이트(http://pmo.go.kr)에 언론 보도를 통해 문제가 된 문 후보자의 과거 교회 강연 동영상을 게시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많은 국민들이 전체 영상을 본다면 짜깁기 돼 보도된 문 후보자의 발언의 진위여부가 판가름 나 부정적인 여론도 가라앉힐 수 있을 것이라는 자체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석우 국무조정실 공보실장은 “후보자의 강연 전문과 동영상을 게재해 국민들께서 직접 판단하시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자의 적극적인 대응 움직임에는 청와대와의 교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홍원 국무총리의 사의표명이 두 달이 가까워지도록 안대희 내정자의 자진사퇴 등으로 신임 총리의 인사청문회조차 치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번에도 인사에 실패할 경우 정권 레임덕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문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의 벽을 넘지 못할 경우 집권 2년차를 맞은 박근혜정부의 정책 추진 동력은 맥없이 무너지고 말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문 후보자는 다른 논란거리인 일본의 과거사 배상문제와 관련한 발언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해명모드에 나섰다

    문 후보자는 “일본군 위안부 관련 발언은 일본측의 형식적인 말뿐인 사과보다는 진정성 있는 사과가 더욱 중요하다는 취지의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그간 한·일 간 외교교섭 상황 등을 정확히 알지 못한 상황에서 개인 의견을 말한 것일 뿐이다. 앞으로 총리로 인준된다면 우리 정부와 피해자 할머니들의 입장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자는 주말인 14일에는 집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일요일인 15일에는 오전 교회예베에 참석한 뒤 오후에 집무실에 출근해 청문회를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서를 오는 16일 국회에 제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