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덕 부녀의 경우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고승덕 후보의 딸


  • 캔디 고(Candy Koh, 27세, 미국 거주)가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녀는 서울 시민에게 이건 알아야 한다며
    그의 아버지는 한 도시의 교육정책을 거론할 자격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왜?
    자신의 아버지 Koh(그녀는 아버지를 이렇게 부르고 있었다)는
    그 자녀의 교육에는 어떤 관심도 가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부모가 이혼한 뒤 캔디 고는 어린 시절을
    "너희 아버지는 어디 있느냐?"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고 한다.

    캔디 고는 이런 글을 페이스 북에 올림으로써
    아마도 평생 원망하던 아버지를 이번 기회에 응징하려고 한 것 같다.
    이런 부녀관계를 바라보는 평가의 눈은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아버지인데, 딸이 그럴 수가 있느냐?”고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반면에 “아버지한테 오죽 상처를 받았으면, 그리고 아버지가 얼마나 존경을 받지 못 했으면
    자식이 저러겠느냐”고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그저, 부모 된 자는 일단 자식을 낳은 이후에는,
    특히 그들이 어릴 때일수록, 자기위주로만 살기보다는,
    자기가 낳은 자식을 사랑으로 보살피는 것 위주로 살아야 한다고 느낄 뿐이다.
    이건 의무이기 전에 누구나 당연하고도 자연스럽게 느낄
    상정(常情)이자 인간다움이 아닐까 생각하는 쪽이다.
    그런데 고승덕 씨의 사례를 보더라도 이건 보편적인 상정은 아닌 모양이다.

    고승덕 씨의 사생활(특히 애정문제)엔 제3자가 끼어들 일이 아니라 해도,
    그러나 그로 인해 어린 자녀들이 받아야 했던 마음의 상처만은
    그와는 다른 차원에서 가슴 아픈 사연이고, 가슴 아파해야 할 사연이다.

    어린 아이들은 자기방어능력이 없는 무력한(helpless) 존재이기에,
    그들의 이런 무력한 처지를 알면서도 그들의 인생에 일방적으로 상처를 내주는
    어른의 자의적인 처신은 다시 한 번 깊이 돌아볼 일이다.
    어른이 어린이를 상대로 1대 1로,
    ‘너는 너, 나는 나’라고 대하는 것은 너무나 불공정(unfair)한 행위 아닌가?

    하긴 아무 상관도 없는 ‘남의 가족사’를 입에 올린다는 것 자체가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입에 올리고 싶어 올리는 게 아니라, 그 딸이
    “우리 아버지 이런 사람이요” 하고 동네방네 광고를 했기 때문에
    개인 사생활이 일약 동네 화제가 된 것이다.
    이걸 정치나 선거 이야기가 아닌, 순전히 인간의 이야기로서 바라본 것뿐이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