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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분은 깊은 만큼 압박하는 발언 수위도 높았다.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네덜란드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첫 공식일정부터 중국에 대한 압박을 시작했다.북핵 포기를 글로벌 과제로 상정하고,
이에 대한 중국의 책임을 이슈화 시키는 과정이다.핵물질에 대한 안전한 이용이 핵심 화두인 다자 정상회의인 만큼
중국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박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친분을 익히 알고있는
우리 외교부와 주변국들은 박 대통령의 행보에 상당히 놀라는 분위기다. -
- ▲ 핵안보정상회의를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오후(현지시간) 헤이그의 한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청와대 제공)
박 대통령이 중국에 요구하는 핵심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데 중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박 대통령은 출국 전 네덜란드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런 내용을 미리 언급했다.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때는
분명히 북한의 경제발전을 돕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어느 한곳도 빠집없이 공조를 해나가야] (한반도 비핵화를)달성할 수 있다.""그런데 그 공조가 안되고 한군데 두군데로 자꾸 흘러간다면 그 공조는 힘이 빠진다.
많은 국가들이 북한에 확고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데,
좀더 중국 러시아 등이 여기에 좀더 효율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박 대통령은 또 구체적으로,
최근 논란이 된 UN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대한 중국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경고도 했다.박 대통령은 네덜란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혹시 중국 측이 북한의 인권관련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에 대해 대통령은 실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북한 인권 부분에 있어 더 임팩트가 강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답했다.그동안의 박근혜-시진핑 친분관계를 생각하면 상당히 수위 높은 주문이다.
특히 박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중국 정부가 UN북한인권위 보고서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직후라 중국에게는 상당한 위협으로 작용했을 공산이 높다.
그런 부분을 모르지 않았을 박 대통령의 강경 대응에 우리 외교부는 긴장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강도 높은 행보가 북한인권문제가 모처럼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다, 핵안보정상회의 전임 의장국으로서 발언에 무게를 실을 수 있는 이 때를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외교가는 분석하고 있다.
UN의 보고서에는 북한의 고문과 성폭행, 노예화, 처형 등 "온갖 반인류범죄가 만연해 있다"는 신랄한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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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안보정상회의를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오후(현지시간) 헤이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회담을 마친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뉴데일리(청와대 제공)
우리가 먼저 세운 각에 중국 측의 방어도 만만치 않았다.
박 대통령이 세운 각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시진핑 주석은 23일 헤이그 현지에서 가진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지지 의사를 표명하면서도
북한의 입장을 여전히 두둔했다.시진핑 주석은 박 대통령의 입장을 동의한다고 하면서도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또 [중국측 방식으로 북한을 설득 노력 중]이라고 했다.
[중국측 방식]이란 표현은
더 이상 한국과 미국이 짜는 프레임에 동조할 생각이 없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중국이 그동안 우리에게 보였던 표현 수위와도 거리가 멀다.특히 공개되지 않은 정상회담 내용 중에는
박 대통령의 압박에 대한 시진핑 주석의 강력한 반감이 곳곳에 묻어난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이런 중국의 반발을 감수하고서라도
북한 이슈를 국제사회로 옮기고 [글로벌 공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박 대통령이 띄운 승부수다."핵문제가 심각한 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하나의 세계의 '파일럿 프로젝트'(시범사업)와 같이 만들어
전세계가 여기서부터 핵무기 없는 세상이 시작된다는 마음으로 힘을 모은다면
이뤄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