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제라드, PK로만 2골 기록하며 팀 승리에 기여
  •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맨유 공식 홈페이지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맨유 공식 홈페이지
    격렬했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레즈 더비', 페널티킥만 3번
     
    한국시각으로 16일 밤 10시 30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디는 홈 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0-2 완패했다. 2013-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를 마친 맨유는 향후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더욱 불투명해졌고, 이와는 반대로 리버풀은 우승의 불씨를 살렸다.
    맨유와 리버풀 모두 베스트 선발 라인업을 내세우며 승점 3점을 위한 열의를 불태웠다. 맨유는 로빈 판 페르시와 웨인 루니를 최전방에 내세웠고, 리버풀 또한 수아레즈와 스털링, 스터리지로 구성되는 삼각편대 카드를 꺼내며 맞불을 놨다. 맨유는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반드시 승리를 필요했고, 리버풀 또한 우승 레이스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승리 외에 다른 길은 없었다.
     
    맨유는 홈의 이점이 있었지만, 그들이 갖고있는 절박함과는 달리 경기력은 평소와 크게 다름이 없었다. 중원의 살림꾼인 마이클 캐릭의 전진 패스는 보이지 않았고, 제라드와 헨더슨, 조 알렌을 상대로 자유롭지 못했다. 오히려 마루앙 펠라이니가 몸을 사리지 않는 몸싸움과 태클 등으로 리버풀의 공격을 끊어내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펠라이니는 전반 35분 스털링과 헤딩 경합 과정에서 뒤늦게 공중볼 다툼에 끼어든 제라드의 머리에 이마를 크게 부딫히며 출혈 사태를 빚기도 했다. 임시 방편으로 지혈을 했지만, 출혈의 정도가 심했다. 이로 인해 펠라이니는 전반 끝나기 직전에 다시 한 번 팀닥터들로부터 체크를 받아야만 했다.
    전반 34분 리버풀에게 뜻하지 않은 기회가 찾아왔다. 수아레즈가 크로스 패스에 따른 첫 번째 터치 후 돌파 과정에서 하파엘이 오른손을 뻗으며 공을 막은 것. 하파엘의 핸들링 파울은 최소 옐로카드를 꺼냈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마이클 클래튼버그 주심은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이미 제라드에게 태클을 범해 경고를 받은 하파엘이었기에, 맨유로선 골과 선수를 모두 잃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었다. 수아레즈는 카드를 꺼내지 않은 주심에게 항의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키커로 나선 제라드는 오른쪽 골망을 흔들며 0-1 리드를 잡았고, 제라드는 페널티킥 연속 성공 횟수를 6회로 늘렸다.
    맨유는 후반 40, 41분 하파엘의 오버래핑에 따른 공격을 시도했지만 리버풀의 육탄 방어에 판 페르시는 유효 슈팅을 날리지 못했다. 이윽고 후반 43분에는 야누자이와 하파엘로 이어지는 오른쪽 측면이 뚫리며 하파엘의 빠른 크로스를 웨인 루니가 논스톱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미뇰렛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전반전을 마쳤다.
    맨유는 후반 1분 만에 스티븐 제라드에게 페널티킥 골을 다시 한 번 내주며 0-2로 끌려갔다. 전반 40분을 시작으로 분위기를 끌어 올렸던 맨유에게 있어, 필 존스의 파울은 찬물을 끼얹는 행위와 다름이 없었다. 볼 경합과 전혀 상관없는 상황에서 나온 필 존스의 밀치기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파울이었다.
    후반 32분 맨유는 또 다시 페널티킥을 내줬고, 이는 곧 비디치의 경고 누적으로 이어졌다. 주심을 향한 비디치의 강력한 항의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며 넘어진 스터리지의 몸짓은 분명 과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한 경기에 PK가 3번이 나오는 것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맨유는 다행히 제라드의 페널티킥이 좌측 골대를 맞고 나오며 굴욕의 위기를 넘겼지만, 비디치의 퇴장은 뼈아팠다.
    이후 맨유는 후반 39분 수아레즈에게 쐐기골을 허용하며 완벽히 무너졌다. 스터리지의 빗맞은 슈팅이 패스로 바뀌었고, 좋은 위치에 있던 수아레즈는 데 헤아와 1:1 상황에서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이자 자신의 리그 25호골을 터뜨렸다. 0-3 상황에서 맨유는 후안 마타를 퍼디난드와 교체시키며 수비의 안정을 꾀했지만 전의를 완전히 상실하며 완패했다.
    이날의 레즈더비는 매우 격렬했다. 전반 30분 하파엘의 태클을 당한 제라드가 신음했고, 펠라이니도 이마의 출혈로 급한 지혈 조치를 받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후반 10분, 비디치가 미뇰렛의 펀칭에 머리를 맞고 쓰러지기도 했고, 동시에 다니엘 아게르 또한 안면 부상으로 인해 경기가 지연되기도 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맨유는 색깔없는 축구를 선보이며 라이벌의 벽을 넘지 못했다. 리버풀 팬들이 경기 중 내걸은 'David Moyes is a football genius'라는 조롱 그대로, 데이비드 모예스는 무능했다. 선발로 나선 아드난 야누자이는 '서브'로서의 모습이 더 나아보였고, 하파엘은 수비수로서의 임무에 충실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웨인 루니와 판 페르시의 조합도 후반 30분, 루니의 크로스를 판 페르시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한 장면 외에는 유기적이지 못했다. 다만 이적 후 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펠라이니가 '상대적으로' 발군의 경기력으로 선전했다. 후반 34분 카메라에 잡힌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의 어두운 표정이 이날 맨유의 모습을 대변하기도 했다.
    결국 맨유는 홈에서 단 1점의 승점도 가져가지 못하며 20일에 있을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했다. 반면 리버풀은 승점 62점을 확보하며 우승 가능성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