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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토일드라마(밤 9시 40분) <정도전>(연출, 극본 ) 8일 방송에서 박영규는 폐결핵에 걸리고도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정치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 간담이 서늘하다.
이인임(박영규 분)은 측근인 염흥방과 임견미와 함께 염흥방이 빼앗은 토지 문제를 의논하는 중에 각혈을 한다.염흥방과 임견미는 이젠 다 끝난 것처럼 사색이 된다. 이인임은 놀라는 기색이 없이 담담하다.
감기인 줄 알았는데 의원을 불러 진찰을 해 보니 폐결핵이라고 한다. 의원은 비관할 일도 낙관할 일도 아니고 지켜봐야 한다고 하지만, 지금 같지 않게 옛날에는 폐결핵에 걸렸다 하면 죽는 무서운 병이다.세상을 호령하는 이인임이라도 죽음의 문턱에선 당연히 정치에서 한 발짝 물러설 줄 알았는데 이인임은 개의치 않는다. 폐결핵은 안정을 취하고 쉬어야 한다고 하자 이인임은 "권력을 잃느니 하루 빨리 죽는 게 낫다"며 요동함이 없다.
평소처럼 정치에 전념하며 일을 처리하는 모습에서 정치 프로의 진면목을 보는 것 같아 전율을 느낀다. 이인임은 덕망이 있는 정치가는 아니지만 프로 의식이 투철한 모습에 존경심마저 느끼게 한다.
측근들이 어의를 부르려 가려 하자 그 와중에도 이인임은 "외부에 알려서는 안 된다"며 엄히 단속한다. 정국이 흘러가는 흐름을 꿰뚫고 있으며 계략과 정치적 판단과 순발력이 탁월한 이인임은 권력의 누수를 막기 위해 즉시 밤중에 정적인 최영을 찾아가 국정의 책임을 지고 같이 동반퇴진하자고 압력을 넣는 모습에 혀를 내두르게 한다.
권력에 맛 들이면 권력을 놓치 못 한다고 한다. 목숨보다 더 중요할 만큼 권력의 맛은 그토록 달콤한 걸까? 목숨의 경각에서도 아랑곳하고 권력에 올인하는 이인임의 모습에서 도대체 권력이란 괴물이 무엇인가 새삼 궁금해진다.
이인임이 폐결핵을 털고 일어날지 궁금증이 더해 진다.
[사진출처=KBS1 드라마 <정도전>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