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모들이 대통령에게 엉터리 부실 보고를 하는가?
  • 

    불길한 [부실]의 징조들

     

  • ▲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앞줄 오른쪽 첫째)과 수석비서관들이 6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에 배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앞줄 오른쪽 첫째)과 수석비서관들이 6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에 배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6일 대통령 기자회견이 끝나고 나서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이 7일 오전
    실로 오래간만에 호평을 내놓았다.

    “[통일대박]이라는 워딩은 성공했는지 모르지만…”
    “어제 기자회견에서 통일문제에 대한 언급, ·
    이산가족상봉 제안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정쟁을 위해서는 합리적인 내용도 말꼬리를 잡거나
    궤변을 부리기 일쑤인 민주당 대변인이 이 정도 논평을 내놓은 것은
    상당한 지지라고 할 만하다.

    물론 이게 다는 아니었다.
    “[통일대박]이라는 워딩은 성공했는지 모르지만…” 이라는 말 꼬리에서는
    통일 마케팅의 선점효과를 빼앗긴데 대한 불편한 심정이 묻어난다.

    “통일은 대박이다”라고 할 것을 ‘통일대박’으로 살짝 바꿔 불렀다.
    박 대변인은 결국은 축소·왜곡· 짜집기의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워딩이야 말로 토씨 하나 어미 하나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에
    비틀면 효과는 급격히 약해진다.


    대통령에게 엉터리 부실 보고가 올라가는가?

    그렇지만, 박용진 대변인의 따끔한 지적 역시 귀담아 들어야 한다.
    박 대변인은 7일 민주당 논평에서 이렇게 말했다.

    "재판중인 사안은 특검 할 수 없다”는 말씀에 민주당도 동의한다.
    민주당이 언제 재판중인 사안을 특검하자고 했나?
    기소되지 않은 사안, 수사가 미진한 사안,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사안 등을
    특검에 반영하자고 누누이 말씀드렸다.”


    박 대변인은 7일 노종면 국민TV개국 TF단장과의 인터뷰에서는 이런 말도 했다.

    어제 고용세습 코레일 고용세습 얘기하셨잖아요.
    그런 거 없거든요.
    그러니깐 대통령께 지금 누가 엉터리 보고를 계속 하고 있다.
    이런 느낌이 드네요.


    과거에 그 철도청 시절에 재해로 인한 사망의 경우에는
    그 가족들이 그 자리를 승계하는 이런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코레일로 전환한 이후에는
    아예 없어진 조항이고 사문화된 사안인데
    이것을 지금 코레일에 대한 공기업 개혁으로 얘기하신 것도 답답하고요.


    좌편향 교과서 얘기하셨는데
    그 지적한 좌편향 교과서는 검정을 통과하지 못한 교과서입니다.

    있지도 않은 교과서를 가지고선 얘기를 하신 거죠.

    노사정위원회 있으면 되지. 사회적대타협회가 왜 필요하냐.
    이 말씀도 팩트와 다른 거죠.
    노사정 위원회는 지금 위원회 있는지 모릅니다만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탈퇴했기 때문에 유명무실하고 존재가치가 없는 거죠.

    그래서 이런 문제들,
    사실관계를 거꾸로 뒤집어서 이해하고 계시거나 잘못 알고 계신 부분들이
    이거 지금 누가 이렇게 하는 건지,
    뭐 인의 장막이라고 하던데요.
    이거 걱정스럽게 어제 지켜봤습니다.”


    박용진 대변인은 대통령이 사실 관계를 잘 못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누가 ‘엉터리 보고’하는 듯하다고 추측했다.

    청와대는 이 비판에 대해 책임있고 성의있는 반응을 내놓아야 한다.

    박용진 대변인 지적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적으로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잘 못 알고 있다면,
    그렇게 잘 못 알게 된 원인을 신속하게 분석해서 시정해야 한다.

    대통령 자신이 잘 못 알고 있다면,
    담당 수석은 당연히 대통령에게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만일 참모들이 잘 못 된 정보를 제공했거나,
    아니면 잘 못 된 원고를 써서 대통령이 발표를 한 것이라면,
    담당 참모들의 업무처리방식이나 전문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박용진 대변인 지적이 잘 못 됐거나 오해한 부분이 있다면 문제는 간단하다.
    성명서를 내고 이 부분에 대해 정정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그 원인이 청와대에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응답이 없을 경우, 그 목소리는 부메랑이 돼서 청와대 참모들에게 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