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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학생들을
밀양송전탑반대운동에 내모는가?
“선생님이 나가자고 해서 나왔다고 하면 안 돼!
니들이 회의해서 나가자고 한 거라고 대답해!"
배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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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청역을 나오는데 일단의 학생들이 전단지를 나누어주고 있다.
밀양송전탑반대 전단지다.
학생에게 물었다.
“대학생이에요, 고등학생이에요?”
옆에 서 있던 여자가 자랑스럽다는 듯이 “중학생이에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전단지를 나누어주던 남학생이 떠듬거리며 “중학생이에요”라고 말했다.
어딘지 정신지체가 있어 보였다.
그 학생에게 물었다.
“왜 나왔어요?”
“밀양 송전탑 때문에...”
“누가 나오라고 했어요? 선생님이 나가라고 했어요?”
그 학생이 대답했다.
“네. 선생님이 나가라고 했어요.”
그러자 옆에 있던 여자가 말했다.
“그게 아니잖아. 니들이 회의해서 나가자고 한 거잖아.”
그 여자에게 “선생님이세요?”라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
물어보고 싶은 얘기들이 많았지만, 회사로 급히 돌아와야 해서 그만두었다.
발걸음을 옮기는데, 그 여자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생님이 나가자고 해서 나왔다고 하면 안 돼!
니들이 회의해서 나가자고 한 거라고 대답해! 알았지.”
그들이 나눠준 전단지의 학교 이름은 K자유학교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