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연합뉴스) 친야칭(秦亞靑) 중국외교학원 상무부원장은 14일 북한 핵문제를 어떤 한 국가(북한)의 문제로만 보는 것은 "(너무) 좁게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아산정책연구원이 베이징에서 연 '아산 베이징포럼 2013'에 첫 기조연설자로 참석한 친 부원장은 "중국은 왜 '북핵문제'를 '한반도 핵문제'로 이야기하는가"라는 청중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친 부원장은 "(한반도) 핵문제는 어떤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남북한과 동북아) 지역의 문제다. 우리가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는 것은 바로 (이 문제가) 이 지역의 이슈기 때문이고 이 지역의 안보불안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6자회담을 빨리 시작해야 한다. 수년 전 (어떤 학자들은) 6자회담이 죽었다고 했는데 나는 아니라고 했다. 이것은 비핵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어떤 메커니즘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외교학원은 중국 외교부 직속의 국책연구기관으로, 친 부원장은 오래전부터 중국 지도층에 외교정책을 강의할 정도로 중국 외교분야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친 부원장의 이같은 답변에는 북핵문제는 북한의 체제안전보장 등과 관련이 있다고 보면서 '북한 비핵화' 대신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고수하는 중국 정부의 시각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이기도 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포럼 환영사에서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북핵이다. 북핵문제는 한국에 있어서는 집안의 불이지만 중국에는 옆집의 불이고 미국에는 강 건너 불로 보이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북핵문제에 대한 의지표명은 매우 고무적이다. 북한과의 대화는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가 경계할 것은 대화를 위한 대화"라며 "북핵문제는 핵을 폐기하든지 아니면 용인하든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지 중간지대는 없다"고 주장했다.

    한중수교 20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날 포럼에는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 청샤오허 인민대학 교수, 추수룽 칭화대학 교수,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소장 등이 참석해 북핵문제, 한중관계, 미중관계, 동아시아 문제 등을 논의했다.

    천영우 전 수석은 최근 장기간 중단상태에 있는 북핵 비핵화 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중국 등의 외교적 움직임을 다소 비관적으로 전망하면서 북한이 핵무기에 대해 신성불가침의 가치를 부여하는 한 비핵화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추수룽 교수는 한중관계와 관련, "한국의 군 관계자, 정부 관계자, 학자들은 중국을 미래의 안보위협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며 "한국 엘리트들이 중국을 미래의 안보 위협으로 보는 것이 양국 간 안보 협력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