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O 마지막 회합, 이석기의 決定的 한 마디

    “주먹만 지르지 말라...
    철탑 파괴 軍事的으로 중요...
    압력밥솥 폭탄 메뉴얼”
    비현실적 발언의 현실적 수정·보완 지시

    金成昱

    1.
    법원이
    이석기 등의
    종북(從北)선동·반역(叛逆) 선전장이 되고 있다.
    이석기 등은
    판사를 상대로 말하는 게 아니라
    국민을 상대로 떠드는 것이다.
    변종(變種) 법정투쟁이다.

    이석기를 감싸는 통진당 변호인단은
    내란음모는 ‘농담’이라고 받아친다.
    구체적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12일 첫 공판에서 변호인단은
    “5월 강연에서
    구체적인 폭동을 준비하자고 한 것이 아니다”며
    “다만 참석자 일부가 총, 칼, 폭탄 등을 언급하자
    ‘그런 식의 준비는
    지배세력의 정보력에 의해 파악되고
    허황된 것이므로 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순석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은
    ‘총으로 무장하거나 주요시설 마비 등은
    뜬구름’이라고 얘기했다”며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웃었고
    (녹취록에도) ‘웃음’이라고
    명확하게 표기돼 있다”고 했다.(출처 : 조선일보)>

    일면 그럴싸하다. 그러나 거짓말이다.
    RO 회합은
    지난 3월 5일 북한이 정전협정을 무효화하자,
    3월 13일,
    3월 28일,
    4월 5일,
    5월 10일,
    5월 12일 거듭하여 회합했다.
    밤 10시에서 새벽 2시까지 진행됐다.
    폭동 모의는
    한 번 우연히 한 농담이 아니라
    지속적·반복적으로 구체화됐다.

  • 2.
    변호인단이 말한 5월 12일 회합을 예로 들자.
    ①이석기 연설 후 ②권역별 토의,
    ③토의 결과 발표, ④이석기 마무리 연설의
    순으로 진행됐다.

    홍순석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이
    변호인단이 말한 ‘뜬 구름’이라는 발언을 한 것은 맞다.
    권역별 토의 후 결과 발표 자리였다.
    홍순석은 몇몇 조직원 발언이
    ‘뜬구름’ 같다고 비판한 뒤
    다른 한 명은 현실적이라고 평가한다.

    RO는
    일부 조직원의 ‘뜬 구름’ 잡는 발언을 수정·보완한 뒤
    “미군(美軍) 정보 수집, 국가기간산업 침투·정보수집”
    등을 통해 준비, “지침·매뉴얼”을 만들고
    “군사전(軍事戰)을 수행할 팀”을 짜서
    “무장(武裝), 전기통신분야에 대한 공격(攻擊),
    무기(武器) 탈취·제작 등을 통한
    국가기간시설 파괴(破壞),
    첨단·해킹기술로 주요시설 마비(痲痺),
    후방교란(後方攪亂) 및 무장파괴(武裝破壞)”할 것을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비현실적 발언의 현실적 수정·보완을 말한 것이다.
    이튿날 새벽인 5월 13일 1시 경
    권역별 토의가 끝난 후
    지역 총책들이 ‘혁명열정(?)’이 가득한 조직원들의
    성급한 발언을 수정·보완하여 발표한 내용은 이렇다.

    <경기동부 권역은
    지역책인 공동피의자 김근래가
    폭동을 준비하는 실행방안으로
    ①무장(武裝), ②전기통신분야에 대한 공격,
    ③조직원과 필사적 결의 등의 협의 내용을 발표하였다.

    RO 경기남부 권역은
    지역책인 공동피의자 이상호가
    ①지침·매뉴얼의 마련 필요,
    ②무기(武器) 탈취·제작 등을 통한
    국가기간시설 파괴(破壞),
    ③대중포섭 등 선전전·사상전·심리전 전개' 등
    내용의 협의결과를 발표하였다.

    경기중서부 권역은
    지역책인 공동피의자 홍순석이
    ①집단적 조직기풍으로 필승신념 결의,
    ②무장(武裝),
    ③첨단·해킹기술로 주요시설 마비(痲痺),
    ④지도부 보위,
    ⑤선전전을 통한 대중역량 강화' 등
    내용의 협의 결과를 발표하였다.

    경기북부 권역은
    지역 조직원인 공동피의자 이영춘이
    ①군사(軍事) 관련 매뉴얼 마련,
    ②미군(美軍) 정보 수집,
    ③국가기간산업 침투·정보수집,
    ④후방교란(後方攪亂) 및 무장파괴(武裝破壞) 등
    군사전(軍事戰)을 수행할 팀 구성 등
    내용 협의 결과를 발표하였다.(출처 RO녹취록)>

    3.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도
    홍순석과 비슷한 말을 한다.

    그는 ‘평택 유류조장 창고’ 파괴를 발표하면서
    “니켈합금을 감싸고 있는 것이 두께가 90cm예요
    벽돌로 시멘트로.
    그래서 그것이 총알로 뚫을 문제는 아니거든요.
    우리가 차로 혼자 다이너마이트 싣고 와 가지고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아니고
    폭파되는 문제는 아닌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상호는 이어
    “그래서 그런 것과 관련해서
    이것이 그렇게 무작정 될 문제는 아니고”라고 말한 뒤
    “우리가 검토한 바에 의하면
    그 시설이 실제로 경비가 엄하진 않았는데
    그것이 쉽게 우리가 뭔가를 갖다가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걸로 알고.
    그렇다고 그런다면 안에 들어가서
    시설을 파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고.
    중요시설 안에서
    이것들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요컨대 무작정 부수면 안 되니
    안에 들어가 부수라는 것이었다.

    4.
    이석기 역시 구체적·현실적 준비를 강조했다.
    이석기는 5월 13일 새벽 1시 30분 경
    회합을 마무리한 뒤
    혁명을 위한 총궐기 준비 명령을 이렇게 내렸다.
    출처는 검찰이 국회에 제출한
    체포동의안 범죄사실 문건이다.

    <조직원들이
    ‘한 자루 권총사상'으로 정신무장하여
    제국주의 지배세력에 대항한 볼셰비키혁명으로
    러시아 차르체제가 전복된 것처럼
    남한사회를 전복하기 위한
    다양하고 창조적인 방법으로
    ‘물질적·기술적’ 준비를 철저히 하고
    총공격명령이 떨어지면
    속도전의 일체감으로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봉기할 것을 강조함으로써
    피의자들을 포함한 전체 조직원들이
    정세인식과 남한체제를 전복하기 위한
    혁명을 위해 총궐기할 결의를 다졌다>

    이석기는
    김일성의 소위 혁명사상인
    ‘한 자루 권총사상’을 강조하며
    “철탑(鐵塔)을 파괴(破壞)하는 것이
    군사적(軍事的)으로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 경우가 무궁무진한 거야.
    정말 보이지 않는 곳에
    엄청난 폭파(爆破)를 시켜놔도
    그야말로 쟤들이 보면 귀신이 곡할 노릇이야.
    존재가 보이지 않는데
    엄청난 무기(武器)가 있어서
    도처에서 동시 다발로
    전국적으로 그런 세력이
    전쟁(戰爭)을 한다”고 말한다.

    이어 “인터넷 사이트 보면
    사제폭탄(私製爆彈) 사이트가 있어요(···)
    심지어는 지난 보스턴 테러에 쓰였던
    이른바 압력밥솥에 의한 사제폭탄에 대한
    매뉴얼도 공식도 떴다고.
    그러니깐 관심 있으면 보이기 시작한다.
    근데 관심 없으면 주먹만 지르는 거예요”라며
    “총공격의 명령이 떨어지면
    속도전(速度戰)”을 벌이라고 주문한다.

    이석기의 이 연설은
    녹취록에 등장하는 RO회합 마지막 발언이다.
    그는 철탑파괴·압력밥솥 폭탄 제조 등을
    예로 들며 폭파, 무기, 전쟁 등의 단어를 쏟아냈다.
    엉성한 준비로 ‘주먹만 지르지 말라’며
    구체적·현실적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이석기 변호인단은
    ‘뜬 구름’ 등 조직원 일부의 발언을 인용해
    RO폭동 모의의 구체성·현실성을 부정한다.
    사실이 아니다.

    이석기가 말한 것처럼
    ‘주먹만 지르는’ 구체성·현실성 없는 생각은 하지 말고
    “철탑을 부수고” “사제폭탄” “압력밥솥 폭탄”을
    만들어서라도 “혁명”을 수행할 것을 주문한다.
    종북(從北)변란을 여기서 끝내지 않으면
    진짜 피를 부를지 모른다. 이것은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