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둘기의 예측력이 매보다 훨씬 정확하다"

    미국의 첫 여성 경제대통령이 될 재닛 옐런(67)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에 대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평가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FRB내 대표적인 `비둘기파'이지만, 경제예측력에서는 매보다 날카로운 눈을 가졌다는 것이다.

    1946년 뉴욕 브루클린의 유대인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난 옐런은 어려서부터 자타가 공인한 똑똑한 학생이었다.

    포트해밀턴 고등학교에 재학시절 영문학 최우수상, 수학 최우수상, 과학 최우수상 등 상이란 상은 모두 싹쓸이 했고, 학년대표로 일하면서 리더십도 갖췄다. 그러나 그녀의 고교 동창생들은 "똑똑하지만 이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었다고 평했다.

    1971년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고 하버드대에서 조교수를 지낸 옐런은 FRB 이코노미스트로 일하던 1977년 역시 FRB에서 일하던 지금의 남편 조지 애커로프를 만나 1년만에 결혼했다. 이들 부부를 이어준 것이 FRB인 셈이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교수인 남편 애커로프는 '정보비대칭이론'으로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으며, 아들 로버트 애커로프도 영국 워릭대에서 경제학 조교수로 재직중이어서 이들 가족은 가히 '경제학 가족'이라 불릴만 하다.

    인플레이션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실업문제 해결과 고용을 중시하고 통화정책·무역 뿐아니라 싱글맘·10대 갱단까지 연구 대상으로 삼은 옐런의 성향은 남편 애커로프 교수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애커로프 역시 노벨상 위원회에 쓴 글에서 "우리 부부는 성격적으로 완벽히 들어맞을 뿐 아니라 거시경제에 대해서 거의 완벽히 의견 일치를 보였다"며 "유일하게 의견차가 있는 것은 옐런이 나보다 자유무역을 조금 더 지지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이 벤 버냉키 의장의 후임으로 최종 임명되면 연준 최초의 여성 의장이 탄생하게 되는 것과 동시에 부의장에서 의장으로 '승진'하는 첫 사례가 된다.

    그는 2010년 연준 부의장이 되기 이전에도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로 근무했으며 1994년 FRB 이사와 1997년 빌 클린턴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내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또 현재 연준의 정책 결정자 중 가장 정확하게 경제 동향을 예측했다고 지난 7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자체 분석을 토대로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2007년 12월 연준 회의록을 보면 대다수 이사는 경기후퇴(리세션)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옐런 부의장은 "신용경색 심화와 경기후퇴의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비관론을 내놨다. 다음해 세계 경제는 옐런의 예상과 같이 세계적 금융위기를 맞았다.

    옐런은 의회 민주당 내의 상당한 지지 세력이 있으나, 연준 의장 지명권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는 개인적인 친분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오바마가 옐런의 강력한 경쟁자였던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을 강력히 밀고 있다는 얘기가 정설로 돼 있다.

    의회와 금융계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스스로 후보직을 포기한 서머스는 옐런이 하버드대 교수로 재직시 제자여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옐런 부부는 지난해 기준으로 주식, 채권펀드, 은행 예금 등 480만∼1천320만 달러(53억5천만∼147억3천만원 상당)의 재산을 가진 재력가라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