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진보가 숙주” vs. “이념전쟁 끝났다”...누가 옳은 지는 아직!
  • “이석기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진보세력과 야당이 종북세력의 숙주가 된 탓이다.”
    “이석기와 RO가
    한국 사회를 뒤집어 엎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지난 8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3층
    살레시오홀에서 열린
    [이석기 사건의 교훈과 한국사회의 과제]라는
    세미나에서 나온 주장들이다.

    (사)북한민주화네트워크,
    (사)시대정신,
    (사)열린북한이 주최한 이날 세미나는
    <이광백> 자유조선방송 대표,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이 발제를 맡고,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
    <이재교> 시대정신 대표,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이 토론을 펼쳤다.

    세미나에 앞서
    <안병직> 국민통합시민운동 공동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이석기 사태를 통해
    한국 사회를 한 번 더 되돌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 “이석기 사태 때문에
    한국 사회를 한 번 더 되돌아보게 됐다.
    한국에 어떤 우익이 있고 좌익이 있는지,
    어떤 보수가 있고 진보가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해 봐야할 문제라고 본다.

    우익 내지 좌익, 보수 내지 진보라고 하면,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서
    보수는 보수대로, 진보는 진보대로
    우리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게 정상일 것이다.

    그런데 남한에 살고 있지만
    남한을 자기 조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진보 중에 많이 있는 것 같다.
    그 가운데 한 명이 <이석기> 같은 사람 아니겠느냐.

    여기서 중요한 건
    보수건 진보건
    우리 공동체를 어떻게 하면
    좋은 공동체로 만들겠느냐 하는
    사상적인, 정책적인 그런 비전 제시가
    좀 뚜렷하지 못한 게 문제라고 본다.

    한국의 보수는
    진보가 아니라는 점에서 보수라고 하고,
    현실에 적응해 적당히 살아가는 보수가 많지
    보수의 적극적인 가치가 뭐다,
    우리는 무엇을 지킬 것이라는 게 없다.
    형식적으로 자유민주주의라고 하지만
    그건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니라 지켜야 한다.
    한국에서 자유민주주의가 지켜야 할 가치가
    뭔지 적극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

    진보도 마찬가지다.
    진보도 무조건 바꾸자는 말만 해서는 안 된다.
    요새 민주당의 행태에서 볼 수 있다.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무조건 거리에 나가 데모하고
    예전처럼 [민주화 운동]하는 게 진보냐.
    이게 과연
    우리가 더불어 사는
    대한민국을 잘 살게 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특히 일부 비뚤어진 <이석기>와 같은 사람들은
    대한민국을 망하게 만들고
    북쪽과 손을 잡는 게 진보라고 한다.
    만약 북한이 제대로 살고, 잘 살고 있다면
    손을 잡는 것도 하나의 길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어떻냐.
    헤겔이 말한 최악의 정치체제라는
    동양의 전재왕조 국가,
    유일한 독재자 한 사람만 자유로운 나라 아니냐.

    대한민국은 어떤가.
    좋은 나라인지는 몰라도
    다수가 자유로운 건 분명하지 않느냐.
    그런데도 이런 공동체를
    미국의 식민지니 뭐니 이름을 붙여 부정하고,
    북한에서 유일한 자유인
    즉 김정은에게 모든 충성을 바치는 사람들이 있다.
    <이석기>는
    <김정은>의 대리자로서
    남한에서 유일한 자유인,
    유일한 지배자이고 싶어 한 것 아니냐.

    오늘 그런 점에 관해
    <이석기>에 관한 규탄보다는
    한국의 보수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진보가 국가 공동체 안에서 추구할 가치가 무엇인지
    토론을 하면서 <이석기>의 문제를 찾아보고자 한다.”


    이어 발제를 맡은
    <이광백> 자유조선방송 대표가
    <이석기 사태>에 대해 설명했다.

  • “한 때 <이석기>와 함께 활동했던 사람,
    RO에서 활동했던 사람으로서
    우리 사회가 이 사건을 어떻게 보고 대처해야 하는가
    개인적인 입장에서 말씀드리고자 한다.

    <이석기 사태>의 키워드는 세 가지다.
    첫째는 민혁당,
    둘째는 종북혁명가 국회의원,
    셋째는 전쟁이다.

    <이석기 사태>의 RO가
    민혁당의 잔존세력이라는 증거는 세 가지다.

    첫째는 지도이념이 주체사상이고
    활동목표가 반미자주, 민주, 통일투쟁을 통해
    美제국주의를 몰아내고
    민족자주정권을 세운다는 것이다.

    둘째는 조직체계와 운영방식이
    민혁당처럼
    [전위당-준 전위당 조직(RO)
    -혁명적 대중조직(활동가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이는 4단계 조직지도체계로 운영했던
    민혁당과 매우 흡사하다.

    셋째는 <이석기 사태>의 주요 관련자들이
    민혁당 당원이거나 관련자라는 점이다.
    총책인 이석기, 우위영, 김미희, 김재연 등은
    민혁당 당원이었거나 RO조직원
    또는 외곽 조직원으로 활동했다고 알려져 있다.

    두 번째 키워드인 종북혁명가 국회의원은
    과거 지하당 운동에서는 없었던 일이다.

    과거 지하당은
    운동가 숫자는 많았지만 영향력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20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조직원은 줄어든 대신
    이들의 정치․사회적 영향력은 상당히 커졌다.

    그 중 대표적인 인물이 <이석기>로
    2003년 8월 광복절 특사로 가석방된 뒤
    불과 7년 만에 국회의원이 됐다.
    <이석기>는 국회의원이 된 뒤에는
    국방기밀자료 입수를 시도하거나
    동료의원을 통해
    공안사건 담당자와 탈북자 명단을
    입수하는 등의 활동을 펼쳤다.

    셋째 키워드인 전쟁도
    과거 민혁당 사건이나
    다른 지하당 조직 사건과 다른 점이다.

    일반적인 종북 지하혁명조직도
    전쟁 준비의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반면 <이석기>와 RO 조직은
    [결정적 시기]라고 판단,
    전쟁 대비 3대 지침을 조직원들에게 내렸다.

    전쟁 대비 3대 지침이란
    비상시국 연대조직 결성,
    광우병 투쟁과 같은 대중선전 강화,
    미군기지를 비롯한 주요시설에 대한 정보 수집 등이다.

    <이석기> 조직은
    지난 3월 <김정은>이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자
    전쟁이 임박했다고 판단했거나,
    북한 대남사업조직이 <이석기>에게
    [전쟁에 대비하라]는 지령을 내린 게 아닌가 싶다.
    북한이 조총련에도 전쟁대비를 지시했던 것으로 보아,
    실제로 북한이 지령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이광백> 대표는
    <이석기>가
    RO조직원들에게 [전쟁 준비]를 지시했기 때문에
    내란음모 혐의를 받게 된 것이라고 풀이하며,
    앞으로 <이석기 사태>에 대한 수사는
    남아 있는 RO조직과 핵심조직을
    찾는 게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 12일
    <이석기>가 주최한 RO 회의는
    경기동부, 경기남부,
    경기중서부, 경기북부의 RO들의 회합이었다.

    과거 민혁당은
    부산, 울산, 마산, 창원, 진주 등을
    거점으로 한 [영남 위원회],
    서울, 용인과 성남, 수원, 인천을
    거점으로 한 [수도권 위원회],
    전주, 익산, 군산을
    거점으로 한 [전북 위원회],
    그리고 [광주시당]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 가운데 과거 민혁당의 총책이었던
    <김영환>이 직접 지도했던
    [전북 위원회] 정도만
    확실히 조직 해체를 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다른 지역에
    이번에 적발된 RO 외에
    다른 RO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RO는
    핵심조직이 아니라
    전위조직이면서
    외곽조직을 관리하는 조직이다.

    RO를 철저히 수사하면
    지하당의 [윤곽] 정도는 파악할 수 있겠지만
    [전체 그림]은 못 볼 수 있다.
    핵심 조직을 찾아내야 한다.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이석기> 조직이
    북한과 연계되었을 가능성이 70~80%,
    독자적으로 활동했을 가능성이 20~30%라고 본다.
    당국은
    <이석기> 조직과 북한과의
    교신증거를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이광백> 대표는
    <이석기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진보세력과 야당의 낙후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이석기> 그룹이
    정당까지 장악할 수 있었던 건
    진보세력의 비민주적이고
    편법까지 사용하는 풍토를
    적극 활용했기 때문이다.

    사실 진보정당과 진보단체라는 곳들은
    그 뿌리를 사회주의에 두고 있기 때문에
    법치나 자유민주주의에 관한 인식이 부족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1년 인천연합이 용산 지구당을 장악할 때
    조직원을 대대적으로 동원한 것과
    지난해 당내 경선에서 광범위한 대리투표를 벌인 일이다.

    진보세력의 [낙후성]도
    <이석기>가 성장하는 데 한 몫을 했다.
    진보세력은
    여전히 80년대 반미이론과 구호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한미 FTA 반대투쟁, 광우병 시위, 제주해군기지 반대,
    국가보안법 철폐, 평화협정 체결 투쟁 등을 보면
    80년대 주사파의 이론과 정서에
    바탕을 두고 움직인 활동으로 보인다.

    진보세력의 이런 낙후성 때문에
    광우병 시위, 반값등록금 투쟁 등을 통해
    한국진보연대, 한대련 등이 급속히 성장한 것이다.”


    <이광백> 대표는
    <이석기 사태>를
    국정원 개혁과
    종북세력의 가면을 벗길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을 통해
    국정원 개혁을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
    국정원이 종북세력과 싸우려면
    어쩔 수 없이 정치에 개입해야 한다.
    야당도 이를 모르지 않을 텐데
    무조건 국정원 개혁만을 부르짖는다면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야당과 진보세력 또한
    수백만을 굶겨죽이고 우리를 위협하는
    <김정은> 세력은 진보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해야
    국정원 개혁에 아주 좋은 환경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와 북한 간의 체제 경쟁은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지만,
    종북세력들이 쓰고 있는 가면을
    국민들이 정확히 이해하고 간파할 수 있는
    공론화 작업이 지금 필요하다고 본다.”


    <이광백> 대표는
    [<김정은>이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한 뒤 생긴
    <전쟁반대평화실현연대회의>를 유심히 봐야 한다]면서
    발제를 마무리지었다.

  •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의 주장은
    조금 달랐다.
    <이석기>의 RO 위에
    핵심조직이 없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석기 사태>로 RO가 발각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위에 지하당이 있지 않느냐]고 묻는데,

    저도 민혁당을 운영했을 때는
    아래로 16개의 RO를 관리했었으니까
    당연히 위에 지하당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수사가 진행되고,
    기자들에게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들으니까
    RO 위에
    지하당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제가 민혁당 해체 선언을 했지만,
    이후 하영옥이 중심이 되어 재건을 했고,
    1999년 8월 민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조직 전체가 심하게 붕괴된다.

    사실 영남위원회 사건 때
    영남위원회는 파괴가 안 됐지만
    그 전에 울산위원회가 파괴가 됐고,
    이후 부산을 중심으로 한
    영남위원회가 파괴가 됐다.

    중요한 건 <이석기>가 중심이었던 조직은
    그때도 상당히 건재했다는 점이다.

    <이석기>가 2003년 8월 가석방된 뒤에
    조직 활동을 재개했다면,
    어떤 조직을 기반으로 했을까.

    물론 몇몇 민혁당 조직원을 중심으로
    타이틀을 유지하면서 활동했을 수도 있지만,
    그의 중심기반은 RO였다.
    또한 <이석기>가 검거된 뒤 풀려날 때까지
    걸린 시간이 길지 않았고,
    그의 RO가 수사과정에서
    모두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조직 복원이 어렵지 않았으리라고 본다.

    또 1999년 민혁당 재건위 사건 이후로
    <이석기>와 <하영옥> 사이가
    크게 나빠졌다고 하므로,
    <이석기> 혼자서
    민혁당 조직 전체를 재건하기는
    어려웠으리라고 본다.

    <이석기> 입장에서는
    민혁당 조직을 복원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칭 지하당이라고 하는 건
    심적으로도 큰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김영환> 연구위원은
    <이석기>의 RO와 북한 간의 연계성도
    높게 보지 않았다. 

    “만약 (이석기나 RO가)
    북한과 연계되어 있다고 하면,
    북한은 활동 습성 상
    규모가 일정 수준만 되면
    반드시 지하당을 만들도록 시켰을 것이다.
    물론 북한이 나중에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이번 사건을 보면
    <이석기>와 북한 간의 관계에는
    약간의 의문을 갖고 있다.

    <이석기>의 조직들이
    유사시 우리나라 내부에
    치명적인 파괴활동을 하려고

    시도는 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이석기> 조직이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으려면
    개전 24시간 전에 준비를 마쳐야 하는데
    북한은 자신들이 보낸 간첩조차
    남한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믿지 않는다.

    이런 북한이
    <이석기>와 같은 남한 출신 지하조직에게
    개전일자와 같은
    초특급 정보를 주었을 가능성이 극히 낮다.

    결국 <이석기> 조직은
    [정전협정 백지화] 뉴스를 본 뒤
    자체적으로 [전쟁 임박]이라고 판단해
    회합을 가진 것으로 본다.”



    <김영환> 연구위원은
    <이석기> 조직을
    주체사상으로 무장한 조직이라기보다는
    주체사상과 민족주의를 결합한,
    일종의 [사교집단]과 같다고 평가했다.

    “<이석기> 그룹이
    주체사상을 받아들이는 태도 또한
    [사상]이 아니라 북한처럼
    [종교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 같다. 

    <이석기> 그룹의 사상 핵심은
    주체사상이 아니라
    민족근본주의인 것으로 보인다.

    철학적 사고능력이 있어야 이해할 수 있는
    주체사상과 달리
    민족주의는 매우 단순하고 친근하며
    논리적 접근을 할 필요 없이
    정서적으로만 접근해도 된다. 

    정서적 접근만 있으면 되는
    민족주의로 무장한 세력은
    자기반성적 구조도 매우 취약하다.
    이들은 이런 민족주의의 구조를 이용해
    자기반성을 할 기회를 봉쇄한 채
    극단적인 방향으로
    자기 세력의 기본 동력으로
    유지해 온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연구위원은
    <이석기 사태> 이후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일로
    민족근본주의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
    <이석기 사태>로
    거의 종말을 맞은
    종북 세력과의 [이념투쟁]에
    많은 힘을 쏟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사회에서는
    종북세력이 아니더라도
    극단적 성향의 민족주의적 경향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는 한국 사회 발전에
    매우 부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회의 특성상
    민족주의 자체를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민족주의적 정서와 민족주의적 경향의 총량을 줄이는데
    사회 지도층과 지식인들이 앞장서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현재 활동하는 종북세력을 약화시키고
    유사한 세력의 등장을 막을 수 있는
    확실한 길이라고 본다.

    과거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종북세력 처벌도
    핵심 관련자는 강하게 처벌하되
    단순 가담자들은 관용적인 태도로
    봐주는 게 좋을 것이다.

    과거 종북단체의 경우
    지도부가 검거된 뒤
    중간 간부나 하부세력 중
    교도소에 있는 사람보다는
    외부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는 사람들의
    조직 이탈율이 훨씬 높았다.

    종북세력은
    논리도 약하고
    사회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하고
    시대적 흐름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지도부와 추종세력을 떼놓으면
    자연스럽게 해체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이런 종북세력과 싸운다며
    과도한 힘과 자원을 투입하지 않았으면 한다.”


    두 발제자는
    서로 다른 논리 전개와 결론을 내놨지만,
    [주체교]로 무장한 [사교(邪敎) 집단]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설 자리가 없다는 데는
    뜻을 같이 했다. 

    세미나 토론자들도
    [자칭 진보세력]과
    종북세력들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486세대의 근본문제는
    시건방, 오만함, 무지]라고 꼬집었다.

    “전두환 집권 시절은
    기성세대가 모두 돈벌이에 집중할 때다.

    20대 학생들이 민주화 운동을 맡으면서,
    [조국의 미래를 우리만 고민한다]는 생각에 빠져
    엄청난 사명감을 갖게 됐다.
    그 결과 선배들로부터 내려오던 지적 연구 성과 등을
    전혀 쳐다보지 않았다.
    우리가 역사를 처음 쓴다는 오만에 젖어있었다.
    이제는 그런 생각을 벗어버려야 한다.

    486세대는
    자본주의 성과는 가장 많이 차지했으면서,
    그 의식은 반자본주의, 반미에 젖어 뒤죽박죽돼 있다.
    이런 정신을 정리하고,
    이전 세대와 자신들의 뒷세대에게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하면,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많은 논의를 할 것이고,
    <이석기 사태>와 같은 일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는
    발제자의 의견에 대부분 공감하면서도,
    <이석기> 조직과 북한과의 연관성을 상당히 높게 봤다.



  • “<이석기 그룹>이
    민혁당 잔당세력,
    민혁당 재건위와 관련이 있고,

    상급단체 존재 가능성,
    진보세력과 야당이
    <이석기>의 숙주로 전락한 점,

    종북세력과 북한체제의 미래 등에 대한
    발제자들의 의견에 대체로 동의한다.
    여기에 약간 보충을 한다면,
    <우위영>, <김미희>, <김재연>이
    확실하게 민혁당 활동을 했던 게
    아니라는 점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과거 민혁당이
    영남위원회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이석기 사태>로 드러난 조직 외에
    다른 지역에도 RO 조직이 있고,
    상급조직 존재 가능성 등도 있다고 본다.

    과거 민혁당이나
    중부지역당 사건을 보면,
    핵심 총책이나 관련자가 아닌 사람이
    전향을 한다거나
    수사기관에 협조하지 않는 이상
    그 완전한 실체를 밝혀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점을 봐야 한다.

    저는 다른 가능성을 하나 제기하겠다.
    <하영옥> 씨가 2003년 4월 석방됐고,
    8월 <이석기>가 석방된 뒤에
    다시 조직을 재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번에 <이석기>가 총책으로 밝혀졌는데
    그 동안
    민혁당 조직이 분산되었을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따라서 다른 지역에 조직이 있다고 해도
    <이석기> 조직과의 관계는 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사건 수사결과를 보면
    조직체계상 4개 조직이 있었다.

    그런데 <이석기>가
    선전조직인 <민중의 소리>,
    자금 조직인 <CNP그룹>을 운영했는데
    RO와 전혀 관련이 없는 것처럼 나타났다.
    과연 조직원이 아닌 사람들에게
    중요한 선전조직과 자금조직을 맡겼을까
    하는 점이 의문이다.

    북한과의 연계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발표된 수사결과만 보면
    북한과의 연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하지만 정황으로 보면
    90% 이상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본다.
    수사 당국이
    <이석기 사태>를 철저히 수사해
    북한과의 연계증거를 꼭 잡아야 할 것이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대부분 80년대 운동권 활동을 했던 사람들,
    소위 [486 운동권] 출신들이다.

    이들의 고민을 시작으로
    [반미]와 [주체사상],
    [민족근본주의]에 푹 빠진,
    [자칭 진보세력]의 반성이 시작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