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등 청문회서 도덕성 문제삼아 낙마 시도-채동욱은 끝까지 비호, 언론만 맹비난

  • ▲ 지난 8월 국정원 댓글의혹 사건 국정조사에서 민주당 박범계 의원(왼쪽)과 박영선 의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 지난 8월 국정원 댓글의혹 사건 국정조사에서 민주당 박범계 의원(왼쪽)과 박영선 의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도덕성 파문을 일으킨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끝까지 거들고 있다. 
     

    지난 4월 인사청문회에서
    채동욱 후보자를 향해
    "파도, 파도 미담만 나온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박범계 의원. 

    박범계 의원은 
    "채동욱과 같은 좋은 검찰청장을 만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긴급현안질의에 나선 박범계 의원의 발언이다.
     

    "(파도 파도 미담만 나온다는 말에 대해) 
    저는 그 소신에 변함이 없다.
    대한민국 검찰이
    과연 채동욱 전 청장과 같은 좋은 청장을 만날 수 있을지
    상당히 의문이다." 


    박범계 의원은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향해
    "돌을 던질 자격이 있냐"고 물으며, 
    [그 누구도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게
    돌을 던질 자격이 없다]
    는 식의 
    논리를 폈다.   

    "요한복음에 
    [이 중에 죄 없는 자가
    저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는 말씀이 있다.

    황교안 장관은 
    채동욱 전 검찰청장에게
    돌을 던질 자격이 있나?" 


    판사 출신인 박범계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조선일보> 보도 전에
    채동욱 검찰총장이
    특별히 직무상에 문제가 있었나.
    직무상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

    문제는
    <조선일보> 보도다.

    임모 여인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고,
    (채 전 총장의) 부인과 딸도
    문제제기를 안 했다.

    어느 누구도
    문제 삼을 만한 비위를 제기하지 않았는데

    느닷없이 보도가 나왔다."


    박범계 의원은
    의혹을 최초 보도한 <조선일보>를 향해
    "기자로서 접근할 수 없는 정보를
    1면에 보도했다"
    고 주장하기도 했다. 


  • ▲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22일 오전 국회에서 민주통합당 박범계 의원이 이 후보자의 재판관 재임시기 급여, 수당 등 소득내역이 적힌 종이를 들고 김혜영 헌법재판소 법원사무관에게 질의하고 있다.ⓒ연합뉴스
    ▲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22일 오전 국회에서 민주통합당 박범계 의원이 이 후보자의 재판관 재임시기 급여, 수당 등 소득내역이 적힌 종이를 들고 김혜영 헌법재판소 법원사무관에게 질의하고 있다.ⓒ연합뉴스



    박범계 의원은 
    지난 1월,
    당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해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며
    집요하게 낙마를 시도한 인물이다. 

    1월 17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한 박범계 의원은
    이동흡 후보자의 공사의 구분이 모호하다며 
    낙마시키겠다고 엄포를 놨다. 

    "공사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것이 
    이동흡 후보자의 가장 큰 문제다.

    책을 출간하는 일에 
    헌재 연구관들을 사적으로 이용하고 
    승용차 홀짝제를 피하기 위해서 
    번호판이 다른 관용차를 요구했다.

    국민의 상식적인 법 감정에 반하는 판결,
    잦은 해외출장 등 
    이 후보자는 자진사퇴해야 한다."


    박범계 의원은 또
    "이동흡 지명 철회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인사청문회를 통해 반드시 낙마되도록 노력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박범계 의원의 [공과 사가 분명치 않다]는 주장은  
    [이동흡 후보자가 프랑스를 국비 방문할 때
    가족을 동반해 여행을 함께 했다든지, 
    헌재 구내식당에서 출판기념회를 했기 때문에 
    직원을 동원한 흔적이 있다]
    는 것이었다. 



  • ▲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1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긴급현안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1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긴급현안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2월, 
    박범계 의원은 
    <법무부장관 후보자 청문회> 당시
    황교안 후보자가
    수임자료 내역을 제출하지 않은 점을
    집요하게 물고 넘어졌다. 

    지난 2월 28일, 
    박범계 의원이 
    인사청문회에서 내뱉은 말이다. 

    "평생 공안통으로 살아온 [황공안] 선생이 
    인사청문회를 원천봉쇄한 것 아닌가.

    로펌 수임내역을 밝히지 않고 있는데 
    전관예우에 이어 
    법무부 장관으로 갈지 모른다는 보험용에서 

    후관예우까지 받은 것 아니냐. 
    그렇다면 쌍관예우다."


    박범계 의원은 심지어 
    황교안 후보자의 병역문제를 걸고 넘어지며 
    [치킨호크]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1963년 충북 영동 출생인 박범계 의원은 
19대 국회의원이다.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3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로 일하던 중,
노무현의 선거운동에 합류,
2003년 참여정부에서 
민정제2비서관, 법무비서관으로 일했다. 

현재 국회에서 
민주당 법률위원장,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윤리특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다. 

법조인 시절 
대전-전주-서울지방법원 판사를 역임했다. 

박범계 의원은
자신의 공식사이트를 통해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공평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사로운 감정에 휘말려 
집단이기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균형감각을 유지하겠다. 

소수 특권층을 위한 저울이 아닌 
대다수 서민을 위한 저울이 되겠다."

그러나 박범계 의원이 보여준 행태는 
[소수 특권층을 위한 저울]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 7월, 
국정원 국정조사 당시 
박영선 의원의 [저질 막말]을 비호하며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을
집중 공격하기도 했다.  

[음모론의 대가]로 불리는 박범계 의원은 
권영세 주중대사의 녹취록을 지속적으로 공개하며 
<새누리당 음모론>을 집중 제기한 인물이다. 

판사 출신인 박범계 의원에게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이란 그저
이헌령비헌령(耳懸鈴鼻懸鈴·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그의 노골적 이중잣대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정치인들의 [이중잣대]는 
사회의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고
사서삼경의 <대학>은 경고한다.

자신은 그 어떤 잘못과 비리를 저지르더라도 
항상 명분을 내세워 은폐하는 반면, 
국민들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법률을 적용하는 위정자에 의해 
사회의 비극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오랫동안
민주당과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혼외아들 파문을 일으킨 채동욱 전 총장이
여당과 가까웠다면, 
박범계 의원은 어땠을까.  

박범계 의원의 이중잣대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