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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판사 35% 강남·특목고 출신
옛 지방 명문고는 명맥 끊겨…지역·계층 편중화 우려
매년 신규 임용되는 판사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와 [강남] 소재 고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가치관에 귀 기울여
사회적 갈등을 마지막으로 조정하는 역할을 맡은 사법부의 인적 구성이
특정 지역·계층에 지나치게 편중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연합뉴스가 대법원의 판사 임용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
2010∼2012년 신규 임용 판사 499명 가운데
특목고와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 고교 출신은
174명으로 전체의 34.9%를 차지했다.특목고 졸업생은 전체의 24.6%인 123명,
강남 고교 출신은 51명으로 10%를 넘었다.
강남·특목고 출신 판사는 2010년 31.6%,
2011년 35.7%, 지난해 37.0%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고교별로 보면 대원외고 출신 신임 판사가 3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학교 출신은 2위인 명덕외고(18명)의 배에 가까웠다.
3년 동안 10명 이상의 새내기 판사를 배출한 고교는 네 곳으로
한영외고(17명)와 대일외고(10명) 등 모두 [수도권] 소재 외국어고였다.
몇 년 전만 해도 희귀했던 과학고 출신 판사도
서울과학고 4명, 한성·광주·강원·대구과학고 각각 2명 등
16명이나 배출됐다.
특목고를 제외한 서울 일반고 출신 판사들 사이에서는
[강남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 기간 법원에 발을 들인 강남 3구 출신 판사는 모두 51명으로
서울시내 [비(非) 강남] 22개구 전체에서 배출한 45명보다 많았다.
반면 과거 비평준화 시절 판사를 다수 배출하며
신분 상승의 사다리 역할을 한 지방의 명문 고교들은
명맥이 거의 끊겼다.
양승태 대법원장의 모교인 [경남고]와
이용훈 전 대법원장이 나온 [광주제일고]는
3년 동안 판사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이들과 함께 과거 법조계 최다 인맥을 형성했던
부산고와 전주고·경북고 출신 판사는 각각 1∼2명에 그쳤다.
대부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곧바로 임용된 이들과 달리
올해부터는 최소 3년 이상의 법조 경력자만 판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외고를 중심으로 한 특목고 출신들이
2000년대 초반부터 법조계에 대거 수혈된 탓에
이들의 독주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로스쿨이 사법고시를 대체하는 법조인 양성 통로가 되면서
오히려 특목고·강남 쏠림 현상이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지난해부터 졸업하기 시작한 로스쿨 출신들은
2015년부터 판사직에 지원할 수 있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09∼2012년 서울대 로스쿨 입학생 614명 가운데
특목고 출신은 219명(35.7%),
강남 소재 고교 출신은 98명(16.0%)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