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는 한양도성의 축조기록이 새겨진 '각자성돌' 80개를 추가로 발견해 기존에 발굴한 152개까지 모두 232개를 확보했다고 25일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1년간 한양도성 12.8km구간의 성돌을 육안으로 확인해 80개의 성돌에서 성돌의 규모, 착공·완공 시기, 공사 규모를 파악했다. 주로 숙종과 순조 때 축조된 52개 성돌은 세부정보까지 명확히 정리했다.

    서울 과학고 뒤편 한양도성 시작 지점에서 찾아낸 성돌에는 '○谷'이란 글씨가 발견됐는데, 시는 조선왕조실록의 '谷' 자를 검색해 축조 시기와 강원도 '흡곡' 지역 주민이 동원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시는 이처럼 성돌의 글씨와 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 등 조선시대 문헌을 비교 조사하는 방식으로 약 500쪽에 달하는 한양도성 축조과정 자료를 정리했다.

    한양도성은 태조 때부터 축조돼 세종, 숙종 때 대규모 수선되고 영조, 정조, 순조 때도 조금씩 정비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조사로 연대기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시는 설명했다.

    또 가로, 세로 약 60cm의 성돌은 숙종 때 사용된 것이라는 통설을 뒤집는 증거도 발견됐다.

    1931년 조선 총독부 조선사 편수위원이던 오다쇼고(小田省吾)는 가로, 세로 60cm의 성돌이 숙종 때 사용된 것으로 통설화했지만 시는 이번 조사 결과 순조 때 사용된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시는 순조 때 축조된 구간 35개와 숙종 때 구간 12개의 성돌 크기를 조사한 결과 성돌의 크기가 60cm 내외인 구간은 전부 순조 때 축조됐고, 숙종 때 축조된 구간은 40~45cm 크기의 성돌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했다.

    문인식 서울시 한양도성도감 도성관리팀장은 "서울 한양도성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면 진정성 입증이 매우 중요한데 이번에 귀중한 자료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시는 12월 '한양도성의 진정성 탐구'를 주제로 열리는 '한양도성 학술회의'때 조사 결과를 최종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