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틀랜타=연합뉴스) 미국의 군사·외교기밀 폭로자인 브래들리 매닝(25) 육군 일병의 인칭을 두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매닝은 지난 22일 NBC 방송에 공개한 성명에서 "나는 첼시 매닝, 여자"라면서 성전환 의사와 함께 "오늘부터 나를 새 이름으로 부르고 여성 대명사(she)를 사용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주요 언론사 내부에서는 매닝의 요청을 수용할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고 23일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매닝의 요구에 즉각 응한 미국 언론사는 인터넷 매체인 허핑턴포스트와 진보성향의 MSNBC 등이다.

    미국에서 기사작성 교본으로 통용되는 AP통신사의 스타일북에서는 'she'와 'he'와 같은 인칭 대명사는 일단 육체적 특성에 보다 적합한 것을 사용하되 이것이 분명하지 않을 경우 개인의 공적 삶과 일치하도록 명기돼 있다.

    그러나 미국 최대 종합 일간지인 USA투데이를 비롯해 뉴욕타임스(NYT), 로스앤젤레스타임스, CNN, 폴리티코, 보스턴글로브 등 대부분의 주요 언론은 일단 매닝의 요구를 거부한 가운데 사내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

    데이비드 캘러웨이 USA투데이 편집국장은 "매닝을 오늘까지 남자로 인식해왔기 때문에 적어도 가까운 미래까지는 'he'(그)로 하는 게 맞다"며 "우리는 앞으로 계속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전 웨슬링 뉴욕타임스 편집 담당 부국장은 독자들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새로운 이름을 그냥 내보낼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고,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인 NPR 측은 "매닝의 이름은 법적으로 바뀌지 않은 상태"라며 매닝을 '브래들리'로 계속 부르겠다고 밝혔다.

    매닝의 요구에 대해 군과 검찰 측에서는 "민간 교도소에서 생활하기 위해 꾸며낸 음모"라며 거부 뜻을 분명히 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