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 강점기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반출된 조선시대 왕의 투구와 갑옷을 되찾는 운동에 시민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는 68주년 광복절을 맞아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 소장된 조선 왕의 투구와 갑옷 등 조선 왕실 전래품 환수를 위한 캠페인 비용을 마련하고자 시민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 7일부터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희망해'(http://hope.daum.net) 페이지를 통해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다.
크라우드펀딩이란 인터넷상에 공익성을 띤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방식을 말한다.
모금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인 13일까지 1천600여명이 참여해 150여만원을 내놨다. 내달 6일까지 500만원을 모금하는 게 목표다.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혜문 스님은 "오는 10월 문화재가 소장된 일본 도쿄 국립박물관을 직접 방문해 현지에서 환수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라며 "캠페인 비용 마련을 위해 시민 모금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모금액은 현지 언론에 해당 투구와 갑옷이 한국 문화재임을 알리는 광고를 싣고 각종 홍보물을 제작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한 투구와 갑옷은 고종이 쓰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물품은 일본인 사업가 오구라 다케노스케(小倉武之助·1870∼1964)가 1910∼1950년대 한반도에서 수집한 것으로 알려진 문화재 1천여점에 포함됐다.
오구라의 아들은 부친이 사망하자 '오구라 컬렉션'으로 불리는 이 문화재들을 1982년 박물관에 기증했다.
앞서 혜문 스님은 작년 4월 도쿄국립박물관 측과 면담 당시 박물관 관계자가 이 투구와 갑옷 등이 조선 왕실 전래품임을 인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60여년간 공개되지 않았던 이 물품들은 오는 10월 1일부터 12월 23일까지 박물관 내 한국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혜문 스님은 "조선 제왕의 투구와 갑옷은 한 나라의 군사적 자주권과 독립을 상징하는 민족적 신물"이라며 "일제 강점기 강탈당해 마치 인질처럼 일본에 유폐된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